신한은행 프로야구 적금, 두산베어스 상품이 제일 많이 팔린다는데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신한은행은 현재 프로야구 응원팀과 관계된 1년 만기 적금상품을 판매중이다.

고객이 KBO리그 10개 팀 중 하나를 선택하면, 이 팀을 선택한 가입자 수, 정규시즌 최종 승률, 포스트시즌 진출 성적 등에 따라 우대금리가 적용된다.

신한은행에 따르면, 이 상품의 지난 3월 출시 이후 두 달 동안 두산베어스 적금이 1만6446 명으로 가장 많은 숫자를 기록했다. 두 번째는 기아타이거즈 1만5725 명이다. 그 밖에 LG트윈스와 롯데 자이언츠, SK와이번스가 상위권을 이루고 있다.

신한은행이 이 같은 실적을 발표하자, 일부 언론은 이를 최고 인기구단 순위로 해석하고 있다.

하지만, 본지는 이 상품의 판매실적과 인기순위가 반드시 일치하기는 어렵다는 점을 지적한다.

이유는 더 높은 이자와 같이 금전적 이익이 걸린 상황이라면, 평생의 응원팀을 1년 동안만 배신(?)하기 충분하다는 점이다.
 

▲ 프로야구 두산베어스 선수들의 경기 중 모습. /사진=뉴시스.


신한은행의 판매실적은 KBO 집계 올해 관중 동원과 차이가 있다. KBO 집계에 따르면, 지난 13일 현재 LG트윈스가 34만8810명으로 1위, 롯데자이언츠가 30만9958명으로 2위다. 3위가 두산베어스로 30만8435명이다. 4위는 SK와이번스 28만1384명, 5위 기아타이거즈 26만589명이다.

상위 5팀의 구성은 같지만, 이들 간 순위는 제법 차이가 있다. 역시 전통적 인기구단인 LG와 롯데가 1, 2위를 차지한 가운데 2000년 이후 줄곧 우승권에 머물고 있는 두산이 이제 3강을 형성하고 있다.

“내려갈 팀 내려간다”던 전임 감독의 한 마디에 트라우마를 갖고 있는 LG팬들은 올해 봄에도 가장 많은 관중을 동원하고 있다. 롯데는 88885777(시즌 최종 순위로 8은 여덟 개 팀이 있던 시절의 순위다)의 고난의 시대를 거친 후 제리 로이스터 전 감독 시절의 ‘노 피어(No fear)’ 야구와 ‘조선의 4번타자’ 이대호의 합류로 상위팀 성적을 줄곧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이것은 야구경기를 직접 보러 갈 때의 얘기고, 은행에서 최고이자가 확실해 보이는 두산적금 상품을 놔두고 ‘내 팀’ 상품을 고르느냐는 전혀 별개의 일이다. 무수한 경기를 직접 관전해 관중수입을 올려주는데, 적금까지 팀에 대한 충성심(?)으로 불이익을 봐야하겠느냐는 문제다.

야구를 좀 보는 사람 입장에서는 주전이 빠져도 바로 2군에서 출중한 실력을 갖춘 선수가 올라오는 두산적금의 이자가 가장 높을 것으로 예상하는 것이 당연하다. 1년만 다른 팀 적금상품을 고른 ‘죄악’은 올해 더 많은 직관(직접 관람)으로 속죄하면 되는 것이다.

이와 함께 2000년 이후 줄곧 우승권의 전력을 유지하는 두산의 팬 수도 크게 늘었다. 두산은 프로야구 원년 OB베어스 시절부터 강한 응집력을 가진 팬과 구단의 짜임새 있는 운영, 탄탄한 경기력을 갖춘 팀이다.

기아의 경우 관중집계에서 드러나지 않는 ‘전국구 구단’의 성격이 적금판매에서 나타나고 있다. 프로야구 첫해부터 홈팬 못지않게 원정 구장 팬이 많은 팀이 기아다.

또, ‘야구의 꽃’ 홈런을 잘 치는 SK의 인기 상승이 은행 상품 판매에서도 입증된 면이 있다. 다른 팀 팬들은 SK의 홈런 쇼를 부러워하는데, 정작 SK 팬들 중에는 홈런 아니면 홈베이스를 밟는 법을 모른다고 푸념하는 사람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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