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점진적 금리인상 할 것"...금융주는 혼조 vs 원자재주는 급등

▲ 제롬 파월 미국 연준 의장.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24일(미국시각)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상승했다. 트럼프 관련 정치불안은 지속됐지만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 연준) 의장의 연설이 미국증시에 훈풍을 가하면서 트럼프발 악재를 잠재웠다.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 중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지수는 2만5790.35로  133.37포인트(0.52%) 상승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7945.98로 67.52포인트(0.86%) 뛰었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2874.69로 17.71포인트(0.62%) 올랐다. S&P500은 7개월 만에 다시 사상 최고치를 갈아치웠다.

이날에도 트럼프를 둘러싼 정치악재는 지속됐다. 뉴욕주 검찰이 트럼프 측근인 마이클 코언의 유죄 인정과 관련해 트럼프 재단을 기소할 움직임을 보이는가 하면 트럼프 최측근 중 하나인 데이비드 페커 내셔널 인콰이어러 대표가 면책을 조건으로 검찰 수사에 협조키로 하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궁지에 몰리고 있다. 이와 관련, 영국의 파이낸셜 타임스는 “공화당 상원의원들 전언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이 제프 세션스 법무장관을 교체할 가능성이 있다는 말들이 나돌고 있다”고 전했다.

게다가 이날 발표된 7월 내구재 주문이 1.7%나 감소, 시장 예상 감소폭(1.1% 감소 예상)을 웃돌자 트럼프발 무역갈등에 따른 불안감을 반영한 것이라는 얘기까지 나돌았다.

하지만 이 같은 트럼프발 노이즈에도 불구하고 뉴욕증시는 껑충 올랐다. 이날 전세계 중앙은행 주요 인사들이 모여있는 와이오밍주 잭슨홀 미팅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미국 경제의 펀더멘털이 튼튼하고 고용과 임금 상승이 이어질 경우 점진적인 금리인상을 지속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는 최근 트럼프 대통령이 연준의 금리인상을 비판했음에도 이에 아랑곳 않고 연준이 독립성을 지키겠다는 뜻으로 여겨졌다. 동시에 점진적인 금리인상을 강조함으로써 시장엔 미국경제에 대한 자신감 속에 비둘기적 통화정책 의지를 시사한 것으로 풀이됐다. 특히 파월은 미국의 인플레이션이 연준의 목표인 2%를 크게 웃돌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해, 시장에 안도감을 안겼다. 이는 과격한 금리인상은 하지 않을 것이란 신호로 인식됐기 때문이다. 실제로 이날 미국 경제방송 CNBC와 시장 전문지 마켓워치 등은 전문가의 진단을 인용해 “파월의 인플레이션 발언은 향후 통화정책에 있어 비둘기적 신호가 내포되어 있는 것 같다”고 전했다.

이에 뉴욕외환시장에서는 미국 달러가치가 하락했고 뉴욕증시는 안도했다.

파월 의장의 점진적인 금리인상 강조에 미국 금융주는 혼조세를 보였다. 뱅크오브아메리카(+0.16%) 웰스파고(+0.12%) 등은 소폭의 오름세를 보인 반면 씨티그룹(-0.20%) JP모건체이스(-0.04%) 골드만삭스(-0.52%) 등은 약세를 나타냈다.

기술주 섹터에서는 넷플릭스가 급등하면서 기술주 전체에 훈풍을 가했다. 선 트러스트 로빈슨 험프리가 넷플릭스에 대한 투자의견을 ‘매수’로 제시한 가운데 넷플릭스 주가가 5.79%나 뛰었고 이런 가운데 미국증시 내 기술주를 상징하는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의 주가가 모두 올랐다. 페이스북이 1.01%, 아마존이 0.13%, 애플이 0.31%,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이 1.28% 각각 올랐다.

반도체 섹터도 껑충 뛰었다.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가 1.46%나 올랐고 주요 반도체 종목 중에선 엔비디아(+2.02%) 마이크론 테크(+2.01%) 인텔(+1.45%) AMD(+7.58%) 등의 상승이 두드러졌다. AMD는 전날에도 로슨블랫의 목표가 상향 덕분에 6.65% 올랐었는데 이날엔 상승폭을 더 키웠다. 엔비디아는 새 그래픽카드 출시 소식에 연일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마이크론 테크 등은 새로운 산업분야 관련 신규수요 기대감이 존재하고 있다.

뉴욕증시 내 다른 세부지표들도 선방했다. 나스닥 바이오 인덱스가 0.17% 올랐고 다우 운송지수도 0.22% 상승했다.

미-중 무역협상이 빈손으로 끝났지만 자동차 관련주는 다시 상승세를 보였다. 제너럴 모터스가 0.78%, 테슬라가 0.85%, 포드가 0.52% 각각 올랐다.

소매주들은 숨고르기를 보였다. JC페니의 주가는 2.81% 올랐지만 달러제너럴(-0.06%) 베스트바이(-0.63%) 월마트(-0.24%) 등은 소폭씩 하락했다. 최근 월스트리트저널은 “미국의 소비호황으로 주요 소매주들의 경우 아마존의 블랙홀에서 탈출해 주가에서 선방하고 있다”고 전한 바 있다.

이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비둘기적 발언으로 달러가치가 약세를 보인 가운데 주요 원자재 관련주들도 껑충 뛰었다. 배릭골드의 주가가 2.35%, 알코아의 주가가 3.38% 각각 상승했다.

주요 특징주로는 갭의 주가가 약 9% 급락한 것이 눈길을 끌었다. 동일점포 매출 부진 영향이다. 반면 오토데스크는 실적 호전 소식에 주가가 14%나 뛰어 대조를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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