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투전략 판치는 세상에서 유아독존하려면 실력으로 승부해야

 요즘 잘 나가는 그거 여기도 있어요. 미투전략은 이 한마디로 요약된다. 모방은 창조의 어머니라지만, 미투 전략은 모방을 보다 노골적으로 활용한다.

게임이라면 세계관과 캐릭터를, 화장품이라면 핵심적인 성분을, 음식이라면 주요 재료와 레시피를 베끼는 식이다. 담아내는 방식 등 세부적인 것까지 베끼는 경우도 비일비재하다. 특히 프랜차이즈 창업 시장에서 이러한 현상이 가장 많이 나타난다.

현재 프랜차이즈 외식 시장에서 가장 핫한 음식은 ‘목살 스테이크’다. 커다란 접시에 노릇하게 구워낸 돼지 목살 서너 덩이와 반숙한 계란 프라이, 샐러드, 파인애플 등을 푸짐하게 담는 식이다.

이 메뉴를 유행시킨 원조는 서가앤쿡으로 꼽히지만 불과 1 ~ 2년여 시간 동안 코푸플레이트, 로니로티, 원플레이트 등 컨셉과 대표 메뉴 및 인기 메뉴를 그대로 답습한 ‘미투’ 프랜차이즈 매장들이 전국적으로 들어서고 있다. 이들은 서울 강남, 건대주변 등을 비롯한 서울 주요 상권은 물론이고 청주, 순천, 울산, 대구 등 다양한 지역에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프랜차이즈가 아닌 외식 매장에서도 이를 모방한 메뉴를 내놓기 바쁘다. 

하지만 이 같은 형태의 미투전략은 결국 모두를 제로섬 게임(zero-sum game), 즉 '승자의 득점과 패자의 실점의 합계가 0이 되는 게임'에 빠지게 만든다. 강하게 말하면 마케팅 활동의 병리적 현상이라고 볼 수 도 있다. 하지만 미투 전략이 꾸준히 등장하는 까닭은 뭘까.

그것은 바로 ‘차별화’가 힘들기 때문이다. 색다른 것을 만들기 보다 이미 유행하고 있는 것을 그대로 답습하면 기본 수익은 보장받을 수 있다. 하지만 롱런하기는 매우 힘들다. 금방 질린 고객들이 또다른 아이템을 찾아 나서기 때문이다. 이것은 미투 전략의 최대 단점이기도 하다.

코카콜라 CEO로 재임하며 코카콜라의 부흥기를 이끈 로베르트 고이주에타는 ‘첫번째는 차별화, 두 번째도 차별화, 세 번째도 차별화’라고 말하며 마케팅에서 ‘차별화’가 가장 중요함을 강조했다. 하늘 아래 새로운 것은 없고, 다수의 고객층이 사랑할 만한 메뉴는 한정되어 있다. 그렇다면 가격과 품질 면에서 확실한 차별화를 둬야 한다. 타 브랜드와 비슷한 메뉴를 훨씬 저렴한 가격에 제공한다거나, 가격이 더욱 높지만 품질을 반박할 수 없을 정도로 갖추면 희망이 보인다. 미투 브랜드와 싸워야 하는 오리지널 브랜드 역시 품질로 승부하면 철저히 자리를 지킬 수 있다.

하누소 왕갈비탕
대표적인 예로 하누소를 들 수 있다. 수년 전 대구에서 갈비탕 체인을 크게 운영했던 H업체 대표는 서울에도 매장을 내기 위해 시장 조사 차원으로 하누소를 방문 한 바 있다. 그런데 그는 하누소의 최고 인기 메뉴인 왕갈비탕을 맛보고 나서 서울 진출을 포기했다. 갈비탕으로 서울에서 하누소와 싸우기에는 벅차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는 프랜차이즈 업계에 하누소 갈비탕의 맛과 품질을 널리 알린 유명한 일화다. 하누소는 식자재 관리를 깐깐히 하기로 유명하다. 고춧가루 한 숟가락, 소금 한 줌 까지도 하누소 장세은 회장의 깐깐한 품질 검사를 거치고 난 후에야 하누소 직영점 및 가맹점에서 사용할 수 있을 정도다.

이처럼 메뉴 자체는 별다를 것 없어도 품질을 제대로 갖추면 그 자체로 경쟁력이 될 수 있다. 모방하기 힘들 정도로 확고한 품질을 갖추고 있어야 한다는 것이다. 가격이 싼 것은 한 두번 손님을 끄는 미끼 요소가 될 수 있어도, 장기 고객층을 형성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하지 못한다. 품질이 보장되지 않은 채 가격만 싼, ‘싼 맛에 먹는’ 음식들은 이제 더 이상 고객들에게 환영 받지 못한다.

이는 기존의 창업자들은 물론이고, 외식 창업을 준비하는 예비창업자들도 새겨둬야 할 기본 중의 기본이다. ‘나도 너와 같다’는 미투 전략의 핵심은 ‘나는 나를 지킨다’는 명제로 바뀌어야 할 것이다. 세상에 영원한 승자는 없다. 다만 자신에게 충실한 것은 영원한 승자의 법칙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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