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스트리트저널 "미국 · 영국 등 '긍정적' vs 헝가리, 중국 '부정적' "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한국을 비롯한 전세계 국가들이 최저임금 인상 관련 시행착오를 겪고 있으며 인상 영향을 측정하는 데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7일 상상인증권 법인영업팀 이동수 매크로 전략가, 이혜선 대리 등이 작성한 ‘글로벌 마켓 뉴스 데일리’에 따르면 6일(미국시각) 주요 외신기사 중 월스트리트저널이 분석한 세계 각국의 최저임금 인상 관련 진단이 눈길을 끈다.

자료에 의하면 세계 각국은 최저임금 인상과 함께 최저임금의 임계점으로 알려진 중위(median) 임금 수준의 60%를 넘는 임금 수준을 시험하고 있다. 일반적으로 임계점보다 최저임금을 높게 설정하면 기업들이 저임금 근로자를 고용하는 대신 자동화를 확대함으로써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경제적 이익을 상쇄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OECD(경제협력개발기구)의 분석 결과 한국 정부는 2017년부터 최저임금을 시간당 7달러 20센트로 약 30% 인상했다. 이는 중위 임금의 3분의 2 수준에 달한다.

미국 민주당 의원들도 연방 최저임금을 시간당 15달러로 2배 이상 올려 미국 시간당 중위임금의 70%에 육박하는 법안을 검토하고 있다. 캘리포니아와 뉴욕을 포함한 6개 주들은 이미 곧 이 문턱에 도달할 계획을 발표했다.

▲ 영국 런던의 회사 직원. /사진=AP, 뉴시스.

세계 각국의 최저임금 인상 결과는 다양하게 나타나고 있다. 프랑스와 포르투갈은 최근까지만 해도 중위 임금의 60%를 조금 넘는 선진국 중에서 가장 높은 최저임금을 받았다. 두 나라 모두 높은 청년 실업률로 수년간 고군분투해왔다. OECD의 이코노미스트인 안드레아 가네로 교수는 “60%가 적절한 수준인지 모르겠다”면서 "알 수 있는 유일한 방법은 시행착오뿐“이라고 이 매체에 밝혔다.

헝가리의 경우 2002년에 최저임금을 2년 전 중위임금의 36%에서 57%로 인상했다. 이 같은 개혁 이후 최저임금 근로자 10명 중 1명은 일자리를 잃었고, 90%는 50%의 임금 인상을 경험했다.

일부 전문가는 최저임금을 받는 노동자들의 임금 인상과 비교해 볼 때 실직은 경미한 수준이라고 주장한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전했다. 일자리 감소는 수출산업에 집중됐고 내수가격에는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는 것이다.

하지만 중국의 한 연구에 의하면 중국 제조업체들은 최근 10년간 저임금 노동자들이 이전에 수행했던 일상적인 업무를 자동화함으로써 최저임금 인상에 대응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런가 하면 영국에서는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영향이 대체로 긍정적인 것으로 여겨진다. 영국의 최저임금은 20년 전부터 평균임금과 물가상승률보다 빠르게 올랐다. 이에 따라 25세 이상 근로자의 최저임금은 내년에 중위임금의 60%, 또는 시간당 9파운드 정도에 이를 것으로 예상된다. 저임금위원회는 이 정책이 일자리를 손상시키지 않은 가운데 최저임금을 받는 영국 노동자들의 소득을 인플레이션 조정 후 연간 5000파운드 정도 증가시킨다고 밝혔다.

베를린은 2015년 처음으로 국가 최저임금을 시간당 8.50유로, 또는 중위임금의 거의 50%로 책정했다. 이 같은 변화는 고용에 거의 영향을 주지 않았던 것 같다고 월스트리트저널은 분석했다.

한편 미국의 최저임금이 중위임금의 35%에서 59% 수준으로 변한 1979~2016년 사이에 최저임금 변화의 영향을 살펴본 결과 저임금노동자들의 임금은 약 7%의 상승률을 보였지만, 고용에는 거의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아린드라지트 듀브(Arindrajit Dube) 매사추세츠 대학교 교수는 분석했다.

그의 연구 결과는 미국의 최저임금을 시간당 10.1달러로 인상하면 고용이 약 50만 명 감소할 것이라는 2014년 의회 예산국의 보고서와는 대조적이라고 월스트리트저널은 지적했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