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무역전쟁 쇼크 한국증시 영향 주목...위안화 반등, 모비우스 발언은 호재?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3일(미국시각)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미국-중국 무역갈등 악화로 하락하면서 4일 한국증시도 주목받게 됐다. 특히 미국증시를 이끄는 기술주와 반도체 주가가 추락한 것은 한국증시에도 반가운 뉴스는 아니기 때문이다.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밤 뉴욕증시 3대 지수 중 다우존스 지수는 0.54%, S&P500 지수는 0.49%, 나스닥 지수는 0.86% 각각 떨어졌다.

미국과 중국 간 무역갈등이 심화돼 이제 개별기업에 까지 직격탄을 가하는 수준으로 확산된 것이 미국증시를 짓눌렸다.

월스트리트저널(WSJ)과 마켓워치 등에 따르면 중국 푸저우성 인민 중급법원은 마이크론의 PRC 26 디램과 낸드 관련 제품의 중국 내 판매에 대해 '예비적 중지명령(preliminary injunction)'을 내렸다. 해당 소식은 마이크론의 경쟁사인 유나이티드 마이크로일렉트로닉스의 성명을 통해 알려졌다. 마이크론 주가는 이날 5.5% 급락했다. 마이크론 주가 급락 여파로 엔비디아 주가도 2.2% 하락했고, ADM 주가도 1% 이상 떨어지는 등 주요 반도체 및 기술주가 일제히 반락했다. 마이크론은 다만 아직 법원으로부터 예비적 중지 명령에 대한 통보를 받지 않았다는 공식 입장을 밝힌 상태다.

게다가 이날 모건스탠리도 악재를 쏟아냈다. "애플의 경우 달러 강세와 무역갈등 여파로 해외 매출이 부진할 것"이라고 전망한 것이다. 또한 페이스북에 대해선 정보유출 조사가 확대될 것이란 뉴스가 또다시 부각됐다. 그러자 미국 기술주를 상징하는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의 주가가 일제히 1% 이상씩 추락했다.

그런가 하면 미국 전기차를 대표하는 테슬라에 대한 악재도 크게 불거졌다. 테슬라 또한 중국 의존도가 높은 기업이라는 점이 이날 악재였다. 게다가 테슬라는 이날 “모델3 생산 목표달성을 자신한다”면서 “모델3 급브레이크 테스트를 생략한다”고 밝혔으나 월가가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인 가운데 주가가 7.23%나 추락했다.

미-중 무역갈등 심화, 그리고 중국 발 마이크론 쇼크는 한국증시에도 경계해야 할 뉴스다. 중국은 최근 한-미 반도체 회사에 대한 견제를 강화하는 상황에서 이날 마이크론 판매 중단 결정을 내렸다. 마이크론, 삼성전자, SK하이닉스에 대한 담합조사 운운하더니 결국 마이크론에 직격탄을 날린 것이다.

또한 미-중 무역갈등 심화는 그 자체가 한국증시엔 대형 악재다. 한국 경제의 중국 및 미국 의존도가 아주 크기 때문이다.

게다가 이날 모건스탠리가 애플의 해외매출 전망을 낮춰 잡은 것도 한국증시엔 개운치 않은 뉴스다. 최근 스마트폰 시장 위축 등이 두드러진 가운데 이같은 진단이 나온 까닭이다.

다만 중국 인민은행의 이강 총재가 “위안화 가치 안정에 힘쓰겠다”고 밝히면서 중국 통화불안에 따른 위협이 감소하고 나아가 역외 외환시장에서 달러 대비 위안화 가치가 절상된 점은 다행스런 대목이다. 또한 지난밤 뉴욕외환시장에서 독일의 정치불안 봉합 속에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미국 달러화의 가치가 0.32% 절하된 것도 한국증시엔 나쁘지 않은 뉴스다. 최근 미국 달러 강세가 중국, 한국 등 신흥국 시장을 강타했기 때문이다.

아울러 미국 경제방송 CNBC에 따르면 신흥국 투자 전문가 마크 모비우스가 “지금까지는 무역전쟁이 신흥국 시장을 강타했지만 이것이 이머징 시장에 대한 매수기회가 될 수 있다”고 전망한 것도 한국증시엔 괜찮은 뉴스로 인식되고 있다.

7월6일 미국과 중국의 관세 시행을 앞두고 양국이 극적 협상에 나설 것인지는 계속 두고봐야 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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