효율성·전문성·세련미 골고루 갖춰야 업종변경 창업 성공 가능

가게가 망했다. 위기다 싶은 순간을 애써 넘겼지만 더는 어쩔 수 없었다. 적자, 상권 경쟁 등으로 복잡하게 꼬인 길을 뱅뱅 돌아온 탓이다. 이제 눈 앞에 펼쳐진 길은 두 갈래밖에 없었다. 그대로 폐업을 겪으며 주저 앉느냐, 업종변경 창업에 도전하느냐.

많은 창업자들이 이와 같은 갈림길에 서고 있다. 2013년 서울 자영업자 업종지도에 따르면 2011년 기준 창업주 생존률은 10명 중 8명에서 2명 중 1명으로 3년에 걸쳐 대폭 떨어졌다. 업종변경을 고려하는 이들이 그만큼 늘어난 것은 두말 할 필요가 없다. 이처럼 업종변경 창업은 한계에 부딪힌 창업주들에게 마지막 탈출구로 여겨지고 있다.

물론 ‘두 번째 실패’를 맛보지 않으려면 첫 창업보다 더욱 신중하게 따져야 할 것들이 몇 가지 있다. 첫 번째는 무조건 ‘효율성’이 좋아야 한다. 매장입지와 주변 상권을 다시 한번 철저히 분석하는 것은 업종변경 창업의 첫 걸음이다. 겹치는 아이템이 많다면 과감히 포기하고, 보다 희소성 있는 컨셉의 아이템을 골라야 효율적이다.

이때 아이템은 달라도 같은 업종이나 비슷한 업종으로 바꾸면 좀 더 좋다. 기반 시설을 그대로 사용할 수 있어 진행 속도에 준비가 붙는 것은 물론이고 업종 변경 신고와 같은 법적 및 행정적 절차도 쉽다는 장점이 있다.

두 번째는 전문성을 가져야 한다. 업종변경 창업을 결심하는 창업주 중 외식업 종사자 대부분은 업종변경 창업의 이유로 ‘대표 메뉴가 없다’ 혹은 ‘메뉴가 통일성 없고 너무 많아 조리가 힘들다’는 이유를 든다. 대표 메뉴는 곧 그 가게의 컨셉과 맛, 이미지를 하나의 음식으로 축약한 것이다. ‘메뉴 가짓수가 많은 식당일수록 맛이 없다’는 말이 나타내는 것처럼, 확실한 대표 메뉴를 정해둬야 ‘전문점’이라는 인식을 고객들에게 심어줄 수 있다.

전체 아이템과 대표 메뉴 등을 정했다면 그것을 ‘어떻게 구현하느냐’의 문제가 남는다. 세 번째는 바로 이 부분에 대한 세련미를 갖춰야 한다는 것이다. 요란하게 바뀌는 트렌드를 적용하기 보다 대중적 공감을 얻을 수 있는 안락한 공간을 구성해야 한다. 이는 비단 인테리어뿐만 아니라 로고, 메뉴판, 유니폼 등에까지 적용되는 사항이다. 가게에 방문하는 고객들은 총체적 분위기를 한 눈에 파악하곤 한다 . 특히 외식업장에서는 이러한 부분이 더욱 강하게 적용된다.

 

오늘통닭 수유사거리점

 

위의 원칙을 반영한 사례로 오늘통닭 수유사거리점을 들 수 있다. 점주 김 씨는 기존에 프랜차이즈 주점을 운영했으나 낡은 이미지, 대표 메뉴 없이 중구 난방인 메뉴 등의 요소로 적자를 기록하다가 ‘정말 마지막’이라는 생각으로 업종변경 창업에 도전했다. 꼼꼼한 아이템 물색, 조리 교육, 전체 매장 리모델링 및 집기 교체 과정 등을 거쳐 오픈한 이후 김 씨는 기존 매출보다 2.5배 이상 오른 일 매출 100만원대 수익을 벌어들일 수 있었다.

창업주들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홍보’는 위 세 가지 요건을 충족했을 때에야 그 효과를 제대로 발휘한다. 업종변경 창업은 전쟁에서 제대로 싸우지 못하고 쫓겨 돌아온 무장이 다시 전쟁에 나가는 일과 같다. 업종변경 창업주는 냉정히 현실을 파악하고, 자신에게 맞는 무기를 골라 정성껏 관리한 말에 올라타야 한다. 그것이 전쟁터와 같이 치열한 이 시장에서, 한 번은 죽었더라도 다시 살아날 수 있는 방법이다.

 

저작권자 © 초이스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