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상장기업 25%, 지난해 매출-영업이익 동반 추락

[초이스경제 임민희 기자] 지난해 코스피 상장기업 4곳 중 1곳은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모두 감소하는 등 실적 악화가 심화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전기전자의 경우 기업 절반의 영업이익이 80%나 급감했다.

17일 한국경제연구원(한경연)이 코스피 비금융 517개사의 지난해 연결재무제표를 분석한 결과 2017년 대비 매출액이 감소한 기업은 188개사(36.4%), 영업이익이 감소한 기업은 294개사로 절반 이상(56.9%)을 차지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감소한 기업도 131개사(25.3%)로 나타났다.

동일 업종 내에서도 기업 간 실적 격차가 크게 벌어졌다. 특히 전기전자는 전체 이익률이 15.5% 증가한 데 비해, 업종 내 기업 절반은 영업이익이 80.1%나 감소했다.

영업이익 감소 기업(286개사)을 보면 전기전자(-80.1%), 운수장비(-61.9%) 순으로 크게 감소했는데 운수장비는 44개 기업 중 24개(54.5%), 운수창고는 17개 기업 중 12개(70.6%), 기계는 25개 중 20개사(80%)의 영업이익이 떨어진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 1조원이 넘는 덩치 큰 기업들의 실적도 하락세다. 지난해 매출액이 1조원 이상인 192개사 중 53개사(27.6%)의 매출액이 감소하고, 절반인 91개사(47.4%)의 영업이익이 감소했다. 매출액과 영업이익이 동시에 감소한 기업도 16.7%(32개사)를 차지했다.

영업이익이 가장 크게 감소한 기업은 LG디스플레이로 2017년 대비 96.2% 줄었다. 이어 대한제강(-94.7%), 아시아나항공(-88.5%), E1(-85.0%) 순을 보였다. 현대위아, 에스엘, 대유에이텍 등 자동차 부품 관련 기업들의 실적 하락 폭도 컸다.

아울러 지난해 법인세율 인상(22%→25%) 적용을 받는 38개 기업의 법인세 비용을 분석한 결과(별도·개별기준) 법인세 비용이 42.5%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기업의 법인세차감전이익은 2017년 83조 3000억원에서 지난해 96조 5000억원으로 13조 2000억원 증가한 반면, 같은 기간 법인세 부담은 17조 7000억원에서 25조 3000억원으로 늘어 법인세부담 증가율이 이익 증가율 보다 두 배 이상 높았다.

기업별로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법인세비용 부담이 각각 2조 2000억원, 8600억원 늘어나면서 상위 2개사의 부담액 증가액이 3조원에 달했다.

추광호 한경연 일자리전략실장은 "지난해 법인세율 인상으로 기업들의 세 부담은 큰 폭으로 증가한 반면 실적 지표들은 악화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지난해까지 기업 실적 증가를 견인했던 반도체업종의 부진이 예상되는 만큼 기업 경쟁력 제고를 위한 규제개혁, 세제 혜택 등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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