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돌아온 '스타크래프트' 김택용, 할 일이 많다
돌아온 '스타크래프트' 김택용, 할 일이 많다
  • 장경순 기자
  • 승인 2020.04.02 18:0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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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적 거리두기' 속 세계 교역이 막힌 경제, 자체 시장으로 버텨야

[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제가 돌아왔습니다."

스타크래프트 선수 김택용이 현재 진행 중인 대회본선에 진출하면서 팬들에게 전한 말이다. 그는 군복무를 하면서 한동안 대회참가를 못했다. 이제 예비역의 신분이 돼서 다시 프로토스의 베테랑 에이스로 복귀했다.

스타크래프트 김택용 선수. /사진=SBS아프리카TV 화면캡쳐.
스타크래프트 김택용 선수. /사진=SBS아프리카TV 화면캡쳐.

그가 왕좌에 오른 건 지금부터 13년 전이다. 스타크래프트 팬들의 기억에도 생생한 '3.3 혁명의 날'이다. 그날 그는 정말 거침없이 '커닥커닥'하면서 썰어댔다. 프로토스의 공군기 커세어로 상대 오버로드를 끊임없이 떨어뜨리자 상대는 프로토스의 스텔스 유닛 다크템플러를 감지 못하는 상태가 됐다. 이 틈에 김택용의 다크템플러가 적의 후방 생산기지에 뛰어 들어가 자원채취 유닛인 드론을 싹 다 지워버리면서 처음으로 챔피언이 됐다.

기자는 현장에서 그에게 "앞으로 이 자리를 오래 지킬 자신 있는가"를 물었다. 당연히 지키도록 노력하겠다는 대답이 나왔고 그는 그걸 실천했다. 이후의 '6룡 시대'를 포함한 긴 세월을 챔피언급 반열에 서 있다.

김택용은 건재하지만 스타크래프트 대회의 위상은 그때만큼 건재하지는 못하다. 그런데 컴퓨터 게임이 정점에서 10년 넘게 지났는데도 여전히 대회가 열리고 팬들과 언론의 주목을 받는 건 게임의 강인한 생명력을 방증하기도 한다.

거친 남성의 외모를 완전히 갖추지 못했던 청소년기 선수들은 이제 군대도 다녀온 넉넉한 인상의 장부들이 돼서 헤드셋을 쓰고 키보드를 잡고 있다. 인위적으로 모든 대회가 사라졌던 때에도 이들은 개인 방송 등을 통해 각자도생하면서 이 바닥의 끈을 이어왔다.

에이스는 복귀했지만 코로나19 바이러스로 인해 떠들썩하게 응원하면서 지켜볼 상황은 못 된다. 현재의 스타크래프트 대회는 무관중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래도 다른 스포츠에 비하면 e스포츠는 경기를 열수 있는 매우 큰 장점이 있다.

게임이 탄생한지 20년이 넘었어도 여전히 많은 팬들이 존재하고 있고 e스포츠의 장점에 따라 얼마든지 환경에 적응하며 대회개최가 가능하다.

지금처럼 배구 농구가 시즌을 조기종료하고 야구와 축구의 개막이 불투명한 상황에서는 여건이 허용되는 e스포츠가 좀 더 국민여흥의 많은 비중을 차지해줘야 한다.

특히 20년 째 팬들의 관심이 가시지 않는 스타크래프트는 좀 더 시장을 확대해서 더 많은 부가가치를 만들어낼 필요가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길어지면서 국민들은 누적된 스트레스를 해소할 수단을 찾고 있다. 그렇다고 다른 볼 게 없어서 별로 재미도 없는 게임까지 들이대는 건 대안이 될 수 없다. 그런 방법은 괜히 시장만 키웠다가 세상이 정상으로 돌아갔을 때 더 이상 규모를 지탱하지 못할 가능성이 있다.

지금의 스타크래프트 대회 방송을 보면 3, 4년 전의 다른 대회에 비해 상당히 세련된 느낌이 들기도 한다. 예전 전성기 때 온게임넷이나 MBC게임의 스타리그 감각을 다시 보기도 한다. 인적 물적 인프라가 다시 투입되기 시작한 것 아니냐는 기대를 갖게 만든다.

에이스도 돌아오는데, '스타 대회'의 위상 역시 예전으로 돌아온다면 한국 경제 전체적으로도 상당히 큰 의미가 될 것이다.

한국은 전적으로 전 세계의 자유로운 교역에 의존하는 나라다. 이런 나라는 지난해 미국과 중국의 무역 갈등과 지금의 코로나19 확산처럼 세계 교역을 위축시키는 일이 발생하면 가장 먼저 경제적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어려운 시기를 버티려면 아무리 세계 교역 의존 경제라도 한국 자체만의 시장을 더 활성화시켜야 한다.

스타크래프트는 한국 자체의 내수시장을 성공시킨 대표적 사례다. 게임을 만든 건 미국의 블리자드지만 PC방 고수들이 점차 팬들의 환호를 받으면서 엄청난 시장을 만든 건 한국이다. 순전히 게임 좋아하는 아이들만의 힘으로 게임방송국이 두 개나 탄생했다. 스타크래프트 게임단에는 삼성 SK KT CJ 등 굵직한 재벌들이 동참했다. 그래서 블리자드가 서울을 "우리의 성지"라고 불렀다.

'사회적 거리두기'가 지속되고 세계 교역 경제가 타격을 입은 지금, 한국 내부의 힘만으로 돌아갈 수 있는 것이라면 무엇이든 큰 힘이 될 수 있다. 돌아온 '스타 에이스'들의 역할에 더욱 기대를 거는 이유다. 이들의 경기를 뒤에서 기획, 지원하는 사람들 역할 역시 마찬가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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