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기대감이 美증시 띄워...트럼프에 무역전쟁 자신감 키워주는 증시 흐름?

▲ 뉴욕증권거래소(NYSE).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13일(미국시각)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올랐지만 오름폭은 작았다. 이날 대형은행들이 실적을 발표했으나 실적은 엇갈렸다. 이날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도 신통치 않았다. 전날 급등했던 기술주들은 이날엔 약간 쉬어가는 흐름을 보였다. 미-중 무역전쟁과 관련해선 추가악재가 나오진 않았다. 실적 개선 기대감이 살아있는 것과 유가 상승이 그나마 이날 미국증시 상승세를 유지케 했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 중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30 산업평균 지수는 전일 대비 94.52포인트(0.38%) 상승한 2만5019.41을 기록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3.02포인트(0.11%) 오른 2801.31을 나타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825.98로 겨우 2.06포인트(0.03%) 높아지는 데 그쳤다.

이번 주 미국발 무역전쟁이 확대됐지만 미국 증시는 견조했다. 다우지수는 주간 기준 2.3%나 뛰었고 S&P 500 지수도 주간기준 1.5%, 나스닥도 주간기준 1.8%나 각각 상승했다. 이는 트럼프 행정부가 중국 관련 무역압박을 더욱 가하게 하는 명분을 주고 있다.

그래서일까. 중국은 미국이 2000억 달러에 대한 추가 관세부과 계획을 발표했는데도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미국은 중국에 수출하는 연간 물량이 1600억 달러에 채 못미치지만 중국이 미국에 수출하는 물량은 5000억 달러를 넘는 게 미국-중국 무역전쟁에서 주목받고 있다. 트럼프는 중국이 대들경우 추가 무역제재 방안까지 내세울 태세다.

게다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전날 영국을 방문해 테레사 메이 영국 총리에게 ‘소프트 브렉시트’가 아닌 ‘하드 브렉시트’를 추진할 것을 강력 촉구했다. 또한 영국이 내년 유럽연합과 결별해서는 미국과의 무역강화를 위해 자유무역협정(FTA)을 추진하자고 강조했다. 트럼프의 글로벌 무역재편 노력이 지속되는 양상이다.

이런 가운데 이날에도 무역전쟁 우려는 더 이상 미국증시를 괴롭히지 않았다. 실적 시즌을 맞아 주요 기업 실적에 초점을 맞추는 행보가 이어졌다. 다만 이날 미국증시 상승폭이 확 줄어든 것은 그간 미국증시 상승폭이 컸던데 따른 ‘신중한 행보’에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주요 은행 실적이 엇갈린데 따른 것이다.

이날 미국 초대형 은행인 JP모건체이스를 비롯해 씨티그룹, 웰스파고 등이 2분기 실적을 내놨다. 이중  JP모건체이스 만이 시장의 예상을 웃도는 양호한 실적을 공개했다. 이 은행의 2분기 주당순이익(EPS)은 2.29달러를 기록하면서 시장 분석기관 팩트셋이 집계한 실적 예상치 2.22달러를 웃돌았다. 반면 씨티그룹은 예상을 웃도는 순이익을 기록했지만 매출 증가율은 기대보다 낮아 시장에 실망감을 안겼다. 또한 웰스파고는 순익과 매출이 모두 시장 예상을 밑돌아 이날 금융주 주가 부진의 원인을 제공했다.

엇갈린 은행들의 실적에 미국 주요 금융주가 하락했다. 신통치 않은 실적을 공개한 씨티그룹(-2.20%)과 웰스파고(-1.20%)는 1~2% 대의 급락세를 연출했다. 양호한 실적을 내놓은 JP모건체이스 마저 0.46% 하락했고 뱅크오브아메리카(-0.76%) 골드만삭스(-0.36%) 등도 약세를 보였다.

기술주에 대해서는 그나마 실적 호전 기대감이 유지됐다. 미국 기술주를 상징하는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 중 넷플릭스의 주가만 4.28%의 급락세를 보였을 뿐 나머지 페이스북(+0.19%) 아마존(+0.91%) 애플(+0.16%) 알파벳(구글의 모회사:+0.26%) 등은 소폭이지만 상승세를 유지했다.

다만 반도체 주가는 소폭 후퇴했다. 그간 너무 오른 측면도 있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가 0.40% 하락했고 주요 반도체 종목의 주가는 혼조세였다. 마이크론 테크는 1.62% 올랐으나 인텔(-0.25%) AMD(-1.75%) 등은 하락했다.

나스닥 바이오 인덱스는 0.15% 오르는데 그쳤고 주요 바이오 종목의 주가는 엇갈렸다. 바이오젠(+0.24%) 암젠(+0.94%)의 주가는 올랐으나 길리어드 사이언스의 주가는 0.28% 떨어졌다.

이날 국제 유가가 소폭 오르면서 주요 정유주의 주가는 오른 종목이 내린 종목보다 많았다. 엑손모빌(+0.75%) 로얄더치쉘(+0.78%) 등은 오른 반면 쉐브론의 주가는 0.18% 하락했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경제지표는 신통치 않았다. 미국 노동부에 따르면 미국의 6월 수입물가가 전월 대비 0.4% 하락했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WSJ)의 예상치(0.0%) 보다 악화된 것이다. 최근 유가 급등세가 주춤한데 따른 것이다. 또한 6월 미시간대 소비자태도지수 예비치도 97.1로 전월의 확정치(99.3)는 물론 WSJ의 전망치(98.0)도 밑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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