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튜닝의 끝은 순정"이란 말 되새겨야... 단순화와 차별화가 성공 비결

 '튜닝의 끝은 순정'이라는 말이 있다. 온갖 화려한 장식을 동원하고 구조를 변형하며 튜닝을 시도해도 결국에는 품질이 보장된 핵심 부품만 남기는 '순정' 상태로 돌아온다는 말이다.

튜닝제품 대신 '순정' 상태가 더 가치있게 평가되는 일은 창업시장에서도 비일비재하다. 창업 컨설턴트가 직접 오픈한 식당 중 2년 이상 가는 곳을 찾아보기 어렵다. 창업 전략을 짜주고 업계 상황을 누구보다 빨리 파악하는 '전문가'인 이들이 창업에 성공하기 힘든 이유는 의외로 간단하다.

말 그대로 '복잡'하기 때문이다. 컨설턴트들은 컨셉, 메뉴 구성, 홍보 방식 등 다양한 부분을 직접 관리하며 얻은 노하우를 한번에 적용시키곤 한다. 강조된 요소들이 많을수록 차별화 포인트는 불분명해지기 마련이다. 어떤 브랜드든 이름과 동시에 한번에 떠오르는 대표 이미지가 없다면 소비자들의 기억에 남을 수도, 오래 지속될 수도 없다.

마케팅에서 복잡함의 대명사는 '미투전략'이다. 복잡함이 차별화할 수 있는 부분까지 없앴기 때문이다. 히트 상품의 외양, 맛, 컨셉 등을 베껴 상품을 출시하는 미투전략은 짧은 시간 동안 이름을 알릴 기회가 될 순 있어도, 성공으로 이끄는 전략은 될 수 없다. 너도 나도 내놓는 비슷한 상품 사이에서 소비자는 기호를 잃고, 업장은 고정 소비자를 잃는다.

카페 띠아모는 론칭 당시부터 국내 최초로 '젤라또 카페'임을 강조하며 독보적인 입지를 다진바 있다. 그런데 다른 카페 브랜드들이 이 젤라또를 벤치마킹해 현재는 카페에서 파는 젤라또가 보편화 되어버렸다. 미투전략의 희생양이 된 셈이다. 카페 띠아모는 이를 타개하기 위해 더욱 엄격한 품질 관리와 꾸준한 신메뉴 개발에 집중해 왔다. 미투전략에서 생존하는 유일한 방법은 가격을 파격적으로 낮추거나 품질을 끌어올리는 것이다.

다수의 창업희망자들은 '하나만 하면 쉬울 것'이라는 생각을 하기 쉽다. 하지만 알고 보면 단일메뉴로 외식업장을 운영하는 일은 매우 어렵다. 맛과 품질 상태가 즉각적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조리과정에 어느 때보다 신경 써야 한다. '그 메뉴' 하나를 먹기 위해 소비자들이 꾸준히 방문할 수 있도록 해야 하는 것이다. 이러한 점을 충족시킨다면 전문성을 인정받기 때문에 해당 메뉴와 업장의 가치는 껑충 뛰어오른다.

최근 외식 시장에서도 복잡하고 화려한 메뉴 대신 단일 메뉴를 판매하는 브랜드가 주목 받는다. 육대장은 대파와 소고기, 당면만 넣어 '파개장'이라고도 불리는 독특한 육개장을 내세워 작년 초부터 프랜차이즈 시장에 뛰어들었다. 가맹 사업 직후 인천 및 경기권과 서울권까지 매장을 대폭 늘려와 1년 여 만에 50개 매장을 오픈했다. 기존 외식업장에서 전문적으로 육개장을 끓여내는 곳이 드물다는 점 외에도 일반 육개장과는 맛과 모양새에서 차별화된다는 점이 흥행 요인으로 꼽힌다.

강남밀면
화려함으로 무장한 서울 강남 한복판에 밀면이라는 아이템만 가지고 나온 외식 브랜드도 있다. 강남역 인근에 매장을 낸 '강남밀면'은 부산지역 대표 음식인 밀면을 들고 나왔다. 강남밀면은 부산식 밀면보다 깔끔한 맛을 강조한 것이 특징이다. 부산식 밀면처럼 사골과 한약재를 넣고 육수를 우려내지만 한약재 특유의 향과 맛을 없앴다. '냉면보다 부드럽고 막국수보다 쫄깃한' 면을 위해 밀면에 사용하는 면은 매장에서 직접 반죽하고 뽑아낸다. 밀면은 서민 음식 이미지가 강한 음식이지만, 강남밀면은 레시피 개량과 트렌디한 인테리어를 통해 보다 고급스러운 음식으로 재탄생시켜 차별화를 이룬 셈이다.

결국 성공 외식창업의 핵심은 '단순함'이다. 맛있는 것이어야 소비자들이 찾고, 차별점이 있어야 다른 가게로 가지 않는다. 외식창업자들이 화려한 튜닝에 집착하는 대신 '순정품'을 추구해야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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