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 "전문가들, '무역전쟁' 용어 지나친 남용 우려"

[초이스경제 임민희 기자] 미국 월가에서 '무역전쟁'이라는 용어가 지나치게 남용되면서 실제보다 상황을 더 어렵게 만들고 있다는 지적이 제기됐다.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19일(현지시각)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무역전쟁은 좋다 그리고 이기기 쉽다'라는 트위터를 날린 후로 올해 무역전쟁에 대한 인터넷 검색이 크게 증가했다"며 "하지만 무역전쟁을 두고 전문가들의 얘기가 엇갈리면서 투자자들은 무엇이 정말로 위험에 처해있는지 평가하기가 더 어려워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자산운용사 매튜스아시아의 투자전략가 앤디 로드먼(Andy Rothman)은 이 매체와의 인터뷰에서 "말이 중요하다"며 "저것처럼 극적인 말을 그냥 쏟아낼 때 문제 중 한 가지가 사람들이 그 말을 분석하는 걸 멈춘다는 것"이라고 지적했다. 호주은행 맥쿼리 애널리스트들은 이 용어가 "지나치게 남용되고 있다"고 말했다.

▲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왼쪽),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사진=AP, 뉴시스

현재 무역전쟁 시기를 놓고 각국의 반응도 다양하다. 중국 정부는 경제 역사상 최대의 무역전쟁이 이미 시작됐다고 이야기하고 있지만 브뤼노 르 메르 프랑스 재정경제부 장관은 이달 초에 무역전쟁이 시작됐다고 말했다. 금융 관련 종사자들은 대체로 진짜 무역전쟁이 아직 시작되지 않았다고 믿고 있지만 여기에 대비하고 있는 중이다.

월스트리트저널에 따르면 뱅크오브아메리카 메릴린치가 설문조사를 실시한 펀드 매니저들은 현재 2012년 유럽재정위기 이후로 '무역전쟁'의 위협을 크게 우려했다. 다만 이들도 무역전쟁이 무엇을 의미하는지를 명시적으로 정의하진 못했다.

BNP 파리바 에셋 매니지먼트의 이머징시장 채권본부장 브라이언 카터(Bryan Carter)는 "긴축발작, 무역전쟁 등 항상 극적인 단어가 있고 10년 전에 우리는 화폐전쟁을 겪었다"며 "나는 멈춰서 어떤 일이 일어나고 있는지를 어떻게 이야기해야 할지 생각해봐야 한다"고 말했다.

 

[기사 정리=임민희 기자/ 기사 도움말=골든브릿지증권 법인영업본부 이동수 전략가, 안장현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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