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최근 외신뉴스를 읽다보면 상당히 낯이 익은 한국인 사진을 계속 보게 된다. 실제인물이라면 단연 누구인지 분명한데, 지금 이런 얘기를 할 때인가 싶은 제목과 사진이다.

2019년 아시아 10대 부자들이라는 링크에 누가 봐도 명백한 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이 걸려있다. 이 링크가 나타난 건 꽤 오래전이다. 당사자는 6일 보석으로 석방되기 전까지 내내 교도소에 수감돼 있었는데, 그의 활짝 웃는 얼굴과 함께 “아시아 10대 부자”라고 소개하는 링크가 주요 외신기사마다 따라다녔다.
 

▲ 한 외신뉴스 하단에 소개된 링크. 오른쪽의 문재인 대통령 관련 내용은 언론매체인 니케이아시안리뷰의 기사지만, 왼쪽 이명박 전 대통령 관련 글은 성격이 다르다. 이 링크는 최근 외신기사들 하단에 자주 나타난다. /사진=외신 화면캡쳐.


링크된 글은 언론매체라기보다 재무관련 사이트로 분류되는 인베스팅닷컴에 게재된 것이다. 야후뉴스, 씨넷, BGR 등 상당수 외신의 기사를 통해 홍보되고 있다.

내용을 보면 10명이 아니라 40여명의 아시아 부자를 소개하는 것부터 다소 엉뚱하다. 40여개의 페이지를 계속 클릭하며 한 페이지마다 한 명 또는 한 가문을 소개한다. 부자들을 소개하는 순서는 특별한 의미가 없다고 밝히고 있다.

첫 장에서는 마윈 알리바바 그룹 창업자 사진이 걸려 있지만 그에 대한 언급은 없다. 바로 다음 페이지에 나오는 사람은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다. 조 회장 외에 아시아부자로 소개된 한국 사람은 이병철 가문(삼성), 김현석 삼성전자 대표이사 사장, 구씨 가문(LG), 이명박 전 대통령, 김정주 넥슨 회장이다.

선정 기준이 무엇인지도 명확하지 않고, 특히 더 막대한 재산을 가진 부자들을 놔두고 유독 수감 중이던 이명박 전 대통령 사진을 걸어가며 링크를 홍보한 이유도 분명하지 않다.

이 전 대통령 페이지에서는 그가 어떤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는지만 밝히고 있고 어떻게 2360만 달러의 재산을 모았는지는 언급이 없다. 전후사정을 모르고 이 글만 읽는 외국독자는 정치적 부패로 부자가 된 것으로 오해할 소지도 있다.

이 전 대통령의 바로 다음 페이지에 등장하는 인물은 아베 신조 일본 총리다. 아베 총리 재산은 4100만 달러로 소개됐다. 아베 총리 역시 사학스캔들과 같은 정치적 의혹에 대한 언급만 있고 그가 어떻게 재산을 모았는지는 설명이 없다.

작성경위가 상당히 의아한 글이지만, 어떻든 지금도 주요 외신뉴스마다 링크가 소개되면서 전 세계 독자들에게 전달되고 있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