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무금융노조 실태조사, "비정규직 · 고졸일수록 여성 비율 높아"
여성 부서장도 8% 그쳐...노조 "여성 임원 할당제 등 인사차별 없애야"

▲ 자료=사무금융노조 제공

[초이스경제 임민희 기자] 카드·보험 등 주요 금융회사들의 여성 임원 비율이 4%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여성은 채용은 물론 승진배제 등의 인사차별을 받고 있어 '유리천장'이 여전했다.

전국사무금융서비스노동조합(이하 사무금융노조)은 카드·저축은행·증권·보험·공공금융·상호금융 등 90여개 소속 지부를 대상으로 여성 채용 및 부서장·임원 비율 현황을 조사한 결과 신입사원 채용시 고용형태는 '비정규직', 학력은 '고졸'일수록  여성을 채용하고 있다고 6일 밝혔다.

사무금융노조에 따르면 90여개 지부 중 조사에 응한 48개 사업장은 2018년 정규직 신입사원 1839명을 뽑았으며 이중 여성 비율은 45.8%(842명)였다. 반면 비정규직으로 채용한 신입사원 743명 중 여성 비율은 70.0%(520명)에 달했다. 정규직과 비정규직을 합한 2018년 신입사원 2582명 중에는 52.7%(1362명)가 여성이었다.

여성은 채용 과정에서도 차별을 겪었다. 최종 학력이 고졸인 신입사원 450명 중 무려 84.4%(380명)가 여성이었다. 반면 최종학력이 대졸 이상인 신입사원 2132명 중에서는 46.1%(982명)가 여성으로 나타났다. 학력에 따른 신입사원 여성 비율의 격차는 38.3%포인트에 달했다.

여성이 승진에서 배제되는 유리천장도 여전했다. 사무금융노조 소속 사업장 59개 회사의 올해 2월 기준 전체 임원은 1047명으로, 이중 여성은 4.4%(46명)에 불과했다. 해당 사업장의 등기임원 309명 중 여성 비율은 3.9%(12명)에 그쳤다.

부서장 역시 여성의 비율이 두 자릿수를 넘지 못했다. 59개 회사 중 차장직급 부서장 2879명 중 여성 비율은 8.3%(240명)에 그쳤다. 부장직급 부서장의 경우 3051명 중 6.6%(202명)가 여성이었다.

사무금융노조 소속 90여개 지부의 전체 직원은 7만4261명이며 이중 40.7%(3만239명)가 여성이라는 점에서, 여성근로자들이 인사상 불이익을 감수하고 있는 셈이다.

이은순 사무금융노조 여성위원장은 "금융사들의 경우 남성 중심의 위계 구도가 명확하다"며 "임원 여성 할당제 뿐 아니라 각 직급별에서도 일정 비율은 여성으로 하는 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편 여성 임원 할당제와 관련 해외 사례를 보면 노르웨이는 2003년, 프랑스 2010년, 벨기에 2011년, 네덜란드 2012년, 독일은 2016년에 해당 제도를 각각 도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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