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장에선 원달러 환율 1090원 터치한 후 하락할 가능성 점쳐

오는 28~29일(미국시각) 미국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회의를 앞두고 양적완화(QE) 추가 축소 우려가 커지는 가운데 한국 원화가치도 연일 하락하고 있다.

신흥국 통화가치 급락 여파가 한국 원화에도 살짝 영향을 미치고 있는 것이다. 아직은 하락폭이 크지 않아 아르헨티나, 터키와 같은 화폐가치 폭락국가의 위험이 한국까지 전염되진 않을 전망이다.

그러나 이달말 중국의 신탁상품  만기도래시 디폴트 가능성이 부각되는 등 신흥국 불안이 가중될 경우 한국도 자유롭지 못할 것으로 보여 긴장은 해야 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2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3.2원 오른 1083.6원을 기록했다.지난 24일 원·달러 환율이 넉달 만에 종가기준 1080선을 넘어선 이후 상승세가 지속되고 있는 것이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역외차액선물환(NDF) 환율을 반영해 5.1원 오른 1085.5원에 출발한 후 장 초반 한때 1087원까지 솟구쳤다.

하지만 장 후반 1083원으로 반락하며 장을 마감했다.

이날 원·달러 환율은 신흥국 금융시장 불안으로 위험 자산에 대한 심리가 위축되면서 상승 출발했다.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들이 5200억원이나 투매한 것도 원달러 환율을 끌어올리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환율 상승의 압력은 높았지만 실제 상승폭은 크지 않았다. 외국인들의 자금이 주식시장에선 빠지고 채권시장엔 유입되면서 외국인 매도에 의한 환율 상승폭은 제한적일 수 밖에 없었다.

여기에 우리 경제의 튼튼한 펀더멘털도 환율 상승을 억제했다.

유환종 국민은행 트레이딩부 팀장은 "원달러 환율은 1075원이라는 심리적 저항선을 뚫으면서 올라오고 있다"며 "더 오르면 당국이 개입할 수 있지만 차트상으로는 1090원을 터치하고 내려올 것으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대호 현대선물 연구원은 "우리나라는 다른 신흥국처럼 환율이 급등하는 현상은 일어나고 있지 않다"며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추가 축소를 발표한다고 해도 시장 충격은 크지 않을 것"이라고 진단했다.그는 다만 “미국의 양적완화 추가 축소 규모가 의외로 커진다면 원달러 환율이 달러당 1090원선까지 오를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고 덧붙였다.

한편 중국의 이달말 신탁상품 디폴트 여부도 신흥시장의 이목을 집중시키고 있다. 따라서 이번 FOMC회의와 중국 월말 신용경색 여부 등 두 고비를 잘 넘겨야 글로벌 시장이 안정화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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