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 여자 골프랭킹 1위 박인비의 투철한 프로정신이 새삼 화제다.

 
박인비가 수잔 페테르센에게 세계 랭킹 1위 자리를 바짝 추격당하는 상황에서도 LPGA 대회에 나가 방어에 나서기 보다 자신을 스폰서 해주는 KB금융지주(회장 임영록) 개최 국내 대회에 참가하는 열의를 보였기 때문이다.
 
물론 KB금융측은 박인비에게 세계 1위 자리 방어차원이라면 이번 국내대회에 참석하지 말고 대만에서 열리는 LPGA 대회에 참가해도 좋다는 뜻을 비쳤지만 박인비는 끝내 자신의 스폰서회사 대회를 중시하는 태도를 보여 눈길을 끈 것이다.
 
28일 골프계에 따르면 전날 끝난 국내 KLPGA 메이저 대회인 KB금융 스타챔피언십에서 박인비는 4라운드 합계 5언더파로 1위 이승현(7언더파)에 이어 단독 2위를 차지했다. 2위 상금은 8500만원이다. 최근 박인비의 성적이 저조했던 점을 감안하면 괜찮은 결과다.
 
그런데 박인비의 이런 투혼 뒤엔 아름다운 사연도 있었다. 바로 같은 기간 대만에서 열리는 선라이즈 타이완 챔피언십이 열리는데 박인비가 이 대회에 참여할 것인가가 큰 관심사였다. 물론 박인비와 KB금융 양자간 입장에서만 보면 박인비가 국내 KB금융 주최대회에 참가하는 게 맞다. 박인비의 타이틀 스폰서가 바로 KB금융이기 때문이다. 박인비는 KB금융으로부터 연간 수억원을 지원 받는 선수인 까닭이다.
 
그러나 이번엔 상황이 좀 달랐다. 박인비의 처지 때문이다. 박인비의 세계 랭킹 포인트는 12점대까지 떨어져 있다. 최근 성적 부진 여파다. 반면 세계 2위 수잔 페테르센의 추격이 무섭다. 지난주 현재까지 10점대로 박인비를 바짝 추격하고 있다. 게다가 같은 기간 대만에서 열리는 선라이즈 타이완 챔피언십에서 수잔 페테르센이 우승이라도 하는 날이면 박인비는 더욱 쫓기게 된다. 따라서 KB금융측도 이번만큼은 박인비에게 국내대회에 참석하지 않아도 된다는 뜻을 전했었다.
 
하지만 박인비는 결연했다. 어떤 불이익이 따르더라도 KB대회에 참석하겠다며 이를 강행했다. 그리고 당당히 2위를 차지하며 스폰서사에 보답했다.
 
그러나 수잔 페테르센도 이번 대만 선라이즈대회에서 우성을 차지, 박인비는 더욱 쫓기는 신세가 됐다. 박인비는 올해 6승을, 수잔 페테르센은 4승을 올려 막판 추격이 가파르기 때문이다.
 
이제 올해 LPGA 대회는 단 두 개만 남았다. 이번주 일본서 열리는 미즈노 클래식과 다음주 멕시코에서 열리는 오초아 인비테이셔널 등이다. 박인비는 이번주 미즈노 내회엔 참가하지 않는다. 곧바로 미국과 멕시코로 건너가 오초아 대회 준비에 전념할 예정이다. 그리하여 이번 시즌을 잘 마무리 한 뒤 상금왕, 다승왕, 올해의 선수상 등을 모두 휩쓰는 전략을 매듭지을 계획이다.
 
그가 이번주 모험을 감행한 상황에서 원대한 꿈을 다 이룰 수 있을지 주목된다. 아직은 수잔페테르센 변수가 살아있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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