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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헤미안 랩소디'... 한국과 일본의 열풍, 다른 점이 있다
'보헤미안 랩소디'... 한국과 일본의 열풍, 다른 점이 있다
  • 장경순 기자
  • 승인 2019.01.04 15:03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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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에서의 흥행, 미국에만 뒤진 2위... 퀸의 본국 영국도 제쳐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미국 양대 신문 가운데 하나인 워싱턴포스트가 4일(한국시간)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Bohemian Rhapsody)'에 대한 한국과 일본의 선풍적 인기를 소개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이 영화가 두 나라에서 국가 문화적 몰입대상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 신문에 따르면, 인구 5100만 명인 한국에서의 흥행실적이 이미 940만 명에 7200만 달러다. 전 세계에서 미국에만 못 미치는 실적이다. 퀸(Queen)의 본국인 영국보다도 앞섰다. 영화에 대한 입소문이 흥행에 핵심 역할을 한 일본은 5600만 달러로 4번째다.

워싱턴포스트는 한국에서 퀸의 노래가 광고와 리얼리티쇼에 등장하고 주요 방송국은 1985년 라이브에이드 공연을 재방송했으며 이 나라의 엄청나게 유명한 K팝 밴드가 TV에서 퀸을 추모하는 노래를 했다고 전했다.

일본에서는 회사 휴게실과 바, 레스토랑에서 퀸에 대한 대화가 끊이지 않고 있으며, 관객들은 눈물을 흘린 장면을 포함해 좋아하는 장면을 교환하고 따라 부를 수 있는 극장에 대한 정보를 교환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영화의 크레딧이 다 지나갈 때까지 절대적 정숙을 선호하는 일본에서 매우 드문 일이라고 소개했다.

영화를 두 번 이상 볼 정도로 몰입하는 현상은 한국이나 일본이 비슷하다.

▲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의 한 장면. /사진=네이버 영화 캡처.

그러나 전설의 록그룹이 된 퀸에 대해 한국과 일본은 중요한 차이가 하나 있다. 워싱턴포스트의 기사에서는 이 점이 일본에 대해서만 언급이 됐다.

퀸은 전성기를 누리던 시절, 일본만 방문을 했다는 점이다. 1975년의 성공적 투어에 일본이 포함됐다. 뮤직라이프매거진의 평가에서는 1975~1982년 한 해만 빼놓고 퀸이 일본에서 가장 인기 있는 서양밴드로 레드제플린과 키스를 제쳤다.

한국 방문 공연은 2014년 슈퍼소닉 참가로 이뤄졌다. 보컬리스트 프레디 머큐리가 타계한 지 23년 지나서다.

영화 ‘보헤미안랩소디’는 일본의 그 때 팬들에게 예전에 한 번 봤던 추억을 재현한 것이지만, 한국의 팬들에게는 귀로 듣기만 하면서 상상했던 모습이다.

1970년대 세계적인 팝가수들 중에는 한국 공연을 한 번도 한 적이 없는 경우가 많다. 일본 공연을 하러 오는 길에라도 한국을 방문하는 정상의 팝가수는 아무도 없었다. ‘이츠 어 허레이크(It’s a heartache)’를 부른 보니 타일러가 전성기를 조금 지난 1979년 TBC 주최 아시아 가요제의 초청가수로 온 것이 매우 드문 경우였다.

이때 한국에서는 청소년들을 중심으로 가요보다 팝송의 인기가 훨씬 더 높았다. 그럼에도 좋아하는 가수들의 공연을 접할 기회가 없었다. 여전히 1960년대 클리프 리처드 내한공연이 전설로 남아있을 때다. 그의 이화여대 공연 때 무대 위로 여성 속옷이 날아온 것은 10년 세월이 지나서도 여전히 어른들이 “팝송은 저속하다”고 꾸짖는 빌미로 남았다.

1970년대 팝가수들이 한국을 외면한 것은 공연 성패에 대한 위험부담이 너무 컸기 때문이다.

국내 팬들은 팝가수들을 FM라디오를 통해서만 접할 수 있었다. ‘얼굴 없는 스타’나 마찬가지였다. 이들의 얼굴을 볼 수 있는 건 앨범재킷을 통해서가 거의 유일했다.

네덜란드 여성그룹 루브(Luv)는 ‘트로이 목마(Trojan Horse)’로 제법 인기를 얻었다. 하지만 팝송 듣는 중학생들 사이에서 이 노래를 좋아한다고 하면 ‘국민학생(초등학생)’ 취급을 받았다. 내용을 떠나 가락이 ‘아동틱’해서다.

하지만 오늘날 유투브 등을 통해 이들의 공연 모습을 보면, ‘아동틱’과는 정반대다. 거의 모든 공연마다 하의실종과 비슷한 의상의 세 미녀가 길쭉한 다리를 자랑하며 부른다. 절대로 ‘국민학생 취급’을 받을 일이 아니었다.

그나마 국내 팬들이 매우 제한적으로 공연장면을 볼 기회는 미군을 위한 방송인 AFKN의 음악 프로를 통해서였다. 일주일에 한 번 정도 방영하는 ‘미드나잇 스페셜’은 오늘날 한국의 뮤직뱅크와 비슷한 프로그램이었다.

하지만, 미국의 TV프로그램이기 때문에 미국에서 활동하는 가수들만 나왔다. 퀸을 볼 수 있는 자리는 아니었다.

영화 ‘보헤미안 랩소디’로 10대 때 추억을 되살려서 좋다는 50대들 가운데는 한편으로 자신만이 아껴왔던 보물 상자가 공개된 일종의 허전함을 느낀다는 사람도 있다. 내가 좋아하는 노래 남들이 함께 좋아하면 더욱 신나야 마땅한 일인데, 사람 심리가 또 이상한 조화를 부리고 있다.

어떻게 생겼는지도 모르고 노래만 듣던 가수들이 생생한 모습으로 눈에 들어오는 오늘날이 되니, 지나온 날들이 아쉽다는 정서일지도 모른다. 아쉽지만 그 때는 이들의 문화수요를 충족할만한 시장이 형성되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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ㅁㅁㅁㅁ 2019-02-04 08:14:59
한국열풍 이유는 걍 개나소나 "어맛 전설적인 뮤지션을 추모하는 내 모습 너무 멋져"하는 나르시시즘과 그렇게 몇 명 보고 페북에 올리기 시작하자 너도나도 개나소나 우르르르 따라하는 집단심리가 작용한 결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