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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웨덴의 너무나 다른 방역, 바이킹의 DNA가 엿보인다
스웨덴의 너무나 다른 방역, 바이킹의 DNA가 엿보인다
  • 장경순 기자
  • 승인 2020.03.31 18:2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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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스웨덴의 코로나19 바이러스에 대한 대비태세가 참으로 예사롭지 않다. 현재 세계적인 호평을 받고 있는 한국의 방식과는 달라도 아주 많이 다르다.

여기에 대해서는 어느 쪽이 옳다고 선을 긋는 듯한 접근을 할 수가 없다. 그 배경에 저마다 민족이 강인한 생명력을 입증해온 각자의 과정에 따른 차이도 담겨 있다.

스웨덴의 대응은 비슷한 역사문화 배경을 가진 이웃나라들 노르웨이, 덴마크와도 다르다.

뉴욕타임스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노르웨이와 덴마크가 국경통제, 음식점과 스키장 폐쇄, 학생들의 자가 학습에 나선 반면 스웨덴에서는 고등학교와 대학만 휴교할 뿐이다. 저학년들은 학교에 등교하고 있고 음식점과 국경은 개방돼 있다.

지난 28일까지 인구 530만 명의 노르웨이에서는 3770 명을 넘는 감염자와 19명의 사망자가 나왔고 560만 명 인구의 덴마크 감염자는 2200명 사망자 52명이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인구 1012만 명의 스웨덴은 감염자 3060명, 사망자 105명이다.

스웨덴의 상황이 덜 심각한 게 전혀 아닌데, 도시의 카페에서 둘셋씩 모여 식사와 카푸치노를 즐기는 모습은 여전하고 운동장은 운동하러 나온 사람들과 아이들의 소란이 가득하다.

스웨덴 보건 당국자는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국민들 각자의 자발적인 방역에 중심을 두는 전통적인 방침을 강조했다.

이러한 방역정책은 스웨덴 국민들의 국가에 대한 높은 신뢰뿐만 아니라 국가의 사생활침해를 엄격히 금지하는 헌법에 따른 것이다. 한 역사학자는 국민의 국가에 대한 신뢰뿐만 아니라 스웨덴 국민들 간의 신뢰도 드높은 수준이라고 평가했다.

방역당국자는 "대부분 국가에서 감염이 발생하는 전염병의 현 단계에서 국경을 폐쇄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며 "현재는 방지단계가 아니라 경감시켜야 할 단계"라고 밝혔다.

뉴욕타임스는 네덜란드가 스웨덴과 비슷한 정책을 취하고 있다고 전했다. 마크 루테 네덜란드 총리는 중태에 빠질 위험을 최소화하는 통제된 유행을 정책방향으로 한다고 밝혔다. 그는 국경을 완전히 봉쇄하기는 너무 늦었다고 말했다.

이러한 방역정책은 그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많은 희생자를 만들어낼 위험이 있다. 한국에서도 일부 전문가가 '자연 면역' 방식의 전염병 극복을 연구한 결과 수 십 만 명의 사망자가 나올 것으로 전망했다. 이는 한국 역사상 그 어떤 정부도 가만히 앉아서 감수할 수 없는 경우다.

그러나 자연 면역으로 전염병을 극복하고 나면 이 민족은 대대로 더욱 강해진 체질을 후손들에게 물려주게 될 수도 있다.

스웨덴의 '통제된 유행' 방침에서는 이 나라의 바이킹 조상들이 혹독한 환경에서 강인한 유전자를 후손들에게 물려줘 오늘날 가장 수준이 높은 복지국가를 만든 역사과정이 엿보이기도 한다.

배우 캐서린 위닉이 드라마 '바이킹'에서 여전사이며 여왕인 라그레사를 연기하고 있다. 스웨덴의 최초 왕조는 라그레사와 바이킹 전설적 영웅인 라그나 로스브로크 사이에서 태어난 비욘 아이언사이드가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사진=캐서린 위닉 페이스북 캡처.
배우 캐서린 위닉이 드라마 '바이킹'에서 여전사이며 여왕인 라그레사를 연기하고 있다. 스웨덴의 최초 왕조는 라그레사와 바이킹 전설적 영웅인 라그나 로스브로크 사이에서 태어난 비욘 아이언사이드가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사진=캐서린 위닉 페이스북 캡처.

혹한의 기후환경 속에 식량이 부족한 바이킹들은 잔인한 부족들 간의 전쟁으로 전 세계 인류 가운데 특히 체격이 장대하고 튼튼한 인종이 됐다. 그 대신 성인 남성의 평균수명이 29세에 불과했다는 얘기도 전한다. 이들은 죽음을 최대한 가까이 두는 문화를 가졌다. 바이킹 남성들은 전쟁에서 용감하게 싸우다 전사해야 다른 문화권의 천국에 해당하는 발할라에 들어갈 수 있다고 믿었다. 발할라에 들어가면 하루 종일 무기를 들고 싸우다가 저녁이 되면 죽고 다친 몸이 다시 살아나 맛있는 음식으로 밤새 파티를 즐긴다고 믿었다. 죽음을 늘 곁에 둔 바이킹들은 수많은 죽음을 받아들이면서 아들과 딸들에게 강한 신체를 남겨줬다.

바이킹의 한 갈래인 루스족은 스칸디나비아를 떠나 남쪽으로 이동해 자리를 잡고 이슬람 문화권과 이웃이 됐다. 루스족을 지켜본 이슬람 학자는 "인간이 생각할 수 있는 모든 추한 행동을 했다"고 묘사했다. 같은 여인을 형제가 공유하는 것과 같은 바이킹 행태를 지칭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아시아의 북방 기마민족처럼 혹독한 환경 속에서 생존한 문화권에서도 형사취수의 형태로 나타난다. 인륜을 모르는 오랑캐여서가 아니라 주어진 환경 속에서 종족의 보존을 위한 그들만의 방식이었다.

이슬람 학자를 경악시킨 루스 족은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시베리아를 가로질러 현재 세계에서 가장 광대한 영토를 가진 민족이 됐다. 지금의 러시아 조상들이다. 중국 인구의 10분의 1도 안되는 러시아가 중국의 북방 국경을 다 덮는 영토를 가진 것은 시베리아의 끝도 없는 얼음 땅을 넘어갈 강인함과 용기에서 차이를 보인 때문이다.

하지만 이것은 9세기 스칸디나비아 인들이 발달된 문명에서 가장 멀리 있던 시절의 얘기다. 세계에서 가장 소득수준이 높으면서도 완벽에 가까운 복지체제를 갖춘 지금의 스웨덴 국민들로서는 죽음을 가까이함으로써 DNA의 강인함을 얻는 지혜를 받아들이기 어려운 모양이다.

일부 국민들은 스웨덴 역시 다른 나라들처럼 철저한 방역에 나서서 생명이 불필요한 위험에 처하지 않도록 요구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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