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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벌 건설사들, 민간참여형 공공주택사업 독식"
"재벌 건설사들, 민간참여형 공공주택사업 독식"
  • 임민희 기자
  • 승인 2019.11.11 14:5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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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실련 "상위 5개사, 27개 단지 중 75% 수주"
평당 214만원 건축비 거품으로 1.5조 이익 챙겨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서울 아파트 단지 모습.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임민희 기자] 재벌 건설사들이 민간참여형 공동주택사업을 독식하며 막대한 수익을 거둬들이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이하 경실련)은 11일 "민간참여형 공공주택 사업현황을 분석한 결과 소수 재벌건설사들이 밀실 심사로 전체 사업의 75%를 수주했고, 평당 214만원 건축비 거품으로 1조 5000억원의 특혜를 받았다"고 지적했다.

정동영 민주평화당 의원이 한국토지주택공사(LH)로부터 제출받은 국정감사 자료에 따르면, 분양을 완료한 민간참여형 공동주택은 총 27개 단지다. 이중 15개 단지는 시공능력평가 5위권의 대형업체가 독점 수주했다. 대림산업, GS건설, 대우건설, 현대건설 등 대형사가 단독 혹은 컨소시엄을 구성해 15건, 총 사업비(6조 2580억원)의 75%(4조 6600억원)를 가져간 것으로 나타났다.

민간참여형 공공주택사업은 민자사업과 유사한 방식이다. LH 등 공공기관이 공공택지를 제공해 민간업자(건설사)와 공동분양하고, 건설업자가 아파트 건설공사를 맡아 분양 이득을 챙기는 구조다.

27개 단지 사업현황을 보면 재벌건설사 혹은 대형·중견 건설사가 서로 짝을 이뤄 대다수의 사업을 가져갔다. 대우건설·대림산업 컨소시엄은 인천서창2 5블록, 평택소사벌 B1블록, 세종 2-1 M5블록 등을 수주했고, GS건설·현대건설 컨소시엄은 논산내동2 C1블록, 김해율하2 B1블록을 수주했다. 공사규모가 가장 큰 수원고등 A1블록은 대우건설·GS건설·금호산업·태영건설 등 4개 건설사가 컨소시엄을 짰다. 이밖에도 한신공영·금성백조주택, 금호산업·신동아건설, 코오롱글로벌·동부건설 등 중견업체간 컨소시엄을 구성해 세종시 민감참여형 공동주택 사업을 따냈다.

특히 건설사가 LH에 제출한 건축비는 실제 분양가와는 20% 가까이 차이가 났다는 지적도 나왔다. 경실련에 따르면 건설사가 LH에 제출한 평당 건축비는 27개 단지 평균 538만원이다. 하지만 입주자모집공고에 기재한 평당 건축비는 664만원으로 평당 126만원 차이가 나고, 24평 기준으로 건축비만 3000만원 부풀려졌다.

27개 단지의 총 공사비는 3조 8000억원이지만, 건설사가 입주자모집공고에 공개한 건축비는 총 4조 6800억원이다. 1개 단지 평균으로 따지면 320억원 가량 차이가 난다. 그간 경실련이 확보한 LH와 서울주택도시공사(SH)의 공사비 내역서를 토대로한 적정 건축비는 평당 450만원으로, 이를 민간참여형 공동주택 분양 건축비 664만원과 비교하면 건축비 거품은 평당 214만원이다.

27개 사업의 총 건축비 차액은 1조 5620억원으로 추정했다. 1개 단지 평균으로 578억원이다. 특히 세종행정중심복합도시4-2 L3블록에 지어진 하늘채센트레빌은 분양 건축비가 평당 812만원으로 가장 높아 건축비 차액만 688억원에 이른다는 게 경실련의 설명이다.

자료=경실련 제공
자료=경실련 제공

경실련은 최근 과천지식정보타운 택지개발사업의 공동 시행자인 대우건설 컨소시엄(대우건설·금호산업·태영건설)이 S6블록에 대해 과천시 분양가심사위원회가 책정한 평당 2205만원 분양가 재심의를 요청한데 대해서도 문제를 제기했다. 앞서 대우건설 컨소시엄은 LH공사가 단독 추진했던 과천지식정보타운택지개발에 2016년 공동시행자 자격으로 참여했고, 1400세대 임대주택을 지어 정부에 매각하는 대신 S4·5·6블록을 우선 공급받은 바 있다. 현재 건설사 측은 분양가가 턱없이 낮아 막대한 손실이 불가피하다는 입장이다.

이에 대해 경실련은 "분양가심사위원회가 책정한 2205만원 중 토지비를 제외한 공사비는 약 1000만원 수준인데, 과천지식정보타운 S8블록에서 다른 건설사들이 LH공사와 계약한 공사비는 평당 508만원으로 대우건설 컨소시엄 건축비의 절반에 불과하다"면서 "해당 건설사는 공동시행자로 선정돼 노른자 위 땅 3개 블록을 우선공급 받는 엄청난 특혜를 받았음에도, 막대한 손실을 운운하며 시민에게 바가지 분양가를 씌우려 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아울러 경실련은 민간참여형 공공주택사업의 문제점으로 4대강 건설업자 선정방식인 턴키(설계시공일괄입찰)방식과 유사하다는 점을 꼽았다. LH공사 평가기준을 보면 사업자선정의 가장 중요한 요소인 가격비중은 20%에 불과한 반면 사회적 가치, 디자인혁신, 기본성능강화 등 계량과 확인이 불가능한 분야가 65%를 차지한다. 때문에 건설사는 가격경쟁을 피하기 위해 가격을 담합할 가능성이 농후하며, 건설사마다 경험과 수준이 비슷한 상황에서 사실상 평가위원들에 대한 로비가 사업자 선정을 좌지우지할 수 있는 구조라는 것이다.

경실련은 "건설사들은 계약금 10%, 중도금 60% 등 소비자가 공사 중에 토지비용(LH공사가 투자해 조성 완료)이 포함된 분양가격의 70%를 납부하기 때문에 실제 돈 한 푼 없이 사업을 진행하고 이익을 챙길 수 있다"며 "이처럼 재벌대기업에 막대한 이윤을 안겨주고, 시민에게는 분양가 거품만 떠넘기는 LH공사의 민간참여형 공동주택사업은 중단돼야 한다"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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