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이낸셜타임스 "달러부채 증가로 이머징 국가 압박 가중"

▲ 러시아 모스크바 번화가.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임민희 기자] 터키 외환위기가 이머징(신흥국) 시장 리스크로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달러부채가 증가한 후 이머징 시장들이 압박을 받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긴축통화와 달러상승으로 직격탄을 입을 전망이다.

16일 증권계에 따르면 15일(미국시각) 나온 주요 외신 중 영국 파이낸셜타임스가 터키발 악재와 이머징 시장 투자 리스크를 다뤄 주목받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터키와 다른 이머징 시장들과의 무역 연관성은 국내총생산(GDP) 비율로 거의 낮아 그 경로를 통한 전염을 제한하고 있다"며 "터키의 고통이 확산될 수 있는 가장 가능성이 높은 경로는 취약한 다른 시장에 대한 투자심리를 악화시키는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금융위기 이후 통화 및 재정정책이 느슨해진 10년 동안 이머징 국가들의 부채는 급증했다. 국제금융협회(IIF)는 30개의 대형 이머징 국가들의 합산 부채가 2011년 말에 GDP의 163%에서 올해 1분기에 211%로 증가했다고 발표했다.

몇 달 전까지만 해도 시장은 이러한 리스크들에 대부분 낙관적이었다. 이머징 시장 경제들은 선진국보다 여전히 훨씬 더 빠르게 성장하고 있었고, 많은 경우 역사적 기준으로 경상수지 적자는 낮았다. 양적완화정책(QE)이 종료되고 긴축통화정책이 시작됐다는 조짐이 있었지만 달러는 약세를 보이고 있는 중이었다.

하지만 최근 몇 달 동안 미국 금리상승과 결합된 달러상승이 이머징 시장에 이중으로 타격을 가했다. 아르헨티나는 지난 5월 강력한 금리인상과 국제통화기금(IMF) 구제금융을 통해 페소를 안정화시킬 수 있었다. 반면 터키의 경우 이러한 옵션사용이 불가능할 전망이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에르도안 터키 대통령은 금리 추가 인상에 반대하기로 작정한 것으로 보이는데 이는 물가상승에 불을 지피고 IMF 구제금융을 피하기 위한 잘못된 주장"이라며 "사실상 터키가 안고 있는 문제들은 수감된 미국 목사의 석방을 거절한 것에 대한 미국의 제재로 악화됐다"고 분석했다.

이 매체는 이머징 시장 중 양적완화정책으로 위험에 놓일 나라로 브라질과 남아공, 러시아 등을 꼽았다. 브라질은 올가을 선거를 앞두고 있고, 남아공은 경제적 정통성을 고수하려는 결단력에 의심을 받고 있다.

러시아는 중앙은행이 2014년 루블 위기를 대처하면서 얻게 된 신뢰의 도움을 받겠지만 예측 불가능한 미국의 제재정책으로 저해되고 있다. 칠레, 멕시코, 말레이시아는 모두 비은행 달러 부채를 많이 보유하고 있다.

파이낸셜타임스는 "앞으로의 몇 달은 1998년의 이머징 시장 위기나 2010년에 시작된 유로존 부채 위기와 닮아있지는 않을 것"이라며 "하지만 가장 취약한 이머징 국가들과 선진국들에게는 그 여정은 순탄치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기사 정리= 임민희 기자 / 기사 도움말= 골든브릿지증권 법인영업본부 이동수 전략가, 안장현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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