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계 "연준 통화정책 방향 확인해야...국내 기업 실적 눈높이 낮아져"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일본의 반도체 소재 수출 규제 등으로 부진한 흐름을 보였던 국내 증시가 이번 주(8~12일)에는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특히 지난주의 경우 글로벌 증시는 비교적 선방하며 국내 증시와 디커플링(탈동조화, 같은 방향으로 움직이지 않는 현상)이 나타났었다.

금주는 글로벌 증시가 주목하는 미국 연준(Fed, 연방준비제도)의 기준금리 인하 여부 결정에 분수령이 되는 한 주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지난 5일(미국시간) 발표된 미국의 비농업 부문 일자리가 시장예상치(16만 건)를 크게 웃도는 22만 건으로 나타나며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이 크게 후퇴한 상황이다. 여기에다 오는 11일(미국시간) 발표 예정인 미국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기준금리 인하 기대감에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수도 있다. 또한 국내 기업들의 2분기 실적 시즌 개막,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 실무회담 등 다양한 이벤트도 대기 중이다.

사진=뉴시스
사진=뉴시스

7일 미국 CNBC와 증권계에 따르면 금주 국내 증시를 엿볼 수도 있는 미국 뉴욕증시는 5일(미국시간) 다우존스 지수(-0.16%), S&P500 지수(-0.18%), 나스닥 지수(-0.10%) 등 3대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시장의 기대치를 크게 뛰어넘은 미국 고용지표 발표로 금리인하 기대감이 줄어든 것이 주요 원인으로 작용했다.

오는 10일(미국시간) 공개되는 6월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의사록과 함께 파월 의장의 상하원 반기 통화정책보고에 더욱 관심이 쏠리는 것도 이 때문이다. 연준의 통화정책 방향을 직접 확인할 수 있는 기회라는 점에서 주요 이벤트로 꼽힌다.

정희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확장국면을 유지 중인 미국 경기흐름을 고려하면 연준이 적극적인 금리인하 시그널을 보내기보다는 다소 신중한 스탠스를 보일 가능성이 높다"고 전했다.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경기와 물가에 대한 위원들의 의중과 '인내심' 문구 삭제 배경, 금리인하 여지 등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한 "파월의 통화정책 관련 발언으로는 금리인하 기대감에 대한 속도조절 차원의 언급이 예상된다"면서 "경기와 물가상황에 따라 유연하게 대처할 것이라는 정도로 발언할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그런가 하면 윤영교 케이프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오는 11일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을 주목해야 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지난 5일 발표된 미국 비농업 부문 고용지표 발표에 이어 소비자 물가상승률이 전월(+1.8%) 대비 소폭 상승할 경우 연 2~3회라는 공격적인 기준금리 인하 전망을 약화시킬 것"이라고 언급했다.

한편 삼성전자와 LG전자가 부진한 2분기 잠정실적 발표로 2분기 기업실적도 주목받을 것으로 보인다. 윤영교 센터장은 "삼성전자의 잠정실적 부진은 국내 증시 상승 여력을 제한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한대훈 SK증권 연구원은 "외국인들은 이달 들어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중심으로 순매수를 나타냈다"면서 "외국인 투자자들이 국내증시를 더 좋게 보고 있다는 반증"이라고 전했다. 특히 반도체 업종의 실적에 대해서는 외국인들의 시각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반도체는 올해 들어 수출이 급감했지만 바닥 확인에 대한 안도감이 작용할 수도 있을 것이라고 그는 덧붙였다.

그런가 하면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현재 주가는 기업들의 감익 리스크를 상당수준 선반영하는 상황인 만큼 최악의 실적쇼크가 아니라면 시장 영향은 일정수준에서 제한될 것"이라고 전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주도주가 부재한 상황에서 종목장세가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소재와 산업재 등 일부 업종의 실적 호전주에 주목해야 할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