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이스경제 장경순 기자] 초기 사회관계망(SNS) 서비스의 대표주자였던 트위터는 현재 페이스북 등에 비해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그나마 트위터에 전 세계의 눈길을 집중시켜 주는 인물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다. 그는 트위터에서 현재 8031만5000 명의 팔로워를 갖고 있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 트위터의 위력은 팔로워의 규모가 아니다. 전임자인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의 1억1000만 명 팔로워에 비해 적다.

하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은 역동성에 있어서 그 어떤 인물을 능가한다. 주목할 만한 트윗들이 끊임없이 올라오고 있는 것이다.

뉴욕타임스의 26일(미국시간) 보도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2017년 취임 직후엔 하루 아홉 개 정도의 글을 올렸다. 올해 그는 하루 평균 29개의 글을 올리고 있다. 지난 10일에는 108개의 글을 올렸다고 뉴욕타임스는 전했다.

주로 좋아하는 사람에 대한 호평, 싫어하는 언론이나 인물에 대한 험담이 가득한 가운데 중요한 정책을 트위터에서 공개하기도 한다. 그의 트윗이 때로는 백악관 대변인실 역할까지 하는 것이다. 미국의 정책을 들여다봐야 하는 전 세계의 관료, 기업인, 언론인이 그의 트윗을 살펴보지 않을 수 없다.

트위터 입장에서는 트럼프 대통령이야 말로 어둠 속의 빛(?)이나 가뭄 속의 단비같은 존재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그의 폭풍같은 트윗은 트위터를 끊임없이 험난한 처지에 몰아넣고 있다. 그의 논란 가득한 정치적 행보를 트위터에서 그대로 보여주고 있다.

트위터는 논란의 소지가 있는 글들, 특히 정치적인 글들을 트위터에서 없애기 위한 여러 가지 조치를 시도했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글들은 지금까지 예외로 취급됐다. 이러한 문제를 지적하면 트위터는 트럼프 대통령의 트윗이 "방침을 벗어난 것이 없다"는 답변으로 일관했다.

그러나 마침내 트위터마저 더 이상 견디지 못하고 이례적인 조치를 취하기에 이르렀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잘못된 정보를 전달하는 것에 인내의 한계를 넘어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26일 우편투표에 대해 위조와 절도의 우려가 있다고 비난하자 트위터는 "트럼프 대통령이 근거 없는 주장을 했다"는 사실 확인의 글을 그의 해당 트윗 관련링크로 걸었다.

트위터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편투표에 대한 트윗이 근거 없는 주장이라는 설명을 올렸다. /사진=트위터 화면캡쳐.
트위터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우편투표에 대한 트윗이 근거 없는 주장이라는 설명을 올렸다. /사진=트위터 화면캡쳐.

뉴욕타임스는 트위터의 이러한 조치가 "트럼프의 트윗에 달린 작은 댓글에 불과하지만 트위터가 그를 어떻게 대하느냐에 있어서는 엄청난 변화를 보여주는 것"이라고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트위터의 이같은 작은 변화에 발끈해 "트위터가 2020년 대통령선거에 개입하고 있다"며 "언론의 자유를 침해하는 것을 대통령으로서 용인하지 않겠다"고 비난했다.

하지만 그의 일상처럼 트럼프 대통령은 오바마 전 대통령 행정부와 그가 "망해가는"이라는 접두사를 늘 앞에 붙이는 뉴욕타임스, "아마존" 워싱턴타임스, "가짜뉴스" CNN 등 비판적 언론 등 무수한 상대방들에게 또 다른 비난 트윗을 올리면서 트위터에 대한 불만은 벌써 저 만큼 아래로 내려갔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저녁 보스턴 언론 애틀랜틱에 대해 "훌륭한 뉴스다. 지루하고 매우 역겨운 애틀랜틱이 급속히 망해가면서 20% 인력 감축을 발표했다. 가짜뉴스업자들에게는 시련의 시기다!"라고 험담을 퍼부었다. 애틀랜틱은 1857년 창간돼 노예해방에 적극 나선 것으로 잘 알려진 유서깊은 언론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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