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계 "무역분쟁 불확실성 속 외국인 태도 주목...경제지표 등도 확인할 필요"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미-중 무역갈등 우려로 변동성이 높아진 국내증시가 이번 주(27~31일)에는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특히 국내증시에서 버팀목 역할을 해오던 외국인들은 지난 24일 코스피 시장에서만 3000억원어치 넘게 주식을 팔아치우며 약세를 부채질했다. 이에 따라 외국인의 태도도 금주 국내 증시의 변수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외에도 중국 A주의 모건스탠리 캐피털인터내셔널(MSCI) 신흥국지수 편입에 따른 외국인들의 자금 이동 등도 이슈가 될 가능성이 있다.

26일 미국 경제방송인 CNBC와 증권계에 따르면 금주 국내 증시를 미리 엿볼 수도 있는 미국 뉴욕증시는 24일(미국시간) 다우존스 지수(+0.37%), S&P 500 지수(+0.14%), 나스닥 지수(+0.11%) 등이 각각 상승 마감했다. 미국과 중국의 무역갈등이 다소 완화될 것이라는 기대감이 작용한 것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합의할 가능성이 있으며, 화웨이 문제의 해법도 무역 합의에 포함될 수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진다. 다만 스티븐 므누신 미국 재무장관은 "미국과 중국의 무역협상을 재개하기 위해 베이징으로 갈 계획을 세워두지 않았다"고 밝히는 등 미국 내에서도 다양한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국내 증권계도 미-중 무역전쟁이 금주 국내 증시에서 여전히 큰 변수로 작용할 것이라고 진단하고 있다.

윤영교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시장에 미-중 무역분쟁 관련 피로감이 누적되며 시장 상승을 가로막는 재료로 작용하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빈번한 종료 예상 시점 변경에다 G20 정상회담까지는 상당한 시일이 남았다는 부담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라고 전했다.

또한 "2분기 이후 기업들의 실적 반등 가능성도 시장 심리가 주춤한 상황에서 지수에 반영되기를 기대하기는 어렵다는 판단"이라고 설명했다.

박인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무역분쟁에 이어 미-중 양측의 기술전쟁까지 더해져 변동성 장세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다만 중국의 강경한 태도는 극단적 협의 결렬이라기보다는 내정 간섭으로 생각할 수 있는 무리한 요구에 대한 완만한 합의와 조정을 원하는 것이라고 판단된다"고 밝혔다.

백찬규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당분간은 시장이 무역전쟁 이슈와 유럽의 정치 판도 변화 가능성을 주목할 것"이라며 "다만 시장의 관심은 점차 주요국 중앙은행 스탠스와 인프라 투자로 대변되는 미국 행정부 정책으로 이동할 전망"이라고 언급했다. 연준(Fed, 연방준비제도)의 현재 스탠스는 시장 불안요소로 작용하지는 않을 것으로 예상되지만 향후 물가 변화에 따른 대응 방안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그는 덧붙였다.

그런가 하면 28일 MSCI 신흥국지수 편입을 앞둔 중국 A주에 자금이 몰려들 가능성도 변수로 제기된다. 중국 A주에 외국인 자금이 몰려들 경우 국내 증시에서 외국인 자금이 이탈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앞서 모건스탠리 캐피털인터내셔널은 MSCI 신흥국 지수에서 중국 A주의 비중을 5월, 8월, 10월 등 3단계에 거쳐 확대할 계획이라고 밝힌 바 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미-중 무역협상이 진전되지 않고 있는 가운데 미국의 통신산업 보호 선포 이후 관련 기업들의 후속조치가 지속되고 있다"면서 "MSCI 신흥국지수에 편입되기 전까지는 수급 부담이 지속될 것"이라고 진단했다.

한편 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도 "무역분쟁 불확실성이 잔존해 증시 전반에 압력을 가할 수 있다"면서 "월말로 예정된 한국은행 금통위원회, 미국 근원 PCE 상승률, 중국 제조업 PMI 등 정책 변화를 이끌 수 있는 회의와 지표를 눈여겨봐야 할 것"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