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로아티아 빙상장은 마치 한국 무대 옮겨 놓은 것 같은 착각 들게 해

 '피겨여왕' 김연아(23)가 이틀째 경기를 펼친 크로아티아 자그레브의 돔 스포르토바 빙상장은 마치 한국의 무대를 그대로 크로아티아에 옮겨다 놓은 것 같은 착각마저 들게 했다. 

한국 관객들이 꽉 차 있었던 데다 경기장 주변 옥외광고 시설엔 온통 한국 기업들의 간판으로 도배되어 있었기 때문이다.
 
김연아는 8일 새벽(한국시각) 코라아티아 자그레브의 돔 스포르토바 빙상장에서 열린 ‘골든 스핀 오브 자그레브’ 여자 싱글 프리스케이팅에서 131.21점을 획득, 지난 6일의 쇼트프로그램(73.37점)과 합해 총 204.49점을 맞아 우승했다.
 
이날 경기장엔 한국 관중들로 꽉 찬 모습이었다. 게다가 옥외광고 시설마저 한국 기업들의 간판들이 중요한 곳을 모두 장악했다. 김연아의 후원사인 KB금융그룹과 KB국민은행 광고가 한 중심에 자리했고 삼성전자 갤노트3+기어(Gear), LG OLED TV 간판도 설치되어 있었다. 게다가 맥심과 대한민국 LPG E1이라는 문구까지 더해져 김연아의 안방이 따로 없음을 한눈에 보여주었다.
 
이처럼 국내 기업들이 크로아티아까지 쫓아가 광고판 설치에 앞다퉈 나선 것은 김연아의 효과가 그만큼 남다르다는 것을 입증해 주는 것이다.
 
그도 그럴 것이 지난 6일 경기 때는 시청률이 13%대로 동시간대 KBS1의 9시 뉴스(14%대)를 제외한 다른 방송사 시청률을 압도했다. 이어 8일 열린 대회 때도 비슷한 추세였다.
 
그러다 보니 여느 인기드라마 못지않은 시청자 시선 집중 효과를 나타낼 수 있었다. 
 
한편 이번 경기에서 김연아는 176.82점을 받은 안도 미키(26·일본)를 무려 27.67점차로 제치고 우승을 거머쥐었다.
 
2006~2007시즌 시니어 무대에 데뷔한 김연아가 이후 국제대회에서 200점을 돌파한 것은 이번이 6번째다. 이날 받은 점수는 시니어 데뷔 후 국제대회에서 받은 점수 가운데 5번째로 높은 점수다.김연아가 이번 대회에서 받은 점수는 '동갑내기 라이벌' 아사다 마오(23·일본)가 올 시즌 국제빙상경기연맹(ISU) 그랑프리 4차 대회에서 기록한 시즌 최고점(207.59점)에 불과 3.10점 뒤지는 것이다.
 
이번 대회는 2014년 소치동계올림픽을 앞둔 김연아가 올림픽 시즌 들어 처음으로 치르는 실전이었다.그러다보니 아쉬움도 남겼다.
 
6일 경기때 쇼트프로그램에서 더블 악셀 착지 실수가 있었던 김연아는 이날 프리스케이팅 '아디오스 노니노(Adios Nonino)' 첫 선을 보이면서도 장기인 트리플 러츠-트리플 토루프 콤비네이션 점프를 시도하다 또다시 넘어졌다.
 
그러나 이후 안정적인 연기를 선보여 200점을 돌파, 그랑프리 시리즈보다 수준이 떨어지는 이번 대회에서 압도적인 우승을 차지했다.
 
아울러 이번 이틀간의 연속 점프 실수는 그나마 올림픽을 앞두고 미리 예방주사를 맞은 셈이어서 다행이라는 평가가 잇따랐다.
 
김연아가 이번의 실수를 딛고 다가올 올림픽에서 제2의 올림픽 영광을 이끌어 낼 것으로 시청자들은 의심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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