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 "바겐헌터들, 두 국가 인플레이션 우려로 투자 고심"

[초이스경제 임민희 기자] 최근 바겐헌터(저렴한 자산을 찾아다니는 투자자)들이 통화가치가 급락한 터키와 아르헨티나의 주식을 사고 싶어 하지만 인플레이션(화폐가치 하락으로 물가가 상승하는 현상) 우려로 고심 중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14일 골든브릿지 투자증권 법인영업본부 이동수 매크로 전략가, 안장현 마켓 애널리스트 등이 작성한 '골든 인베스팅 아이디어'에 따르면 13일(현지시각) 미국 월스트리트저널은 터키와 아르헨티나의 경제동향을 다뤄 눈길을 끌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올여름 터키와 아르헨티나 같은 개발도상국들의 통화가치가 급락하면서 현지 주식과 기타 다른 자산들을 할인된 가격으로 매수할 의향이 있는 펀드 매니저들을 고수익 전망으로 유혹하고 있다"면서도 "하지만 인플레이션이 시간이 흐르면서 그들의 투자가치를 얼마나 잠식할 것으로 예상하는지 결정해야만 한다"고 지적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올해 자국 국내 문제들과 달러 급등, 보호무역주의에 대한 우려로 타격을 받아 터키 리라의 가치는 41% 하락했고 아르헨티나 페소 가치는 50% 떨어졌다.

▲ 터키 앙카라의 환전소 앞. /사진=AP, 뉴시스

투자자들의 우려는 두 국가의 중앙은행이 올해 초에 금리를 인상하는 걸 주저하면서 증폭됐다. 6월 터키 중앙은행은 자본유출을 억제하기 위한 노력으로 기준금리를 8%에서 17.75%로 인상했다. 하지만 8월 물가상승률이 17.9%로 상승했는데 차입비용이 실질 기준으로 여전히 마이너스를 기록하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터키 중앙은행은 13일(현지시각) 또다시 금리를 인상했다. 아르헨티나 중앙은행도 지난달 기준금리를 45%에서 60%로 인상했다. 이로 인해 물가 상승률을 조정한 차입비용이 29%를 기록 중이다.

통화가치가 급락하면서 터키 기업들은 가격을 통제하려고 애쓰고 있고, 아르헨티나에서는 임금인상 요구가 거세지고 있다. 아르헨티나 국립대학교의 작년 연구에 따르면 아르헨티나에서 통화(환율)의 움직임은 다른 라틴아메리카 국가들보다 훨씬 더 강력한 임금인상 요구와 물가상승을 촉발하는 경향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코노미스트들은 이러한 임금인상 요구가 터키에서는 더 약하다고 분석했다.

아비바 인베스터즈(Aviva Investors)의 펀드 매니저 다리우스 케디지오라(Dariusz Kedziora)는 "통화와 인플레이션은 서로 밀접하게 연관돼 있다"며 "당국이 이러한 상관관계를 인지하지 못했기 때문에 터키는 결국 악순환으로 끝났다"고 지적했다.

그럼에도 희망의 조짐들은 있다. 일부 투자자들은 리라가치 하락 속도가 물가상승 속도를 넘어서지 않는다면 통화 약세는 해외에서 경쟁력을 높이고 무역과 관련된 영역들에서 일자리를 늘릴 것이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인베스코(Invesco)의 펀드 매니저 닉 메이슨(Nick Mason)은 리라 약세는 "결국 향후 2년간 수출과 관광업을 기반으로 한 회복의 씨앗을 뿌릴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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