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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가 예고한 알파메일 시대 중앙은행
ECB가 예고한 알파메일 시대 중앙은행
  • 장경순 기자
  • 승인 2019.09.13 12: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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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CB 예상보다 큰 부양조치... 다른 중앙은행들도 부양 동참 전망
ECB 구관 앞 조형물. /사진=AP, 뉴시스
ECB 구관 앞 조형물. /사진=AP, 뉴시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유럽중앙은행(ECB)이 이미 마이너스인 금리를 더욱 낮췄다. ECB는 12일(현지시간) 유로존 은행들이 ECB에 예치하는 예금에 대해 부과하는 금리를 마이너스 0.5%로 0.1%포인트 인하했다. ECB는 또 오는 11월부터 매월 200억 유로규모의 채권을 매입하는 양적완화를 다시 시작한다고 발표했다. 이와 함께 ECB는 금리가 보다 더 장기간 낮은 수준을 유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예상보다 큰 ECB의 부양조치는 미국주가 상승에도 일조했다. 다우존스는 이날 2만7182.45 로 0.17% 올랐고 나스닥은 8194.47로 0.3% 상승했다. S&P500은 3009.57로 0.29% 상승했다.

이번 ECB의 부양조치는 미국 연방준비(Fed)제도 이사회 등 주요 중앙은행들의 비슷한 정책으로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현재 국제금융시장에서는 경기침체를 예방하기 위한 중앙은행들의 적극적인 통화정책이 이뤄지고 있다. 이런 행보는 해당국가의 통치자가 '우두머리 수컷(alpha male)'과 같은 강한 통치력을 행사하는 것과도 관련이 있다.

Fed는 지난해까지 줄곧 금리를 낮춰왔지만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지속적인 압력 끝에 올해는 통화정책 방향이 정반대로 바뀌었다. 지난 7월 금리를 내린데 이어 오는 18일 회의에서도 금리인하가 유력하다.

Fed의 올해 통화정책 전환은 Fed 스스로의 판단도 포함돼 있다는 점에서는 '자의반 타의반'에 해당한다.

그러나 Fed가 그러한 판단을 내린 최대 요인이 트럼프 대통령이 주도하는 중국과의 무역 갈등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중국과 협상을 하는 마당에 Fed의 통화정책도 자신의 입장을 유리하게 해줘야 한다고 촉구하고 있다. Fed가 스스로 판단에 의해 금리를 내리게 된 배경도 트럼프 대통령으로부터 출발했다.

일본의 최장 총리재임이 예정돼 있는 아베 신조 총리는 2012년 재집권할 때부터 이른바 '아베노믹스'를 내세우면서 양적완화와 마이너스 금리를 비롯한 공격적 통화정책들을 구사하고 있다. 그가 2013년 임명한 구로다 하루히코 일본은행 총재는 철저하게 아베노믹스를 뒷받침하고 있다.

터키의 레제프 타이이프 에르도안 대통령 역시 현재 주요한 '알파 메일'형 통치자의 하나다. 터키는 주요 금융국가로 분류되지는 않지만, 에르도안 대통령이 지난 7월 금리인하를 거부한 중앙은행 총재를 해임하면서 터키리라가치가 폭락하는 일이 벌어졌다.

ECB가 담당하는 유로존은 여러 유럽 국가들의 경제연합체로 단일국가와는 성격이 다르다. 유로존 국가 가운데 경제규모가 가장 큰 독일이 최대주주에 해당하는 정도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트럼프 대통령이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과 같은 알파메일 지도자들과는 성향이 다르다.

그러나 2005년부터 집권하고 있는 그는 2021년 퇴임을 발표한 상태다. 그가 물러나고 나면 독일뿐만 아니라 유럽공동체의 정치에 큰 변화가 예상된다. ECB의 통화정책도 정치기상의 영향권을 벗어나기 어렵다.

중앙은행의 통화정책은 정치로부터 독립돼야 한다는 원칙이 크게 흔들리는 알파메일의 시대다.

가장 대표적 중앙은행인 Fed의 독립성이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다. 지금까지 중앙은행을 분석해온 관점과 접근방법들도 흔들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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