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환율전쟁 엄포, 미국 지표 연일 부진 속 상대 통화들 일제히 강세보여 눈길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24일(미국시각) 뉴욕외환시장에서는 미국 달러 대비 유로, 파운드, 엔화의 가치가 모두 절상되는 흐름을 보였다. 이날 발표된 미국의 경제지표 또한 부진한 것으로 드러난 가운데 이같은 흐름이 표출됐다. 게다가 전날 미국정부가 환율전쟁을 선포한 상황에서 미국 달러의 주요 상대 통화들이 일제히 강세를 보인 것도 눈길을 끌고 있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이날 미국 동부시각 오후 4시33분 기준 미국 달러 대비 유로의 가치는 1.1206 달러로 0.22% 상승했다. 달러 대비 유로의 가치는 전날에도 0.30% 정도 절상됐는데 이날에도 강세를 이어갔다.

같은 시각 달러 대비 파운드의 가치는 1.2711 달러로 전일 대비 0.43%나 급반등하며 모처럼 위쪽으로 껑충 뛰었다. 달러 대비 파운드의 가치는 그간 브렉시트(영국의 유럽연합 탈퇴) 불확실성 여파로 전날까지 지속적인 약세를 보여왔다. 게다가 이날엔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가 브렉시트 불확실성을 극복하지 못한 채 다음달 7일 보수당 대표 및 총리직에서 사임하겠다고 밝혔는데도 파운드의 가치가 껑충 뛴 것도 이목을 집중시켰다. 브렉시트 불안이 그간 시장에 충분히 반영된데 따른 흐름으로 간주된다. 메이 총리의 사퇴는 이미 예고됐던 일이기도 하다.

이날 같은 시각 엔-달러 환율은 109.29엔으로 0.29% 또 하락했다. 전날 비슷한 시각에도 0.69% 떨어졌는데 하락세가 이날까지 이어졌다. 엔-달러 환율이 낮아졌다는 것은 달러 대비 엔화의 가치가 절상됐다는 의미다.

전날에는 미국의 5월 마킷 제조업 PMI(구매관리자지수)가 약 10년래 최악으로 떨어지는 등 미국의 주요 경제지표 부진이 달러가치를 짓누르면서 달러 대비 엔, 유로 등의 가치가 상승했는데 이날에도 비슷한 상황이 전개됐다.

이날 발표된 미국 경제지표도 부진하긴 마찬가지였다. 미국 상무부는 이날 "지난 4월 내구재 수주 실적이 전월 대비 무려 2.1%나 감소했다"고 밝혔다. 이는 월스트리트저널의 전망치(2.0% 감소전망)보다 더 악화된 수치다. 전날의 제조업 지표 부진, 이날의 내구재 지표 부진은 미-중 무역불안 장기화 속에 표출된 것이라는 점도 이목을 집중시켰다.

결국 미국에서 발표되는 주요 경제지표가 연일 부진한 흐름을 보이면서 달러 대비 유로, 엔화의 가치가 연일 절상되고 급기야는 파운드화의 가치까지 급반등 시키는 흐름을 만들어 냈다.

여기에 더해 미국 정부가 전날 중국 등을 겨냥해 "앞으로는 미국 교역국 중 자국 통화가치를 인위적으로 낮추는 일이 발생할 경우 통화보조금으로 간주해 그에 대한 관세 징벌을 가하겠다"고 밝힌 가운데, 공교롭게도 미국 달러는 고개를 숙이고 다른 주요 상대국 통화의 가치는 일제히 강세를 보인 것도 우연이든 아니든 주목대상이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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