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텍사스주 유정. /사진=AP, 뉴시스.
미국 텍사스주 유정.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이미애 기자] 30일(런던-뉴욕시각) 국제 유가가 전날에 이어 또 떨어졌다. 하락폭도 더욱 커졌다. 미국 원유재고가 전문가 예상보다 적게 감소한데다 미-중 무역갈등 여파로 인한 원유 수요둔화 우려까지 겹친 탓이다. 이에 미국증시 에너지 섹터의 주가도 크게 떨어졌다.

CNBC에 따르면 이날 런던ICE 선물거래소에서 사고 팔린 북해산 브렌트유 가격은 배럴당 66.61 달러(한국시각 31일 새벽 5시08분 기준)로 전일 대비 4.10%나 폭락했다. 같은 시각 뉴욕상업거래소에서는 미국서부텍사스산원유(WTI) 가격이 배럴당 56.54 달러로 역시 3.86%나 곤두박질쳤다.

WTI와 브렌트유는 전날 비슷한 시각에도 미-중 무역갈등 악화 등으로 각각 0.39, 0.90% 하락했는데 이날엔 낙폭을 확 키웠다.

앞서 아시아시장에서는 유가가 반등하는 흐름을 보이기도 했다. 미국석유협회(API)가 "5월24일 주간 미국의 석유비축규모가 4억7440만 배럴로 530만 배럴이나 감소했다"고 전한 데 따른 것이다. 그러나 이날 런던-뉴욕시장에서 유가는 다시 곤두박질쳤다. 미국에너지정보청이 집계한 원유재고 감소 폭이 생각보다 작은 것으로 드러난데다 미-중 무역전쟁 격화로 인한 수요전망 까지 악화된 것이 이날 유가를 짓눌렀다.
 
이날 미국 에너지정보청(EIA)에 따르면 지난주 미국의 원유 재고는 전주 대비 고작 28만 배럴 감소하는데 그쳤다. 이는 90만 배럴 감소할 것이라던 전문가들의 예상보다 작은 감소폭이다. 아울러 미국 석유협회가 집계한 530만 배럴 감소보다는 아주 미미한 감소폭이다. 이같은 에너지정보청의 실망스런 발표 내용이 이날 유가를 압박했다.

또한 번스타인이 에너지 관련 보고서에서 "미-중 무역전쟁 격화가 원유시장에 위험성을 가하고 있다"면서 "무역전쟁이 전면전으로 갈 경우 올해 원유수요가 0.7% 증가에 그칠 것"이라고 진단한 것도 유가를 짓누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

유가 추락 속에 이날 미국증시 내 정유주들도 하락했다. 쉐브론이 1.19%, 엑손모빌이 0.26%, BP가 0.58% 각각 하락했다. 미국증시 S&P500 지수군 내 에너지 섹터의 주가는 1.18%나 곤두박질 치며 11개 섹터 중 가장 큰 하락폭을 기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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