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의 최근 경제지표는 부진하다. 소매판매지표는 지난해 11월부터 연속해서 시장 참여자들을 실망시키고 있다. 그간 미국 경제를 이끌어온 주택지표도 신통치 않다. 지난해 4분기 GDP(국내총생산) 수정치 또한 기존 전망치 3.2%를 크게 밑도는 2.3~2.5% 수준으로 떨어질 것으로 예견되고 있다.

그러나 미국인들에게 경기 회복자신감을 확신케 하는 확고부동한 하나의 흐름이 있어 주목된다. 바로 M&A(기업인수합병) 붐이다. M&A는 경기가 꺼져갈 때는 잘 이뤄지지 않는다. 인수 비용을 뽑아낼지 의문이 생기기 때문이다. 반대로 경기 전망이 밝을수록 대형 M&A도 척척 성사된다. 아무리 많은 돈을 주고 인수하더라도 리스크를 감내할 자신이 있다는 판단이 들 때 대형 M&A도 성사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런 M&A가 왕성할 때 주가도 오르기 마련이다. M&A가 봇물을 이룬다는 것은 경기에 대한 자신감의 표출일 뿐 더러 주가 상승 재료 또한 많이 쏟아지는 까닭이다.

그런데 바로 지금 미국이 이런 상황을 맞고 있어 눈길을 끈다. 최근 대형 M&A가 속속 성사되자 증권시장이 신바람을 타고 있다.

24일(미국시각) 뉴욕증시도 그랬다. 이날 미국 경제지표는 부진했다. 2월 서비스업 PMI(구매관리자지수)가 전월보다 하락한 것으로 발표됐고 금요일 발표될 4분기 GDP 성장률도 떨어질 것으로 전망됐다.

하지만 이날 주가는 견고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뉴욕 3대지수가 나란히 껑충 뛰었다. 또한 이를 두고 시장에선 최근 미국 시장에서 불고 있는 M&A바람이 이날 주가를 강하게 끌어올렸다고 보고 있다.

실제로 뉴욕증시 M&A전문가인 피터 와인버그는 “최근 M&A가 활성화 되고 있는 것은 기업들이 리스크를 감내할 자신이 있다는 판단을 하기 때문”이라며 “뛰어난 경영자라면 향후 4~6년 앞을 내다볼 수 있는 능력을 가져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러면서 “최근 페이스북이 왓츠앱을 인수한 것이나 타임워너가 컴캐스트를 인수한 것 등 대형 M&A가 속속 이뤄지다 보니 이것이 주식시장에 새로운 동력을 안겨주고 있다”고 덧붙였다.

그 뿐 아니다. 바클레이즈 대표와 JP모건 대표 등 유명 투자회사 CEO들도 “최근 M&A열풍 등을 감안할 때 Bull 마켓, 즉 상승장은 끝나지 않았다”고 진단했다.

실제로 월가에 따르면 작년 1년 동안 미국 증시에선 M&A 성사 규모가 무려 1조원을 돌파했다. 천문학적인 숫자다. 이는 이미 지난해부터 기업들은 미국 경제의 미래에 대해 낙관하고 있었다는 증거다. 최근 M&A바람을 타고 미국 등 글로벌 증시가 어떤 또 다른 동력을 창출해 낼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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