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이영란 기자] 29일 '홍콩인권법' 이슈가 한국증시를 덮쳤다. 코스피 지수는 외국인과 기관의 매도 공세로 이틀째 하락하며 2080선까지 밀려났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홍콩인권법에 서명한 이후 미-중 무역협상 불확실성이 커질 것이라는 우려가 투자심리에 영향을 미쳤다. 외국인들은 17거래일째 '셀 코리아'를 외치면서 이날에만 4500억원어치가 넘는 물량을 내던졌다.

지난달 국내 생산과 소매판매, 설비투자 등 3대 지표가 모두 부진했다는 소식도 코스피 지수 약세를 부추겼다. 이날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지준금리를 동결했지만 시장이 예상한 터여서 충격은 크지 않았다. 시가총액 상위 40위권 내 종목들이 한국전력을 제외하고 일제히 하락했다. 업종별로도 반도체를 비롯해 IT, 제약, 자동차, 조선, 항공, 철강, 은행주 등 거의 모든 업종이 약세로 마감했다.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전날보다 1.95% 하락한 5만300원, SK하이닉스는 2.29% 떨어진 8만900원을 각각 기록했다. IT 대형주 중 LG전자가 1.55% 내렸고 LG디스플레이(-0.34%), 삼성SDI(-0.86%), 삼성전기(-0.89%), LG이노텍(-2.40%) 등이 하락했다.

제약바이오주 가운데 삼성바이오로직스(-1.38%)와 셀트리온(-2.52%)도 약세로 마쳤다. 한미약품(-4.05%), 한미사이언스(-2.87%), 동성제약(-2.79%), 대웅제약(-2.57%), 광동제약(-2.01%), JW중외제약(-1.92%), 종근당(-0.86%) 등도 미끄러졌다. 반면 한올바이오파마(1.80%), 종근당바이오(1.35%) 등은 올랐다.

화장품주는 선방했다. 중국 외교부장의 내달 방한 소식이 관련 종목들에 훈풍을 불어넣었다. 한국화장품이 상한가로 치솟았고 한국화장품제조(21.38%), 토니모리(12.26%), 제이준코스메틱(6.21%) 등이 급등했다. 에이블씨엔씨(3.34%), 잇츠한불(2.22%), 코스맥스(1.76%) 등도 동반 상승했다. 화장품주로 꼽히는 신세계인터내셔날도 2.41% 오름세였다. LG생활건강(-1.94%), 아모레퍼시픽(-1.31%) 등은 하락했다.

조선주들은 대체로 부진했다. 한국조선해양이 1.64% 하락한 것을 비롯해 한진중공업(-2.18%), 대우조선해양(-1.64%), 삼성중공업(-1.14%) 등이 내렸다. 반면 현대미포조선은 1.12% 올랐다.

건설주 중에서는 HDC현대산업개발(-3.66%)을 비롯해 금호산업(-3.54%), 대림산업(-2.39%), 대우건설(-2.41%), GS건설(-1.80%) 등이 약세를 이어갔다.

항공주 가운데 에어부산(-2.98%), 아시아나항공(-2.56%), 제주항공(-1.38%), 한진칼(-0.83%) 등이 하락했다.

개별종목 중 방어주로 꼽히는 한국전력은 전력요금 인상 기대감이 더해지며 1.45% 상승했다. 코오롱머티리얼(6.71%), 락앤락(4.80%) 등이 올랐다. 반면 이월드(-20.00%), 삼성출판사(-11.85%), 금호전기(-11.53%) 등이 급락했다.

시가총액 상위종목들이 대부분 하락한 가운데 현대차(-2.42%), 현대모비스(_2.39%), LG화학(-0.81%), 신한지주(-2.13%), POSCO(-0.86%), SK텔레콤(-0.20%) 등이 약세로 마쳤다.

코스피 지수는 전일 대비 30.64포인트(1.45%) 하락한 2087.96으로 마감했다. 외국인이 4514억원어치를 팔아치우며 지수 약세를 부추겼다. 기관들은 477억원 순매도했다. 개인이 4439억원을 사들였지만 지수 흐름을 되돌리기엔 역부족이었다. 업종별로는 전기가스(0.77%), 섬유의복(0.01%)만이 강세였고 나머지 업종은 모두 약세였다. 거래량은 4억2230만주, 거래대금은 4조9269억원으로 집계됐다. 상한가 1종목 포함 212종목이 올랐고 하한가 1종목 포함 629종목이 내렸다. 66종목은 보합이었다.

한편 코스닥 지수는 전날보다 7.19포인트(1.12%) 떨어진 632.99를 기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