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분기 실적 감소 우려 커져...국내 업체엔 큰 영향 없을 듯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최근 비트코인 등 가상화폐(암호화폐) 가격 약세로 4차산업 ‘신데렐라’로 떠올랐던 미국 엔비디아 실적이 덩달아 하락하는 추세를 보이고 잇다.

16일 증권계와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엔비디아는 15일(미국시간) 실적 발표에서 4분기 실적 추정치를 27억달러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의 기대 수준인 34억 달러를 크게 밑도는 수준이다. 3분기 매출은 31억8000만 달러로 전년 동기 대비 21% 증가했지만 컨센서스(추정치 평균)인 32억4000만 달러에는 미치지 못했다. 실적 악화 우려로 이 회사 주가는 시간외거래에서 종가 대비 16% 넘게 하락했다.

도현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회사는 실적 둔화의 이유로 가상화폐 채굴 수요 둔화를 제시했다”고 밝혔다.

엔비디아는 지난해 가상화폐 열풍으로 큰 수혜를 입었다. 가상화폐 가격 급등으로 채굴용 GPU(고성능 그래픽처리장치)의 수요가 폭증했기 때문이다. 세계 1위 그래픽칩 생산업체인 이 회사 매출은 지난해 1분기 19억달러에서 4분기에는 29억달러로 치솟았다.

하지만 올들어 가상화폐 가격이 하락하기 시작하면서 채굴 수요도 감소했다. 고성능 GPU에 붙은 프리미엄이 상반기 50% 이상 폭락했다고 도 연구원은 전했다.

게다가 GPU는 전력소모가 심하고 특정 연산에 최적화시킬 수 없다는 단점 때문에 TPU(다차원 처리장치) 등 대안이 떠오르고 있다. TPU는 구글이 알파고 인공지능(AI)의 핵심으로 공개한 바 있다.

그는 이어 "반도체 관련 기관들이 하반기 암호화폐 채굴 수요 둔화에 대해 이미 경고한 상황이며 엔비디아도 정상적인 게이밍 수요로 GPU가 사용되는 측면이 자사에 유리하다고 강조해왔다"고 전했다.

한편, 암호화폐 수요가 국내 기업들의 메모리 수요에 끼치는 영향도 미미한 가운데 전체 DRAM 출하량에서 GPU에 들어가는 그래픽 DRAM의 비중은 7% 미만이라고 도 연구원은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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