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연 "원-달러 환율 10% 상승시 영업이익률 0.5%p, 수출 1%p 상승 그쳐"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임민희 기자] 원화환율이 올라도 수출기업들의 실적개선에는 큰 도움이 안된다는 분석이 나왔다.

한국경제연구원(이하 한경연)은 국내 매출 1000대 비금융 기업을 대상으로 원화환율 상승에 따른 영향을 조사(응답기업 152개사)한 결과 원-달러 환율 10% 상승에 따른 효과는 영업이익률 개선 0.5%포인트, 수출 증가율 1%포인트 상승에 그쳤다고 30일 밝혔다.

한경연에 따르면 기업들이 올해 사업계획 수립시 설정한 원-달러 환율은 1096.7원이었다. 최근 원-달러 환율은 1200원 직전까지 급등해 기업들은 연초 대비 원화가치 6.9% 하락을 경험했고, 조사 시점인 5월 현재, 연평균 환율을 1147.2원/달러 수준으로 전망해 연초 설정한 환율 대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하지만 환율 상승에도 기업의 영업이익률 개선 효과는 제한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원화환율 10% 상승에 영업이익률 '영향 없음'이라는 응답이 32.9%로 가장 많았고 ‘0~2%포인트 개선’(17.8%)이 뒤를 이었다. 전체적으로 영업이익률이 '개선된다' 42.8%, '감소한다'도 24.3%로, 환율 10% 상승에 따른 영업이익률 개선은 0.5%포인트에 그쳤다.

환율 상승의 수출 개선 효과도 시중의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환율 10% 상승시 수출이 '늘어난다'는 기업이 47.7%, '영향 없다'는 기업도 37.9%로, 수출 개선 폭은 1.0%포인트로 미미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에 대해 한경연은 "최근 한국의 산업구조는 기업들이 다변화된 글로벌 공급망을 갖춘 복잡한 생태계"라며 "환율 상승이 가격경쟁력을 높여 수출증가로 이어진다고 단정할 수 없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이번 조사에서 최근 환율 변동으로 기업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부분을 묻는 문항에는 '원자재 재료비용 부담 증가'라는 응답이 40.1%로 가장 높았다. 이어 '외화환산이익 증가(30.9%)', '경영환경 불확실성 증대(12.5%)', '수출 가격경쟁력 확대(10.5%)' 순으로 나타났다.

급격한 환율 변동에 대해 (+) 효과로 응답한 기업은 41.4%인 반면, (-) 효과로 응답한 기업은 56.5%로 더 많았다. 이러한 결과는 환율 상승이 기업과 경제전반에 미치는 영향이 기대와 다를 수 있음을 시사한다고 한경연은 밝혔다.

또한 응답 기업의 62.5%가 환율 상승에 대해 정부의 외환시장 안정조치가 시급하다고 답했다. 수출관련 금융·보증지원이 필요하다는 응답도 15.8%로 뒤를 이었다. 이에 한경연은 환헤지상품 투자 및 수출단가 조정 등 대비책을 마련한 기업 외에 대비책이 부족한 기업들을 위한 정책이 필요함을 제언했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