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위안화. /사진=뉴시스.
중국 위안화. /사진=뉴시스.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원화환율이 1190원을 넘고 엔화환율은 108엔대로 떨어졌는데 블룸버그 집계에서 위안화환율은 계속 6.9109 위안에 멈춰 있었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확산으로 전 세계 금융시장의 불안감이 증폭돼 원화와 같은 신흥국통화가치는 절하되고 안전통화인 엔화가 절상되는데 위기 근원지인 중국의 위안화만 꿈쩍 안 한 것은 무사태평해서가 아니다. 중국의 설인 춘제 연휴로 휴장이 지속됐기 때문이다. 주요 위안화 거래가 이뤄지는 중국시장이 휴장해 이 기간 환율이 집계되지 않은 것이다.

중국의 연휴가 끝나고 첫 거래가 이뤄진 3일 오후 2시21분(한국시간) 현재 미국달러 대비 위안화환율은 7.0133 위안으로 집계됐다. 연휴전보다 1.48%나 폭등했다.

미국과 중국의 1단계 무역합의 서명 이후 한동안 6 위안 대를 달릴 것 같던 위안화였지만 일거에 7 위안 선이 무너졌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중국에 관세 공격을 감행하고 환율조작국으로 지정할 때도 이같은 급격한 절하는 볼 수 없었다.

연휴동안 쌓이고 쌓인 위안투매 에너지가 일시에 분출된 결과다. 같은 시간 상하이종합지수의 연휴 전 대비 하락폭은 7.89%에 달하고 있다.

한국과 일본 등 아시아 금융시장에 그나마 다행인 것은 이같은 상황이 중국의 연휴가 끝나기 전에 이미 예상이 돼서 그동안 지속적으로 충격을 분산해 받아왔다는 점이다. 그로 인해 이들 국가의 시장 충격은 중국만큼 거세지는 않다.

원화가치의 3일 오후 절하 폭은 전주말 대비 0.2% 정도에 머물고 있다. 안전통화인 엔화는 투자 불안 때 선호도가 높아지는 데 오히려 소폭 절하됐다. 주말 뉴욕시장에서의 강세에 대한 조정을 받은 것이다.

중국 금융시장의 이날 충격은 먼저 연휴를 마친 다른 아시아 시장들을 통해 상당부분 예견할 수 있던 것이다.

관건은 이날의 중국 주가급락과 위안화가치 추락으로 바닥을 확인하느냐다. 4일 이후에는 이같은 불안장세를 벗어날 수 있느냐다.

문제의 원인이 전염병 확산이지만 여기에는 중국이 과연 투명하게 관련 정보를 관리해 전 세계가 충분히 대비할 수 있도록 했느냐는 의구심이 더해지고 있다.

불안 확산으로 인해 세계 경제가 멈춰서면 그 첫 번째 영향이 중국의 성장엔진을 멈춰 세우는 것이다. 그 다음으로는 중국 경제와 고락을 함께 하는 호주 경제에 타격을 가하고 세계 교역이 침체돼 국제 교역의 상징적 국가로 평가되는 한국 경제에도 충격을 준다.

중국이 미국과 세계 1위 대국을 경합하는 국가로 자처하면서 그에 걸맞은 국가 관리체계를 갖고 있느냐, 그리고 금융시장을 포함한 세계 경제에 대한 대국으로서의 책임의식을 가지고 있느냐가 이번 신종 바이러스 위기가 갖고 있는 또 하나의 관건이다.

당장의 위기를 극복하는 과정과 함께 국제적으로 의구심을 사는 점들을 어떻게 개선하느냐가 이번 위기를 통해 중국에게 제기되는 질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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