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룸버그 "글로벌 동반성장 붕괴, 급격한 달러 강세, 미-중 무역전쟁 등 때문"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올 들어 거의 모든 베팅이 뒤집히면서 월가가 흔들리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특히 올 상반기엔 ▲글로벌 동반 성장 붕괴 ▲미국 달러의 급격한 강세 전환 ▲미국 vs 중국 간 무역갈등 심화로 인해 이머징 주식 및 채권 시장의 타격이 가장 컸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2일 골든브릿지 투자증권 법인영업본부 이동수 매크로 전략가, 안장현 마켓 애널리스트 등이 작성한 ‘골든 매크로 앤 파이낸셜 데일리’에 따르면 이날 블룸버그가 전한 글로벌 주식, 채권시장 진단이 주목받고 있다.

블룸버그에 따르면 2018년이 거의 모든 베팅을 뒤집으면서 월가가 휘청이고 있다. 이머징 시장 주식, 채권에 대한 선호가 모두 달러 아래 무너져 내렸다. 에버딘의 전문가 Athey 는 “사람들은 이제 전혀 다른 세계에 살게 됐다”고 말할 정도로 시장 환경이 급변한 상태다.

이 매체는 “시장 과열 확대에 대한 행복감으로 시작한 올해 상반기가 시장 폭락에 대한 두려움으로 끝마치게 됐다”면서 “투자자들은 자산가격이 꾸준히 상승해 손쉽게 수익률을 달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며 올 한해를 시작했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했다”고 전했다.

이어 “최근 수년래 가장 풍부한 유동성 덕분에 최고의 수익률을 올리게 해주었던 베팅들이 손실을 기록하게 됐다”면서 “올 한 해 가장 매력적인 투자대상으로 여겨진 이머징 시장들은 달러 강세와 정치적 위험 부상으로 인해 흔들리게 됐다”고 진단했다.

특히 “들끓고 있는 무역전쟁은 동조화된 글로벌 성장이 계속해서 증시를 부양할 것이라는 기대감에 충격을 주었다”면서 “오랫동안 글로벌 성장 동력으로 여겨져 온 중국시장도 약세장 영역으로 추락했다”고 분석했다.

블룸버그는 “이 같은 큰 변화는 지난 2월에 발생한 증시 대량매도 때문인데, 트레이더들이 변동성에 대한 숏 포지션을 청산하면서 발생한 것으로 여겨진다”면서 “이후, 시장은 점차 축적되는 정치적 위험들에 취약해져 갔고 투자자들이 느닷없이 점차 확대되는 위험회피 성향에 사로잡히게 됐다”고 전했다.

런던 소재 에버딘 스탠다드 인베스트먼트의 선임 매니저 James Athey는 블룸버그와의 인터뷰에서 “우리는 모든 위험들이 무시될 수 있는 시장심리의 극단에서부터 매우 민감해진 극단으로 이동했다”며 “지난 2월 증시에 갑자기 대량매도가 발생했을 당시는 충격파가 금융시장 전체에 영향을 주고 사람들이 전혀 다른 세상에 살게 된 시점이었다”고 말했다.

이번 진단에 의하면 이머징 시장 주식들은 올해 현재까지 가장 큰 패자로 간주된다. 지난 주 금요일 기준 투자자들은 6.8%의 손실(배당금 포함)을 기록했다. 이머징 시장과 유로 표시 부채는 유사한 손실을 기록했는데, 4% 넘는 하락세를 기록했다. 반면 유가는 가장 두드러진 승자였는데, 투자자들은 베네수엘라 공급 붕괴 및 이란의 고립 속에 타이트한 공급에 베팅을 가했다. 하지만 혼란스러운 올해 상반기는 시작에 불과할 수 있다. 시장이 지난 10년간 막대한 유동성과 저금리로 자산가격을 부양한 중앙은행들의 부양책을 조정하고 있기 때문이다. 올해 하반기에는 시장이 어떠한 모습을 보일 지 예상해보고 싶어하는 투자자들은 달러 전망부터 시작하고 싶을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달러 상승을 예상하는 Athey는 달러가 지난 2분기 글로벌 금융시장의 건전성을 해친 주범이라고 지적하고 있다. 옵션시장들은 미 달러의 지배력이 지난 2분기의 경우 2016년 말 이후 처음으로 분기 상승세를 기록하고 난 이후 향후 3개월 동안 만연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는 상황이다.

코메르츠뱅크 런던지사의 크로스에셋 전략가 Max Kettner는 블룸버그를 통해 “6개월 전, 글로벌 성장이 올 한 해 눈부실 것이라고 확신을 가지는 사람들이 많았다”면서 “이 같은 주장에는 동조화된 글로벌 성장, 그리고 큰 변화 없는 달러라는 두 가지 테마가 수반됐었다”고 상기했다. 그는  하지만 “이 두 가지 테마는 완전히 잘못됐다는 것이 증명됐다”고 지적했다.

이 같은 전세 역전은 골드만삭스의 위험성향 지표에서도 포착되고 있다고 블룸버그는 전한다.

골드만삭스의 위험성향 지표는 6월 말 기준, 11개월래 최저 수준으로 떨어졌는데, 2000년 1월 이후 투자환경이 가장 사이클에 순응적이라는 신호를 보여주고 난 이후 이 같은 상황이 나타났다.

아울러 BoA 메릴린치 헤지 편향도 인덱스에 따르면, 주요 글로벌 주식 및 통화의 대규모 변동성에 보호하는 상품(가격 보호 상품)에 대한 수요는 지난 주들어 3월 이후 가장 크게 확돼됐다.

Kettner에 따르면, 무역긴장감이 전세계 제 1, 2 위의 경제대국에 피해를 준 점을 고려했을 때, 시장의 성장 기대감은 여전히 지나치게 높은 상황이다. 이에 따라 향후 몇 달간 더 큰 부정적 서프라이즈를 발생시킬 가능성이 존재한다. 그는 “이머징 시장이 다시 매력적으로 보이기 전까지는 조심할 필요가 있다”면서 “특히 상호 연관성이 사라져야 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Kettner는 “나는 ETF(상장지수펀드)를 매수할 것이다. 6개월 뒤에 두고보자라고 말하기는 더 이상 힘든 환경이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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