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지난 2일 '최경주 CJ 인비테이셔널 공식 기자회견'에서의 최경주. /사진=뉴시스

 최경주가 모처럼 활짝 웃었다. 자신이 호스트로 나선 CJ인비테이셔널에서 4라운드 합계 15언더파를 기록하며 지난해에 이어 2년연속 우승을 차지한 것이다. 아시안투어를 겸한 대회다.

 
최경주는 8일 마지막 라운드 내내 여유있는 모습이었다. 함께 라운딩한 미국의 벤 커티스가 피곤한 듯 속절없이 무너져 내린 것과는 대조를 보였다. 라운드 내내 송곳샷을 날리며 챔피언조 경기를 주도해 나간 끝에 배상문 등 공동 2위그룹을 2타차로 따돌리고 우승 트로피를 들어 올렸다.
 
최경주의 이날 우승은 그 의미가 남다를 것으로 보인다. 최경주는 올해 내내 고전했다. 미국 PGA에서 부진을 면치 못했다. 컷탈락도 여러차례 당했다. 자신이 운영하는 최경주 재단에선 20억원이 넘는 거액의 금전사고가 나기도 했다. 여직원이 거액의 돈을 횡령하는 사고가 터진 것이다. 도무지 풀리는 게 없는 한 해 처럼 보였다.
 
그래선지 이번 대회는 최경주에게 매우 소중한 기회였다. 온갖 시름을 날려버릴 찬스였다. 아니나 다를까. 미국의 벤커티스를 비롯해 위창수 배상문 등 미 PGA멤머들이 여럿 참석하고 태국의 파둥실 등 아시안투어 강자들이 대거 참석한 대회에서 쟁쟁한 경쟁자들을 여유있게 따돌리는 힘찬 부활의 샷을 날린 것이다.
 
올해가 가기전에 모든 악재를 훌쩍 털어 버린 건 참으로 잘한 일이다. 최경주가 누구인가.우리나라 골프계의 전설 아닌가. 미국무대를 끊임없이 노크하는 후배 골퍼들의 기둥아닌가. 내년에도 김대현 김민휘 등 국내 유망주자들이 미국무대 진출을 위해 부단히 노력할 텐데 버팀목 최경주가 건재 해야 이들에게 정신적 지주 노릇을 하게 될 것 아닌가. 국내 경기침체 속에 위축돼가는 한국 남자 골프계를 일으켜 세우기 위해서라도 최경주같은 든든한 롤모델이 필요한 것 아닌가. 이것이 최경주가 부진을 떨치고 건재해야 하는 이유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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