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8일 코스피 지수가 기관의 매도 공세로 2%대 하락하며 2060선까지 밀려났다. 일본의 수출규제 확대 및 장기화 전망이 국내 시장에 타격을 줄 것이라는 우려감이 크게 작용했다. 외국인들은 이날 원-달러 환율이 10원이나 장중 급등(원화가치 약세)하는 가운데서도 장 막판 소폭 순매수로 돌아섰지만 지수를 오름세로 돌려놓지는 못했다.

일본의 수출규제 이외에 대기업의 실적악화와 미-중 무역협상에 대한 우려 등도 국내 증시 투자심리 위축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여겨진다. 중국 언론들은 금주 베이징에서 재개되는 미-중 고위급 무역협상 실무회담에서 중국이 '신뢰할 수 없는 기업 명단'을 대미 압박수단으로 활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했다.

삼성전자, SK하이닉스, 현대차, 셀트리온, LG화학 등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종목 대부분이 하락한 가운데 IT를 비롯해 자동차, 건설, 조선, 화장품 등 모든 업종이 약세를 벗어나지 못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삼성전자는 직전거래일 대비 2.74% 하락한 4만4400원, SK하이닉스는 1.46% 내린 6만7400원을 각각 기록했다. 외국인들은 그러나 삼성전자 64만주, SK하이닉스 39만주를 이날 각각 순매수했다. IT 대형주 가운데 LG디스플레이는 수요 우려가 제기되며 4.89% 하락했다. 삼성전기(-3.21%), 삼성SDI(-1.89%) LG이노텍(-3.95%) 등도 내렸다. LG전자는 지난 5일 잠정실적 발표 영향으로 1.52% 하락하며 약세를 이어갔다.

제약주들도 힘을 쓰지 못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가 0.80% 올랐을 뿐 셀트리온(-0.96%)은 약세로 마쳤다. 또 광동제약(-5.61%), 하나제약(-5.41%), 동성제약(-4.82%), 대웅제약(-4.11%), 종근당홀딩스(-2.80%), 한미약품(-2.63%) 등이 줄줄이 미끄러졌다.

경협주들은 미국 측이 "영변 핵 폐기만으로는 남북경협을 추진해선 안된다"고 밝혔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낙폭을 키웠다. 대호에이엘(-13.77%), 신원(-9.96%), 한국내화(-9.80%), SG충방(-9.33%), 한창(-9.30%) 등이 급락했다.

건설주들도 경협주들을 중심으로 하락한 가운데 동부건설(-6.19%), 남광토건(-6.16%), 한미글로벌(-6.07%), HDC현대산업개발(-4.38%), 두산건설(-4.38%), 삼성엔지니어링(-3.20%), GS건설(-2.57%) 등이 약세로 밀려났다.

조선주들도 중국 1, 2위 조선사의 합병 소식에 힘을 쓰지 못했다. 현대미포조선은 3.17% 하락하며 장중 52주 신저가를 기록했다. 삼성중공업(-3.97%), 한진중공업(-3.97%), 대우조선해양(-3.54%), 한국조선해양(-1.69%) 등도 내렸다.

화장품주들도 부진했다. 제이준코스메틱(-5.81%), 토니모리(-4.20%), 아모레퍼시픽(-4.14%), 한국화장품(-3.43%) 등이 줄줄이 하락했다. LG생활건강은 휴젤의 인수 부인 소식이 전해진 가운데 1.39% 내렸다.

개별종목 중에서는 모나미(28.23%), 신성통상(18.75%), 하이트진로홀딩스(12.02%) 등 이른바 애국관련주들이 급등했다.

그룹주 중에서는 하이트진로가 그나마 선방하는 모습이었다. 코오롱그룹 계열사들은 코오롱생명과학(-13.89%, 코스닥)의 영향으로 코오롱(-8.33%), 코오롱글로벌(-6.13%) 등이 급락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이 대부분 하락한 가운데 현대차(-2.12%), LG화학(-2.68%), 현대모비스(-0.86%), POSCO(-1.62%), SK텔레콤(-0.76%), 신한지주(-1.69%) 등이 약세로 마쳤다.

코스피 지수는 직전거래일 보다 46.42포인트(2.20%) 내린 2064.17을 기록했다. 개인과 외국인이 438억원과 102억원을 각각 순매수한 반면 기관이 550억원을 순매도했다. 거래량은 5억776억원, 거래대금은 4조2757억원으로 집계됐다. 상한가 1종목 포함 44종목이 올랐고 839종목이 내렸다. 13종목은 보합이었다.

한편 코스닥 지수는 직전거래일 대비 25.45포인트(3.67%) 하락한 668.72로 마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