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운드 가치, 2017년 이후 최저 수준으로 절하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는 자국 우선주의를 내세우는 비슷한 성향을 갖고 있다. 두 사람 간의 우호도 각별하다. 트럼프 대통령은 존슨 총리 취임 전부터 그에 대한 기대를 드러내왔다.

국제 외환시장에서는 둘 가운데 한 사람은 전혀 의도하지 않은 경쟁(?)이 펼쳐지고 있다. 자국 통화가치 떨어뜨리기다.

트럼프 대통령은 미국 연방준비제도(Fed) 이사회가 금리를 충분히 내리지 않고 있다는 불평을 지속하고 있다. 그는 29일(미국시간) 트위터를 통해 30~31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갖는 Fed에게 0.25%포인트 금리인하만으로는 만족하지 못할 것이라고 압박했다.

금리인하는 해당통화 가치 절하를 가져온다. 이 뿐만 아니다. 트럼프 대통령은 한때 외환시장 개입의사도 갖고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자국통화가치를 절하시키면 그 나라 수출상품의 가격경쟁력이 높아진다.

미국은 다른 나라들이 이런 의도로 외환시장에 개입하는 것을 경계하고 있다. 미국 재무부는 한국 중국 일본 독일 등을 관찰대상국으로 분류하면서 외환정책을 감시하고 있다.

달러가치 절하를 시도하면서 동시에 다른 나라는 이런 조치를 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는 것이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사진=AP, 뉴시스.
보리스 존슨 영국 총리. /사진=AP, 뉴시스.

트럼프 대통령이 이렇게 다방면으로 나서고 있는 달러가치 절하노력은 영국 파운드에 대해서는 존슨 총리의 단 한 방에 무너지고 있다. '노딜 브렉시트'다. 영국이 유럽연합(EU)과 아무 합의 없이 EU를 탈퇴하게 되는 것을 의미한다.

존슨 총리가 파운드가치에 대해 어떤 생각을 갖고 있는지는 뚜렷이 알려진 게 없다. 그러나 그는 파운드가치에 절대적 영향을 주는 브렉시트에 대해 점점 더 분명한 의도를 드러내고 있다. 노딜 브렉시트를 굳이 회피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BBC는 ING 전문가 인터뷰를 통해 "주말 현 정부의 입장이 분명해지면서 파운드가치가 절하됐다"고 전했다.

BBC는 파운드가치가 1.1% 떨어져 달러에 대해서는 1.2242 달러, 유로대비 파운드환율은 1.1004 파운드로 낮아졌다고 보도했다.

BBC는 파운드가치가 2017년 1월 1.2049 달러를 기록한 이후 최저수준이라고 전했다.

브렉시트는 국제 외환시장에 미치는 영향이 '천지개벽'급이다. 2016년 6월23일 영국 국민투표에서 브렉시트가 결정된 직후 달러, 유로, 파운드, 엔화 등 주요환율은 마치 미분불가능한 곡선과 같은 형태로 급등락을 보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파운드가치가 급격히 절하되고 있지만, 비교적 관심 밖 통화라는 점이 다행으로 여길 형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유로가치 절하에 대해 불평을 해도 파운드와 영국의 수출에 대해 언급한 것은 별로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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