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시즌 끝나면 자사주 매입 기대감에 일부 기술주 낙폭 줄여

[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23일(미국시각) 뉴욕증시 3대 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미-중 무역갈등 격화 및 미국 금리인상에 따른 3M 및 캐터필라의 실적 우려, 유가 폭락, 그리고 '미국 vs 중국-러시아 간 핵갈등' 등 여러 악재가 겹치면서 장 초반엔 미국증시가 폭락세를 보이다가 후반들어 낙폭을 줄인 하루였다. 특히 장중에 달러가치가 약세로 전환되고 실적시즌이 끝나면 미국 기술주를 중심으로 자사주매입이 다시 이뤄질 것으로 여겨진 점 등이 장 후반 낙폭을 줄이는 역할을 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 중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산업평균 지수는 125.98포인트(0.50%) 하락한 2만5191.43을 기록했다. 또한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종합 지수는 31.09포인트(0.42%) 떨어진 7437.54로 마감됐다.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2740.69로 15.19포인트(0.55%) 낮아졌다.

이날 뉴욕증시 장초반 상황은 험악했다. 다우존스 지수가 500포인트 이상 추락할 정도였다. 중국 의존도가 높은 캐터필라의 주가가 실적가이던스 하향 여파로 7.56%나 급락하고 비슷한 여건에 있는 3M 역시 3분기 실적이 예상을 밑돌고 달러 강세 우려 등을 이유로 실적 가이던스를 하향하면서 4.38% 하락한 것이 장 초반 미국증시에 직격탄을 날렸다. 게다가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과 러시아를 정신차리게 하겠다"면서 "핵전력을 증강하겠다"고 밝히면서 아시아증시에서 상하이종합지수가 2% 이상 폭락하고 이 여파로 유럽증시가 추락한 것도 미국증시에 악영향을 미쳤다.

뿐만이 아니다. 사우디가 “미국의 이란 제재로 줄어든 원유 공급을 우리가 늘리겠다”고 밝히면서 미국산 유가가 4% 이상 폭락하면서 에너지 섹터의 주가가 크게 떨어진 것도 이날 미국증시를 강타했다.

다만 이날 장중에 달러가치가 하락세로 전환되고 나아가 실적시즌이 끝나면 대형 기술주를 중심으로 자사주 매입이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나타나면서 일부 매수세가 유입된 끝에 낙폭은 줄일 수 있었다.

그러나 상당수 투자기관들은 “미국증시가 예전만 못할 것”이라며 “리스크 상태가 길어질 수 있다”는 전망을 내놔 눈길을 끌었다.

이날 금융주는 전날에 이어 또 추락했다. 전날에는 중국 의존도가 큰 씨티그룹의 주가가 급락하자 다른 금융주들도 악영향을 받았는데 이날엔 라파엘 보스틱 애틀란타 연방준비은행 총재가 “기준금리를 중립금리까지 올린 뒤 다시 상황을 점검할 것”이라며 다소 시장 친화적인 발언을 하고 이로 인해 10년물 미국 국채금리가 3.17% 수준으로 낮아지면서 금융주 급락세가 이어졌다.

이날 금융주 중에선 뱅크오브아메리카(-1.31%) 씨티그룹(-1.29%) 웰스파고(-0.17%) JP모건체이스(-1.04%) 골드만삭스(-1.37%) 모건스탠리(-1.31%) 등의 주가가 하락했다.

이날 유가 폭락 여파로 미국증시 내 시가총액 비중이 큰 정유주들이 일제히 추락했다. 쉐브론(-3.25%) 엑손모빌(-1.61%) 등의 주가 하락이 두드러졌다.

반도체 주가는 전날의 상승세에서 하락세로 돌아섰다. 필라델피아 반도체 지수는 전날엔 0.67% 올랐다가 이날엔 0.53% 하락했다. 이날 주요 반도체 종목 중에선 마이크론 테크(-2.72%) 인텔(-1.13%) 엔비디아(-4.39%) 등의 주가가 하락했다.

바이오 섹터의 주가는 전날 급락세에서 이날엔 낙폭을 줄였다. 나스닥 바이오 인덱스는 전날 1.43%나 추락했다가 이날엔 0.42% 하락하는데 그쳤다.

이날 미국 기술주를 비롯한 대형 블루칩주를 상징하는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의 주가는 혼조세를 보였으나 아마존 등의 낙폭이 크게 줄어든 것이 주목받았다. 대형 기술주를 중심으로 향후 자사주 매입이 재개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이날 FAANG 주를 그나마 방어케 했다.

이날 FAANG의 주가 흐름을 보면 페이스북이 0.25%, 아마존이 1.15% 각각 하락했다. 아마존은 장중 4% 이상 떨어지다가 낙폭을 줄였다. 그밖에 애플은 0.94% 올랐고 넷플릭스도 1.10% 상승했다. 구글의 모회사인 알파벳은 0.32% 높아졌다.

국채금리 급등세가 진정되면서 최근 급락세를 이어왔던 건설주가 이날엔 급반등했다. 레나(+3.38%) 톨브라더스(+4.09%) DR호튼(+2.03%) KB홈(+1.97%) 등의 상승이 두드러졌다.

이날 S&P500 지수군 내 11개 섹터 중 3개 섹터만 올랐을 뿐 8개 섹터의 주가는 하락했다. 커뮤니케이션섹터(+0.40%) 생필품섹터(+0.41%) 등은 소폭 올랐다. 그러나 유가 폭락 속에 에너지 섹터의 주가는 2.67%나 폭락했다. 금융(-0.83%) 헬스케어(-0.53%) IT(-0.40%) 섹터 등도 하락했다.

이날 로이터통신은 “시장은 기업 실적과 정치리스크를 우려한다. 우리는 지금 위험자산 회피 환경 속에 있다”는 전문가의 말을 전했다. 또한  CS는 “지금 증시는 변동성의 트라우마에 시달리고 있다”면서 “이런 흐름이 앞으로 2~3개월 더 갈수 있다”고 우려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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