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계 "화이트 리스트 제외 땐 파장 예상...국내외 기업 실적 발표 챙겨봐야"

[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이달 말 미국의 금리인하가 기정사실화된 가운데 미국 대형 IT와 국내 기업들의 실적발표가 몰린 이번 주(22~26일)에는 국내 증시가 어떤 모습을 보일지 주목된다.

21일 미국 CNBC 등 외신과 증권계에 따르면 금주 국내 증시를 미리 엿볼 수도 있는 뉴욕증시는 19일(미국시간) 다우존스 지수(-0.25%), S&P500 지수(-0.62%), 나스닥 지수(-0.74%) 등 3대지수가 모두 하락했다. 최근의 지수 상승에 따른 차익매물, 미-중 무역협상 우려 지속 등이 악재로 작용한 것으로 보인다.

금주 국내 증시를 움직일 변수로는 우선 국내외 기업들의 실적 발표가 꼽힌다. 미국은 아마존, 알파벳(구글의 모기업), 인텔, 보잉, 캐터필라 등의 대형주가 성적표를 내놓을 것으로 보이며 국내 기업 중 현대차, 삼성SDI, SK하이닉스, SK이노베이션, 삼성전기, LG화학, POSCO 등이 실적을 발표할 예정이다.

증권사 직원이 주가를 살피고 있다. /사진=뉴시스
증권사 직원이 주가를 살피고 있다. /사진=뉴시스

염동찬 이베스트증권 연구원은 "미국 기업들의 순이익이 역성장할 것으로 우려되지만 최근 미국 금융주처럼 일부 기업의 실적이 호전된 모습을 보일 것인지 확인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그는 이어 "미국의 경우 연간 실적 하향 조정이 이어지고 있는데, 2분기를 기점으로 하향 조정 둔화여부를 확인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서상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 기업들 보다는 알파벳 등 미국 대형 기술주들의 실적 발표를 지켜봐야 한다"면서 "미국 기업의 실적이 크게 개선되지 않는 것으로 나타난다면 증시에 오히려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특히 금주에는 한-일 무역분쟁과 관련한 주요 변수들이 대기 중이다. 오는 21일 일본 참의원 선거, 24일 한국의 화이트 리스트 제외관련 의견 수렴 등을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앞서 지난 19일(미국시간)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은 "두 정상이 모두 원한다면 한일 간에 개입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에 따라 볼턴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금주에 한국과 일본을 연쇄 방문할 가능성도 있어 한-일 무역분쟁에 대한 조율도 주목된다.

김용구 하나금융투자 연구원은 "21일 일본 참의원 선거의 경우 참의원 선거 최대쟁점이 한국 수출규제가 아닌 연금제도 개혁과 집권여당 과반확보 여부 등에 맞춰져 있기 때문에 이번 선거만으로는 한일관계에서 모종의 상황변화를 꾀하긴 무리"라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반도체 수출 회복이 전제되기 전까진 증시 반등의 추세화를 자신하기는 어려운 부분이 있다"면서 "반도체 수요회복과 실적 모멘텀 바닥반등 시점은 3분기 이후가 유력하다"고 전했다.

그런가 하면 김병연 NH투자증권 연구원은 "24일 화이트 리스트 의견 수렴을 통해 일본은 기존 반도체 소재 수출규제 이외에도 반도체 부품, 수소차, 기계업종 소재 등을 추가하거나 한국을 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할 수도 있다"고 언급했다.

한국이 화이트 리스트에서 제외될 경우 한국 제조업의 일시적 생산차질, 수출품의 납기 지연, 단가 상승 등이 우려된다고 그는 설명했다. 다만 상대적으로 실적이 양호한 자동차, 2차전지, 통신장비 등과 반도체 부품업종에 대한 기대감은 지속될 것으로 전망했다.

한편 금주에는 미국의 2분기 GDP 성장률이 발표될 것으로 보인다. 정희성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성장률은 연율 2.1%로 시장 예상치를 웃돌 것"이라며 "지속된 고용호조로 소비심리가 개선되고 모기지 금리 하락과 금융시장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된다"고 전했다. 다만 대내외 여건 악화로 설비투자와 주택투자가 부진해 1분기 대비 성장률은 크게 둔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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