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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 최대 추경...그 후엔?
역대 최대 추경...그 후엔?
  • 최원석 기자
  • 승인 2020.06.08 07:0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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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 정부 들어 추경정책 반복되다...이번엔 '역대 최대 추경'
돈 의존한 정책 너무 지속되면 경제체질 약해지고 미래에도 큰 부담
아픈 사람이 진통제 너무 의존하면 건강 더 악화...추경도 남발은 금물
이번 '역대 최대 추경' 후에는...'통 큰 규제완화' 등 새 정책으로 승부해야
명의가 병 잘 고치듯...실력있는 사람 투입하면 새 경제대책도 잘 짤 것

[초이스경제 최원석 경제 칼럼] "▲35조3000억원 역대 최대 추가경정예산(추경), 나라 빚 급증 부담 ▲이번 추경엔 적자국채 23조8000억원, 올해 부채 111조원 증가 ▲국민들에게 돈 더 나눠줘야(일부 지자체장) ▲GDP(국내총생산) 대비 국가 부채비율 2019년 38.1%, 2020년 43.7%...."

위 언급한 내용들은 최근 주요 매체들이 뽑아 낸 경제기사 제목들이다. 지금 한국에선 '역대 최대 규모의 통 큰 추경'이 주목받고 있다. 한편에선 추경의 다급함을 계속 강조한다. 보도에 의하면 정세균 총리는 "지금 급한 불을 끄지 않으면 호미로 막을 걸 나중에 가래로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한다.

문제는 이 추경의 행렬이 언제까지 지속될 건가다. 코로나19 쇼크 때문에 추경한다고 하지만 현 정부는 코로나 이전에도 여러 차례 추경을 했다. 그러다가 코로나19 발생 이후에 추경은 더욱 커지고 과감해졌다.

정 총리의 말대로 위기 때는 과감한 추경이 필요할 수도 있다. 그러나 앞으로의 추가 추경은 경계하자고 말하고 싶다. 한국은 아직 GDP 대비 국가부채 비율이 상대적으로 낮은 편이라고 하지만 자원이 부족한 나라다. 기축통화 국가도 아니다. 짧은 기간에 국가 부채가 확 늘어나는 데 따른 부담도 존재한다. 인구절벽, 결혼절벽, 노령화 급진전 속에 훗날 우리 경제를 책임질 주체들의 부담이 아주 커질 수 있는 상황에서 미래 세대에 대한 걱정을 경제정책에 반영해야 할 때다.

국회에 전달된 3차 추경안 자료. /사진=뉴시스
국회에 전달된 3차 추경안 자료. /사진=뉴시스

이번 대규모 새 추경까지는 과감히 추진한다고 하자. 역대 최대 추경 뒤의 경제정책이 중요하다. 이번 통 큰 추경 이후엔 추경 의존 줄이고 새로운 경제정책을 통해 경기를 부양하는 방안을 모색하면 좋겠다는 말을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아주 간절하게 강조하고 싶다.

경제정책 중 가장 쉬운 게 돈 빌려 뿌리는 것이다. 이는 당장의 효과는 클 것이다. 우선 현금을 손에 받아든 사람들로 부터는 큰 인기를 얻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부작용도 생각해 봐야 한다. 돈을 풀면 당장의 효과는 클지 몰라도 빚을 계속 내는 데는 한계가 있다. 그럴 돈도 없다. 지금 늘어난 빚을 미래 세대가 어떻게 감당할 것인지도 불투명하다. 돈을 계속 투입하는 정책이 지속될 경우 경제체질이 허약해질 수도 있다. 

예컨대 어느 의사가 몸이 아픈 환자를 상대로 진통제만 계속 놔주면서 당장의 통증을 완화하는데 계속 역점을 둔다고 치자. 그 의사는 당장은 환자한테 박수 받을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 환자의 상태는 시간이 지날수록 더 허약해질 것이다. 진통제는 급할 때만 쓰고 다른 때는 고통스럽더라도 진통제 보다는 근본적인 치료를 받는 환자가 더 건강을 회복하는 데 유리할 것이다.

국가 경제도 마찬가지다. 돈 투입 위주의 정책은 당장의 효과는 클 수 있어도 그게 지속되면 경제 체질이 악화될 수도 있다. 그간 여러 차례 추경을 했는데 경제가 좋아졌는가. 대규모 추경하면 경제가 다시 살아나 미래 성장 동력을 회복할 수 있다지만 그게 말처럼 쉬운가. 그야말로 추경은 급한 불 끄는 데 쓰고 미래 성장 동력은 산업 구조개혁, 기업 경쟁력 강화, 국민들 소득 수단 재편 등 보다 근본적인 경제 체질 개선을 통해 이뤄내야 한다. 

역대 최대 추경 그 후엔 고통스럽겠지만, 효과는 다소 더디게 나타나겠지만, 정책에 대한 인기는 낮아지겠지만, 부채에 덜 의존하는 쪽으로 경제정책을 전환했으면 좋겠다는 점을 호소하고 싶다. 코로나19 쇼크로 국가 경제가 숨 넘어 갈 정도로 다급하고 위급해진 상황에서 추경이라는 급한 불 끄기 정책과 함께 또 다른 대책도 고민했으면 한다. 위기 때는 보다 과감한 규제완화 등을 통해 기업들이 가진 돈을 갖고 경기부양에 나서는 것도 고려해야 할 것이다. 취약 계층에게 물고기를 직접 사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그들에게 그물을 만들어 주면서 '근본적인 생계 대책을 이어 가도록 하는 것'이 더 중요해지는 상황이 다가오고 있다. 이 점을 경제당국은 잊지 말았으면 한다. 몸을 다친 환자가 기본 치료를 끝낸 뒤에는 약물보다 혹독한 재활을 해야 다시 건강해지듯, 대규모 추경까지 이뤄진 뒤에는 보다 고민이 많이 가미된 근본적인 경제부활 대책이 쏟아졌으면 한다. 거듭 말하지만 위기 땐 과감한 돈 투입도 중요하지만 과감한 규제완화 등으로 활로를 열어가는 것도 좋은 방안이 될 것이다.

지금 시장 한편엔 돈이 넘친다. 새로운 국가 부채 보다는 시장에 넘치는 돈들을 이용해 경제를 회복시키는 일도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해 본다. 당장 손쉽고 생색나는 정책 보다는 고통스럽고 시간이 걸리겠지만 산업 구조를 바꾸고 새로운 그물을 짜면서 미래에 길게 효과가 나타나는 그런 정책을 많이 쏟아 내 주기를 경제 당국에게 거듭 부탁하고 싶다.

실력이 부족한 경제 당국자가 있으면 유능한 당국자를 투입해 새로운 대책을 마련하는 것도 방법이 될 것이다. 명의가 병을 잘 고치듯 실력있는 사람이 경제정책도 잘 짜는 것은 두말할 필요 없는 얘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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