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월 연준 의장 연일 금리인하 시사했지만 美 CPI 호조, 주요 기관의 과도한 금리인하 기대 경계 등으로 환율 움직임 제한

[초이스경제 최원석 기자] 11일(미국시각) 뉴욕외환시장에서 전일 급락했던 달러가치가 반등했다. 아울러 달러 대비 유로가치 변동폭 및 엔-달러 환율 변동폭도 확 작아졌다. 파월 연준 의장이 이틀 연속 금리인하를 강하게 시사했지만 미국의 6월 소비자물가지수가 호전되고 일각에서 금리인하에 대한 과도한 기대를 경계하는 흐름이 나타난데 따른 것이다. 

블룸버그 집계에 따르면 이날 미국 동부시각 오후 4시10분 기준 미국 달러 대비 유로의 가치는 0.04% 절상되는데 그쳤다. 전일 비슷한 시간에는 달러 대비 유로의 가치가 0.4% 이상 절상됐는데 이날엔 상승폭이 크게 작아졌다.

이날 같은 시각 달러 대비 파운드의 가치도 1.2523 달러로 0.17% 상승에 머물렀다. 전일 비슷한 시간에는 달러 대비 파운드의 가치가 0.3% 이상 절상됐는데 파운드 역시 이날엔 절상폭을 줄였다. 

이날 같은 시각 엔-달러 환율은 108.45엔으로 고작 0.01% 떨어졌다. 전일 비슷한 시각엔 0.4% 정도 하락했는데 이날엔 낙폭이 크게 작아졌다. 엔-달러 환율이 내렸다는 건 달러 대비 엔화의 가치가 절상됐다는 의미다.

그런가 하면 이날 주요 6개국 통화대비 미국 달러화의 가치 수준을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도 97.13으로 0.03% 상승했다. 전일에는 달러인덱스가 0.39%나 하락했는데 이날엔 소폭이지만 반등했다.

전일 파월 의장은 하원 금융서비스위원회에 출석해 "경제 전반에 불확실성이 존재한다"면서 7월 금리인하를 시사했다. 파월은 이날에도 상원 청문회에 출석해 "미국 경제의 좋은 흐름을 유지하기 위해 정책도구를 활용할 것"이라며 금리인하 의지를 재확인했다.

하지만 파월의 연일 금리인하 의지 표명에도 달러는 추락을 멈추면서 반등했고 달러 대비 엔화, 유로화의 절상폭도 확 작아져 눈길을 끌었다.

향후 미국의 기준금리가 인하되더라도 경우에 따라 그 폭이 작아지거나 금리인하 횟수가 줄어들 수 있다는 지표 및 시장 분석이 등장한데 따른 것이다.

이날 미국에서는 6월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발표됐는데 전월 대비 0.1% 상승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같은 지표는 시장 예상치(0.0% 상승 전망)를 웃도는 것으로 향후 금리인하 폭이나 횟수를 제한하는 역할을 할 수 있다는 분석을 낳았다. 게다가 이날 홍콩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는 "향후 미-중 무역협상이 잘 진행될 경우 금리인하 기대감이 낮아질 수 있다"고 전하기도 했다. 다시 말해 미-중 무역협상이 부진할 경우 미국에선 향후 3회에 걸쳐 0.75%의 금리인하가 이뤄질 가능성이 있지만 무역협상이 잘 풀릴 경우 금리인하 횟수가 줄고 인하 폭도 0.25~0.50%에 머물 가능성이 있다는 것이다. 게다가 UBS 등 주요 투자기관들은 "금리인하 기대감이 그간 시장에 충분히 반영된 측면이 있다"면서 "최근 시장에서 나타나는 금리인하 기대감이 과도한 측면이 있다"고 진단했다. 이런 요인들이 이날 파월 발언의 영향력을 떨어뜨리면서 주요국 환율 움직임을 제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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