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 "경기 불안 등 영향...저가를 약세장 초입으로 해석"

▲ 미국 뉴욕증권거래소.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최근 미국증시에서 투자자들이 저가매수(Buy the dip)를 망설이는 분위기가 나타나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은 10일(미국시간) “닷컴시대 이후 처음으로 투자자들이 저가매수에 신중한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이는 미국 역사상 최장 기간의 강세장이 후기단계라는 것을 보여주는 조짐”이라고 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1980년대만 해도 S&P 500 지수가 한 주일 동안 큰 폭으로 하락했다면 곧바로 반등하는 모습을 보였다. 하지만 올해는 이러한 현상이 나타나지 않고 있다. S&P 500 지수는 최근 한 주일간 큰 폭으로 하락한 이후에도 매일 평균 0.04%p 하락하는 약세장이 지속됐다. 이러한 현상은 지난 2002년 이후 처음이라고 모건스탠리 분석을 인용해 전했다.

특히 그동안의 분석으로 미뤄볼 때 주가 하락 후 충분히 반등하지 않았던 연도는 약세장의 시작이나 중간이었다는 것이다. 1982년, 1990년, 2002년 등에 투자자들은 약세장과 경기침체로 타격을 받았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수준)이 낮은 종목들의 매력이 감소한 것은 투자자들이 대량 매도를 과거보다 더 신중하게 받아들이고 있다는 의미다. 누버거버먼(Neuberger Berman)의 CIO인 조지프 아마토는 “사이클 후기로 갈수록 상황이 더 힘들어지는데, 저가(dip)는 매수 기회가 아니라 종말의 시작이기 때문”이라고 이 매체를 통해 설명했다.

미국 경제가 둔화의 조짐들을 보이고 있지만 많은 투자자들은 2019년까지 강세장이 계속될 것이라고 믿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경기확장이 얼마나 더 오랫동안 지속될 수 있는지에 대한 불안감은 여전한 상황이다. 더 많은 투자자들이 관망하거나 주가 하락을 매수 기회로 활용하는 대신에 포지션을 축소하고 있다.

이러한 이유로 수익을 추구하려는 투자자들의 의지가 올해 남은 거래일 동안 훨씬 더 줄어들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기사정리=이영란 기자/ 기사 도움말=골든브릿지증권 법인본부 이동수 전략가, 안장현 애널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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