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택 81% 100만 달러 돌파...부유한 IT 근로자들 때문?

▲ 미국 샌프란시스코 도심 전경.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곽용석 기자] 미국 서부지역의 핵심지역인 샌프란시스코 주택의 80% 이상이 100만 달러(약 11억원)를 넘긴 것으로 조사됐다. 샌프란시스코에서 집을 사고 싶다면, 최소한 100만 달러를 써야 한다는 것이다.

미국부동산 웹사이트 트룰리아(Trulia)가 발표한 보고서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 중심 대도시 권역의 주택 중 무려 81%가 100만 달러 이상의 시세를 보였다고 마켓워치가 보도했다. 이같은 매매가는 지난해 10월 이후 13.7%나 증가한 수치다.

트룰리아는 지난 1년 동안 100만 달러 규모의 주택이 얼마나 빠르게 증가하고 있는 지를 기준으로 미국 대도시 100개의 지역을 조사해 순위를 매겼다. 그 결과 샌프란시스코는 올해 미국 전체 주택 중 100만 달러를 넘기는 주택가격 비율이 1위를 차지했다.

반면 주택가격이 가장 빠르게 100만 달러를 돌파한 곳은 이웃 지역인 산호세가 1위를 차지했다. 산호세 지역의 100만 달러 이상 가격의 주택은 전년 대비 14.2%의 증가율을 보였다.

산호세는 주택의 70%가 100만 달러 이상의 가격을 보여 2위를 차지했다. 또 다른 인근 지역 도시인 오클랜드에서는 31%의 주택이 100만 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다른 대도시 지역의 경우 가격이 급격히 떨어져 20%를 넘지 못했다. 특히 로스앤젤레스의 경우 19.6%만이 100만 달러를 넘겼으며 뉴욕의 부촌인 롱아일랜드의 경우에도 단지 10%만이 100만 달러 이상인 것으로 조사됐다.

일반적으로 미국인들에게 100만 달러짜리 주택은 이상향적인 곳으로 인식돼왔다. 평균적으로 미국 전역의 주택 중 3.6%만이 100만 달러의 가치가 있기 때문이라고 트룰리아는 평가했다.

물론 샌프란시스코가 이렇게 비싸진 주된 이유는 부유한 IT 기술근로자들이 거주하기 위해 한정된 주택공급을 놓고 벌인 가격경쟁의 결과물이다. 결국 샌프란시스코가 다른 비싼 도시들과 비교했을 때(특히 뉴욕시) 도시 규모와 거주 인구가 상대적으로 작은 곳이기에 특별히 극단적인 결과를 낳았다고 이 회사는 진단했다.

지난 서브모기시 사태(2007~2009년)이후 경기 침체에서 여전히 회복중인 2012년 당시에는 샌프란시스코 주택의 24%만이 100만 달러 이상의 가치가 있었다. 2013년까지 34.7%까지 올랐고 2018년까지 꾸준히 상승해 현재 80%를 넘겼다.

인근 지역인 산호세의 주택가격도 비슷한 패턴을 따랐다. 2012년에는 단지 21.7%의 집만이 100만 달러 이상의 매매가였다. 2013년 27.6%로, 2014년 32.1%로 각각 증가했고, 2014년에도 계속 상승세를 이어갔다. 현재 이 도시 가구의 70%가 100만 달러 이상의 가치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많은 예비 주택 대기 구매자들이 그 가격표들에 주저하고 있는 상황이라고 이 회사는 예측했다.

미국주택건설자협회(NAHB)가 최근 조사한 바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집을 살 계획이 있다고 밝힌 사람들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발표했다. 13%의 미국인만이 향후 12개월 이내에 집을 구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주택담보대출 금리가 계속 상승하는 것도 주택구입을 망설이게 하는 주요 요인이 되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금리를 계속 인상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최근 30년 만기 고정금리 주택담보대출 평균금리가 8년만에 최고치인 4.94%에 근접했다.

일부에선 샌프란시스코 사람들이 비싼 주택을 구입하는 것은 고비용 생활비 중 일부분이라는 지적도 나온다. 진보적인 비영리 싱크탱크인 한 경제정책연구소(EPI)에 따르면 샌프란시스코는 가족을 부양하는데 있어서 가장 비싼 대도시 지역이다.

이 지역에서 부모와 두 자녀로 된 한 가정의 기본 생활비 예산은 연간 14만8439달러인 것으로 EPI는 밝혔다. 미국의 중간 가계소득은 연간 3만8203달러에 불과한 점에 비해 상당한 차이를 보여주고 있다고 이 매체는 전했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