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성원 의원 "5년간 34명 재취업, '금피아' 여전…취업심사 강화해야"

금융감독원. /사진=뉴시스
금융감독원.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임민희 기자] 금융감독원 퇴직간부 10명 중 6명이 금융 관련기관에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3년 이내의 퇴직자들도 금융사 임원으로 재취업하고 있어 '금피아(금감원+마피아)' 비판이 제기되는 상황이다.

25일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김성원 자유한국당 의원(경기 동두천‧연천)이 금융감독원에서 제출받은 '금감원 4급 이상 퇴직자 재취업 현황' 자료에 따르면, 최근 5년 동안 재취업한 58명의 금감원 퇴직임직원 중 34명이 취업제한기관인 금융권 등에 재취업한 것으로 드러났다.

현행 공직자윤리법은 4급 이상인 금감원 간부가 퇴직할 경우, 퇴직일로부터 3년 동안은 원칙적으로 금융회사에 재취업할 수 없다. 이는 재취업을 목적으로 특정업체에 특혜를 주는 등의 부정한 유착고리를 사전에 차단하고, 금융회사에 취업한 후 금감원에 부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가능성을 막기 위함이다.

하지만 금감원의 재취업 자료를 분석한 결과 최근 5년간 금감원 퇴직 후 공직자윤리위원회의 취업심사를 받은 58명 중 50명은 업무 연관성 없다는 이유로 '취업 가능' 판정을 받았고, 8명은 공직자윤리위원회가 업무 연관성은 있으나 영향력 행사 가능성이 적다고 판단해 '취업승인'을 받아 재취업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공직자윤리위원회 심사를 받은 재취업자 58명 중 60%에 달하는 34명이 은행·저축은행, 증권사‧투자사 등 금융회사 및 금융유관기관에 임원으로 재취업했다.

2014년 금감원의 금융교육국 2급 출신 퇴직간부는 교보증권 본부장으로 재취업했고, 임원실 임원 출신 퇴직간부는 서울보증보험 대표이사로, 2017년 여신전문검사실 3급으로 퇴직한 간부는 OK저축은행 상무로, 지난해 금융혁신국에서 2급으로 퇴직한 간부는 전북은행 상임감사위원으로 재취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나머지 퇴직간부 중에서는 롯데케미칼 사외이사, 두산인프라코어 고문, 한화종합화학 전무 등 대기업 임원으로 재취업하는 경우도 있었다. 소속부서별로 재취업 현황을 보면 임원실(10명), 금융교육국(9명), 인적자원개발실(5명)순이었다.

김성원 의원은 "금감원 퇴직간부가 감독·검사 분야에 대한 높은 전문성을 활용해 재취업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안되지만, 금감원 퇴직자가 금융사 곳곳에서 임원으로 활동할 경우 감독당국과 금융회사의 유착 우려가 커질 수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금피아 논란이 되풀이되지 않기 위해 방만한 조직운영을 개선하는 자구 노력과 함께 철저하고 엄격한 내부 심사제도가 마련돼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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