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훈 국제금융센터 팀장 "중국발 리스크 대응 중요, 서비스 등 신규 기회 모색해야"

이치푼 국제금융센터 연구분석실 중국팀장이 24일 은행회관에서 '중국경제의 위기 가능성 진단과 우리경제'를 주제로 발표했다.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연구분석실 중국팀장이 24일 은행회관에서 '중국경제의 위기 가능성 진단과 우리경제'를 주제로 발표했다.

[초이스경제 임민희 기자] 미-중 무역협상이 '마찰'과 '타협' 모두 우리나라 경제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 나왔다. G2간 통상마찰이 지속될 경우 글로벌 수요둔화 및 경제심리를 위축시킬 수 있고, 타협이 성사돼도 미국의 화살(자동차 관세 등)이 불특정 다수로 전환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24일 서울 명동 은행회관에서는 '중국경제 및 금융진단과 우리의 과제'를 주제로 한국국제금융학회-한국금융연구원 공동 정책심포지엄이 열렸다.

이날 주제발표에 나선 이치훈 국제금융센터 연구분석실 중국팀장은 "최근 글로벌 주가를 보면 미중 분쟁에 상당한 영향을 받고 있다"면서 "작년 3월 미-중 분쟁이 본격화되면서 중국증시의 하락폭이 확대됐는데 금년 1월 협상 기대로 반등하다가 5월 들어 급락했고, 특히 신흥국 증시가 큰 폭으로 하락했다"고 진단했다.

그는 미중 관계의 최대 위험요인으로 미국 내 반중국 정서와 헤게모니 다툼을 꼽았다. 여기에 미국경제가 호조라는 점도 중국을 압박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음을 지적했다.

이 팀장은 "미-중 분쟁이 전면전으로 갈 경우 세계경제가 2% 미만으로 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고, 중국은 물론 미국도 상당한 부담이 될 수 있다"면서 "무역 갈등이 장기전으로 가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중국 경제상황에 대해서는 "미국이 관세를 2500억 달러 다 매긴다고 해도 중국 경제가 올해 6% 성장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며 "문제는 이미 경제하방 압력이 켜진데다 내년에도 미국의 관세 지속된다면 5% 후반대가 예상된다"고 밝혔다. 중국 GDP 성장률 전망치로 작년 6.6%에서 올해 6.3%를 제시했다.

이 팀장은 미국의 제재로 퇴출 위기에 놓여 있는 화웨이에 대해서도 "중국 정부가 화웨이를 망하게 하지는 않을 것"이라며 "중국이 그래도 버틸 수 있는 것은 내수시장이 있기 때문인데 전세계 점유율 94%를 차지하는 드론의 경우 60% 내외가 자국시장"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기업부실 및 신용리스크 ▲자본이탈 및 금융불안 ▲부동산시장 위축은 중국 경제를 위협하는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그는 "IMF는 2020년 GDP 대비 중국의 기업부채 비율을 150% 내외로 예상했는데, 글로벌 총수요 부진이 기업구조조정을 제약하고 있고 석탄·철강 생산도 9~12% 감축될 전망"이라고 밝혔다.

이 팀장은 중국발 위기에 대응해 우리경제의 대응이 중요함을 강조했다. 그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수출 의존도(13.8%)는 중국의 두 배 수준이다. 지난해 기준 우리나라의 전체 수출 중 미·중 비중은 각각 12.0%와 26.8%(홍콩 포함시 34.4%)를 기록했다.

이 팀장은 "미국 관세부과의 직접 영향은 제한적일 것"이라며 "미국의 관세부과 대상이 5000억 달러로 확대 적용될 경우 우리나라 대(對)중국 수출의 직접 피해는 최대 113억5000만 달러(대중 수출의 약 7%)로 추산된다"고 밝혔다. 다만 중국이 미국과의 무역분쟁으로 경상적자 규모가 커진다면 한국 실물 및 금융시장에 악재가 될 수 있음을 지적했다.

중국발 리스크는 우리나라 환율과 외환수급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최근 3년간 중국 및 국내 외화콜금리 상승세가 지속됐는데, 국내 전체 은행간 외화콜 금리의 약 60%가 중국계 은행이다. 국내은행의 대중국 익스포져 비중도 2016년 3분기 6.2%에서 2017년 9.2%로 상승했기 때문이다.

이 팀장은 "중국시장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우리기업의 운명도 갈릴 것"이라며 "미국의 통상압력이 중국의 개방정책과 맞물려 시장개방이 가속화될 것으로 보이는 만큼 한중간 상호보완이 가능한 실버, 의료, 금융, 융합IT 등 서비스 시장의 신규 경제협력을 모색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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