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단기금리 평탄화, 셧다운 우려, 지표 부진, 금리인상 파장, 유가 추락, 미-중 갈등 우려, 독일의 애플 제재 등이 증시 압박

▲ 미국 뉴욕증권거래소(NYSE) 직원.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최미림 기자] 20일(미국시각) 뉴욕증시 3대 지수가 전날에 이어 또 곤두박질쳤다. 전날 FOMC의 다소 매파적인 금리정책 표출에 이은 미국 정부 셧다운 우려, 미-중 갈등 우려 부각, 장단기 국채금리 평탄화 우려 심화 등이 이날 미국증시를 짓눌렀다. 이날 발표된 지표 부진도 눈길을 끌었다. 독일 정부의 애플 제재도 눈길을 끌었다. 유가 추락도 증시 악재로 부각됐다.

이미 S&P500 지수가 최근 고점 대비 20% 이상 추락하면서 약세장 국면에 진입한 데 이어 이날엔 나스닥 지수 마저 고점대비 20% 이상 떨어지면서 약세장 국면에 진입했다.

뉴욕증권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뉴욕증시 3대 지수 중 우량주 중심의 다우존스 지수는 전일 대비 464.06포인트(1.99%)나 하락한 2만2859.60에 거래를 마쳤다. 또한 대형주 중심의 S&P500 지수는 39.54포인트(1.58%)나 내린 2467.42를 나타냈다. 기술주 중심의 나스닥 지수는 108.42포인트(1.63%)나 떨어진 6528.41로 마감했다.

이날 뉴욕증시엔 악재가 가득했다. 우선 전날 FOMC(미연방공개시장위원회)가 금리인상을 강행한 여파가 이날까지 증시에 악재로 작용했다. 특히 FOMC의 추가 금리인상에 따라 2년물 단기 국채금리는 상대적으로 높아지게 하고 금리인상에 따른 향후 경제 둔화 전망에 장기금리는 떨어지게 하는 효과를 유발시키면서 이날 10년물 국채금리와 2년물 국채금리 차가 고작 9.5bp(1bp=0.01%)로 좁혀지는 장단기국채금리 평탄화 현상이 두드러졌다. 이같은 장단기 국채금리차는 지난 2007년 이후 가장 작은 것이다. 이에 CNBC 등은 “장단기 국채금리 평탄화는 향후 경기침체 우려를 심화시키는 것”이라며 “이같은 장단기 국채금리 평탄화는 이날 장 초반부터 뉴욕증시를 압박했다”고 전했다.

그 뿐 아니다. 이날 트럼프 대통령이 또 트윗을 통해 “의회가 국경장벽 예산안에 대한 승인을 거부할 경우 나도 예산안 승인을 거부할 것”이라고 강조하면서 예산안 승인 마감일을 하루 앞두고 셧다운(미국정부 일시 폐쇄) 우려가 부각된 것도 뉴욕증시 하락을 거들었다. 폴 라이언 미 하원의장은 “트럼프 대통령이 임시예산안 승인을 거부해 다른 대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전했을 정도로 셧다운 우려가 시장을 괴롭혔다.

여기에 이날 미국 법무부가 미국 해군과 NASA 등을 해킹한 중국인들을 고발한 것도 미-중 갈등 우려를 자극했다.

이날 공개된 경제 지표가 부진하게 나온 것도 증시엔 악재였다. 지난주 신규 실업수당 청구 건수가 21만4000건으로 전주 대비 8000건 증가하면서 단기고용지표가 다소 악화됐다. 게다가 필라델피아 연방준비은행이 집계하는 12월 제조업 지수도 9.4로 11월의 12.9 보다 낮아졌다.

애플과 관련해 독일 정부가 중국에 이어 일부 아이폰 제품 판매를 금지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것도 미국증시 하락을 거들었다.

애플 관련 악재 속에 이날 미국증시 블루칩군을 대변하는 FAANG(페이스북, 아마존, 애플, 넷플릭스, 구글)의 주가가 대부분 추락했다. 페이스북만 0.12% 올랐을 뿐 아마존(-2.29%) 애플(-2.52%) 넷플릭스(-2.32%) 구글(알파벳: -1.15%) 등은 모두 급락했다.

애플 악재 부각은 애플에 부품을 공급하는 반도체 관련주에도 타격을 안겼다. 필라델피아반도체 지수가 0.86% 하락한 가운데 주요 반도체 종목 중에선 마이크론 테크(-0.41%) 인텔(-0.07%) AMD(-1.21%) 엔비디아(-2.46%) 등이 내렸다.

다른 기술주들도 부진한 흐름을 보였다. 최근 애플과 시가총액 1위 경쟁을 벌이고 있는 소프트웨어 기업의 대표주자 마이크로 소프트(MS)의 주가는 2.10% 하락했다. 하드웨어기업을 대표하는 3D시스템즈도 4.42%나 급락했다. 네트워크 기업인 시스코시스템스는 1.51% 하락했다.

게다가 금리인상 여파 속에 고금리에 취약한 바이오 섹터의 주가도 전날에 이어 급락세를 이어갔다. 이날 나스닥 바이오 인덱스가 1.85%나 더 떨어져 눈길을 끌었다.

이날 유가 붕락 여파로 엑손모빌(-3.04%) 쉐브론(-2.64%) 등 시가총액 비중이 큰 정유주들이 곤두박질 친 것도 뉴욕증시 하락을 거들었다.

미국 법무부가 중국 해킹범들을 고소한 가운데 중국 변수에 자유롭지 못한 자동차 관련주들도 하락했다. 게다가 장단기금리평탄화에 따른 경기둔화 우려감도 자동차주 약세를 거들었다. 제너럴모터스(-1.89%) 테슬라(-5.28%) 포드(-0.72%) 등이 모두 하락했다.

미국의 추가 금리인상에 따른 장단기금리평탄화는 소비둔화 우려까지 유발시키면서 소매, 소비재 관련주에도 타격을 가했다. 소매주 중에선 달러제너럴(-2.60%) 베스트바이(-1.08%) 월마트(-3.61%) JC페니(-5.88%) 등의 주가가 추락했다. 소비재 업체 중에선 스타벅스(-2.98%) 얌브랜드(-3.33%) P&G(-0.85%) 등이 하락했다.

장단기국채금리 평탄화는 금융주 흐름에도 직격탄을 가했다. 주요 금융주 중에선 모건스탠리(-0.99%) 골드만삭스(-0.50%) 뱅크오브아메리카(-0.29%) 씨티그룹(-1.04%) JP모건체이스(-0.86%) 등이 내림세로 마감됐다.

다만 이날 뉴욕증시 불안 심화 속에 경기방어주인 듀크에너지(+1.04%) 퍼스트에너지(+0.11%) 등 유틸리티 섹터의 종목들은 선방했다.

이날 뉴욕증시 S&P500 지수내 11개 섹터 중 유틸리티 섹터를 제외한 10개 섹터의 주가가 하락할 정도로 증시 상황이 악화됐다. 에너지 섹터(-2.89%) 커뮤니케이션섹터(-1.15%) 등의 하락이 두드러졌다. 다우존스 편입종목 30개 중에서는 무려 29개 종목이 하락했다.

CNBC 등 미국 경제 관련 매체들은 “이날 다우존스 지수가 14개월래 최저치로 추락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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