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무역전쟁 한발 물러서고 실적 기대감에 3대지수 소폭 상승

[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2일(미국시각) 뉴욕증시는 무역전쟁 우려감 속에 하락 출발 했다가 소폭의 상승세로 마감했다. 장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WTO 탈퇴 계획이 없다” “멕시코 새 대통령과 북미자유무역협정 등에 대해 논의할 생각이 있다”며 무역전쟁 관련 강경자세에서 한발 물러선 데다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 호전, 그리고 기술주 실적 호전 기대감 등이 미국증시를 소폭이나마 상승세로 마감케 했다. 다만 무역전쟁 불안이 지속되고 있는 점과 유가 하락은 미국증시 반등 폭을 제한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 중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30 산업평균 지수는 직전 거래일 대비 35.77포인트(0.15%) 상승한 2만4307.18을 기록했다. 또한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8.34포인트(0.31%) 오른 2726.71에 거래를 마쳤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지수는 57.38포인트(0.76%) 껑충 뛴 7567.69에 장을 마감했다.

이날 미국증시 출발은 하락이었다. 장중 내내 출렁거리는 현상도 보였다. 무역분쟁 우려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WTO(세계무역기구)에 구애받지 않기 위해 관련 법안 마련을 준비하고 있다는 소식이 장초반 미국증시를 짓눌렀다. 파이낸셜 타임스 등이 “유럽도 미국산 제품 3000억 달러에 보복관세 부과를 검토하고 있다”고 전한 것도 악재였다. 월스트리트저널이 “트럼프 대통령은 수입산 자동차에 관세를 부과하는 것이 미국 상대 무역국들로부터 양보를 이끌어 낼 가장 큰 무기가 될 것이라는 생각을 갖고 있다”고 보도한 것도 시장 불안을 키웠다.

그러나 장중에 트럼프 대통령이 한 발 물러섰다. “현재로선 WTO에서 탈퇴할 생각이 없다”면서 “다만 WTO가 변하길 희망한다”고 밝혔다. 윌버 로스 미국 상무장관도 “현재로선 WTO 탈퇴를 논하기엔 시기상조다”고 밝혔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은 멕시코 새 대통령 당선자를 향해서도 “협상에 나설 수 있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에 미국증시는 트럼프발 무역전쟁 공포에서 다소 안도하는 모습을 보였고 미국증시를 제한적이지만 반등시키는 요인이 되었다.

게다가 이날 발표된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가 호전된 것도 미국증시엔 나쁘지 않은 뉴스였다. 특히 공급관리자협회(ISM)는 6월 미국 제조업 PMI(구매관리자지수)가 전월(58.7)의 수치는 물론 월스트리트저널의 예상치(58.1) 보다 높은 60.2로 상승했다고 밝혔는데, 이 또한 미국증시 반등을 거들었다.

무역공포 일부 완화, 그리고 실적 시즌을 맞은 실적 기대감 상승은 대외 의존도가 높은 미국 기술주와 반도체 주가를 끌어올리면서 증시 반등을 주도케 했다. 여기에 금융주 상승까지 겹치면서 미국증시는 최악의 상황에서 벗어날 수 있었다. 다만 미국발 무역전쟁에 중국, 캐나다, 유럽연합 등이 일제히 보복에 나서기로 하면서 미국증시 반등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었다.

이날 미국증시를 이끈 건 미국 기술주를 상징하는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 이었다. 이들 기술주는 대외 의존도가 높다.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전쟁에서 약간 물러서는 모습을 보이고 실적 기대감까지 겹치며 이들 주가가 이날 급등하며 미국증시 반등의 주역이 됐다.

페이스북이 1.56%, 아마존이 0.82%, 애플이 1.12%, 넷플릭스가 1.72%, 그리고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이 1.14% 각각 올랐다.

역시 대외 의존도가 높으면서 실적 호전 기대감이 살아있는 반도체 섹터의 주가도 이날 오름세를 보이면서 미국증시 반등에 힘을 보탰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1321.81로 0.62% 상승한 가운데 주요 반도체 종목 중에선 마이크론 테크(+3.89%) 인텔(+0.99%) AMD(+1.13%) 엔비디아(+2.25%) 등의 주가 상승이 돋보였다.

미국 경제지표 호전 및 금리인상 가능성 부각에 금융주도 껑충 올랐다. 뱅크오브아메리카(+0.32%) 씨티그룹(+0.36%) 웰스파고(+1.59%) JP모건체이스(+0.84%) 골드만삭스(+1.22%) 모건스탠리(+0.68%) 등의 주가가 모두 올랐다.

여기에 나스닥 바이오 인덱스가 3484.42로 0.90% 상승한 가운데 바이오젠(+1.91%) 길리어드 사이언스(+0.62%) 등 관련주가 오른 점, 헬스케어 섹터의 주가가 0.37% 상승한 점, 다우 운송지수가 1만448.20으로 1.00% 오른 점 등도 이날 미국증시 반등에 영향을 미쳤다.

S&P500 지수군 내 주요 섹터별 주가 흐름을 보면 IT섹터(+0.99%) 금융섹터(+0.16%) 등은 상승한 반면 유가 하락 여파로 에너지 섹터의 주가는 1.55% 하락해 대조를 보였다. 유가 하락은 이날 무역전쟁 우려와 함께 미국증시 발목을 잡는 요인이 됐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