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계 "협상 불확실성 남아...일부 IT 대기업 실적 등도 확인할 필요"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최근 개최된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이 합의를 도출하지 못한 채 마무리된 가운데 이번 주(13~17일)에는 국내 증시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특히 무역협상과 관련해 향후 일정도 정해지지 않아 불확실성이 남은 것으로 여겨진다.

12일 미국 경제방송인 CNBC와 국내 증권계에 따르면 금주 국내 증시를 미리 엿볼 수도 있는 미국 뉴욕증시는 다우존스 지수(+0.44%), S&P500 지수(+0.37%), 나스닥 지수(+0.08%) 등 3대 지수가 일제히 상승했다. 미국이 중국산 제품 2500억달러에 대해 25%의 관세를 물리기로 했다는 소식에 급락세로 출발한 뉴욕증시는 오후 들어 반등하며 오름세로 마감했다.

미-중 무역협상이 파국으로 치닫지는 않을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했다. 하지만 미국 므누신 장관은 차기 미중협상 일정과 관련해 현재로서는 계획된 것이 없다고 말했다고 미 CNBC방송이 전했다. 양국이 협상을 계속해야 한다는 데는 의견을 같이했지만 구체적인 일정을 정하지 못하면서 불확실성이 커지는 모양새다.

중국 신화통신은 무역협상과 관련해 3대 쟁점 사항으로 합의문 문구, 기존 관세 존폐, 미국제품 수입 규모를 둘러싼 견해 차이라고 전했다. 중국 제품 2500억달러에 대한 관세 부과가 실질적으로 매겨지는 시점인 3~4주 이후까지 양국 정상이 어떤 판단을 하느냐에 따라 향후 흐름이 전개될 것으로 보인다.

증권계는 미-중 무역협상 관련 불확실성 속에서 국내외 기업들의 1분기 실적과 미-중 경제지표 등을 지켜봐야 한다고 진단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 재협상 일정을 예상하기는 쉽지 않으며 6월 말 G20 정상회담이 향후 주요 일정이 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대중 관세부과 현실화 경우에는 경기침체 우려가 커질 가능성이 있지만 미국 통화정책의 유연한 변화 가능성은 지난해와는 다른 모습"이라고 설명했다.

김유겸 케이프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 관련은 여전히 불투명하지만 미국과 국내 기업의 1분기 실적 추이가 향후 시장 방향을 결정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미국 상장사(S&P500 기준) 1분기 실적은 시장 기대치를 크게 웃돌고 있으며 국내 기업의 경우 어닝 서프라이즈 비율이 54%를 기록 중이다. 1분기 실적시즌 이후 과도한 이익 전망치 하향에 대한 인식이 확산될 것으로 그는 전망했다.

그는 이어 “2019년 상반기를 저점으로 경기 회복이 가능할 것이라는 전망이 커지고 있다”면서 “무역분쟁으로 조정받은 만큼 중장기적인 관점에서 대형주를 주목해야 한다”고 언급했다.

정희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과 중국이 무역분쟁의 충격을 감내할 수 있는 경기여건이 개선되고 있는 점으로 볼 때 협상이 장기화될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금주 주목해야 할 경제지표로는 중국의 소매판매와 광공업생산, 미국의 소매판매와 주택관련 지표 등을 꼽았다. 중국 소매판매는 자동차 판매부진 등으로 증가율이 둔화될 것으로 예상했으며 광공업생산의 경우 4월부터 적용된 부가가치세 인하로 양호한 흐름이 나타날 것으로 내다봤다. 또한 미국의 소매판매 증가율은 둔화된 가운데 주택착공의 경우 4월 모기지금리가 평균 4% 초반까지 하락하며 주택시장에 우호적인 환경이 조성됐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이번 주에 발표되는 알리바바, 텐센트, 엔비디아 등 주요 IT기업 실적도 변수로 작용할 소지가 있다. 앞서 김경민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반도체 관련주에는 기대와 우려가 엇갈리고 있다"면서 ”엔비디아의 가상화폐 채굴 관련 GPU(그래픽카드의 핵심 칩) 재고 소진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힌 바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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