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계 "기업 실적 하향 추세, 외국인 태도 등 살펴야"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세계경제 둔화 우려와 2월 중국 수출 급감으로 타격을 입었던 한국증시가 이번 주(11~15일)에는 회복세로 돌아설 수 있을지 주목된다. 특히 지난 8일 중국의 수출부진 영향으로 중국 상하이종합지수가 급락하며 최근 동조현상이 잦아지고 있는 국내증시에 어느 정도 영향을 미칠지도 관심사다.

10일 증권계와 CNBC 등 외신에 따르면 한국증시 동향을 미리 엿볼 수도 있는 미국 뉴욕증시는 8일(미국시간) 다우존스 산업평균 지수(-0.09%)를 비롯해 S&P500 지수(-0.21%), 나스닥 지수(-0.18%) 등 3대 지수가 모두 약세로 마감했다. 세계경제 둔화 우려에다 미-중 무역협상 관련 불확실성이 이어진 때문으로 풀이된다.

미국증시의 약세는 금주 한국증시에도 일정부분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있다. 이재선 KTB투자증권 연구원은 “국내증시에서는 그동안 상승세를 이끌어왔던 정치 이벤트와 유동성 기대감이 대부분 소멸된 상태”라고 밝혔다.

특히 외국인 수급은 다소 실망스런 북미정상회담 결과와 MSCI(모건스탠리캐피털인덱스) EM(이머징시장) 내 중국 A주 편입 확대 등으로 약화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인 수급의 경우 이달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만 5000억원 내외의 매도세가 지속되고 있다. 국내 증시에 뚜렷한 모멘텀이 없기 때문이라는 진단이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이번 주 변수는 3월 선물옵션 동시만기 수급변수로 집중될 전망”이라는 의견을 나타냈다. 최근 현물 차익실현에 매진했던 외국인들이 3월 동시만기를 분기로 선물 러브콜 등으로 방향을 바꿀수 있다고 전망했다.

다만 중국의 2월 수출 부진에 대해서는 다소 시장이 과도한 반응이었다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센티멘트(투자심리)가 취약한 상황에서 지표에 대한 우려가 과도하게 반영됐다”면서 “중국의 경우 수출지표는 2월에 이어 3월에도 계절적 영향으로 부진한 경향이 있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런가 하면 기업들의 실적이 전반적으로 하향조정되고 있는 것도 증시에는 부담으로 작용하고 있다. 김병현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019년 코스피 순이익 추정치는 작년 대비 14% 줄어들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면서 “특히 반도체 가격 급락과 재고 부담 가능성이 확대되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두 기업의 순이익은 22조원 가량 줄어들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1분기 기업이익 확인에 대한 욕구가 높아 당분간 지수 중심의 접근보다는 5G, 플렉서블, 범중국 관련 소비주 등의 종목 장세가 지속될 가능성이 있다”고 덧붙였다.

다만 이번 주부터 시작되는 기업들의 주총이 일부 분위기를 바꿔놓을 가능성도 엿보인다. 금주에는 LG전자, LG디스플레이, LG유플러스, LG하우시스 등 LG그룹 계열사가 주주총회를 개최하는 등 주총 시즌이 개막된다. LG전자의 경우 최근 가전부문 실적 기대감이 높아지는 상황이다.

한편 오는 13~15일로 예상되는 전인대(전국인민대표회의) 3차 회의에서는 외자 규제 및 금융 제한 완화, 강제 기술이전 금지, 지식재산권 보호 등 외상투자법이 승인될 것으로 보인다. 외상법 승인은 이달 말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 합의 기대감을 높일 수 있는 요인으로 꼽힌다.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와 관련한 리스크도 챙겨볼 필요가 있을 것으로 여겨진다. 오는 12일 재표결이 예정돼 있지만 영국과 EU(유럽연합)은 국경문제 안전장치(backstop)에 대해 입장 차를 좁히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만약 부결되면 13일 노딜 브렉시트(합의안 없이 영국이 유럽연합서 탈퇴하는 것)에 대한 표결을 진행하거나 브렉시트 기한 연장 표결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어 당분간 '안갯속'이 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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