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제성장률 전망 큰 폭 하향하면서 금리인하 늦추기 곤란

한국은행의 18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모습. /사진=뉴시스.
한국은행의 18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 모습.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만약 다른 나라와 무력을 동원한 충돌에 돌입하면 원칙적으로 금리를 올리는 것이 맞다. 이것은 이성태 전 한국은행 총재가 부총재보 시절 한 얘기다. 전쟁에 돌입하면 자원을 아껴야하니 경제적으로 긴축정책을 해야 한다.

그러나 무력충돌이 아닌 경제전쟁은 상황이 다르다. 이때는 타국의 영토나 군사력이 목표가 아니라 기업 활동을 저해시키려는 것이다.

경제외적 충격을 상쇄시켜주기 위해 금리를 내리게 된다. 한국은행의 18일 금리인하가 이런 경우다.

일본이 한국에 무역보복을 하기 전부터 저성장탈피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의 통화정책 편향(bias) 변경에 따라 한국은행도 금리를 내려야 한다는 얘기는 금융시장에서 여러번 제기돼 왔다.

다만 시장의 예상보다 다소 이른 점은 있다. 이번엔 인하를 강하게 시사한 후 오는 8월30일 금융통화위원회 회의에서 내릴 것이란 전망이 강했었다.

한은은 이보다 다소 빨리 금리를 내림으로써 실물경제 지원 효과를 최대화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이날 한은은 금융시장이 주목해야 할 또 다른 발표도 했다. 하반기 경제전망이다.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을 앞선 2.5%에서 2.2%로 낮췄다. 예상보다 빠른 금리인하는 성장률 전망 하향으로 설명이 되고 있다.

한국은행의 경제성장률 전망은 금통위 의결을 통해 발표되는 점에서 다른 보도자료들과 성격이 다르다.

오전 금통위원들이 이같은 전망을 의결하면서, 금리를 그대로 놔두기는 어려운 일이었다. 한국은행의 경제전망은 1년에 두 차례 이뤄진다. 금통위 의결을 거쳐야 하기 때문에 두 번 모두 금통위가 기준금리를 결정하는 날 발표된다.

한은이 전망을 하향하는 건 이미 예상됐지만, 하향 폭이 상당히 컸다.

한국은행은 "내년에는 민간부문의 부진이 완화되면서 금년에 비해 성장흐름이 나아질 것으로 예상"된다면서도 "향후 성장경로의 불확실성은 높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한은은 이날의 금리인하로 지난 3월의 '마이너스 성장' 충격에 따른 통화정책 변경 요구를 일단 한 차례 수용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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