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랜차이즈 업계 사상 최초로 6개월의 점주 교육을 진행하는 브랜드가 등장했다. 38년 전통을 자랑하는 치킨 프랜차이즈 오늘통닭이다. 대다수 프랜차이즈 브랜드 점주 교육이 1주일을 넘기 않는다는 것과 비교하면 약 30배에 달하는 놀라운 기간이다.

▲오늘통닭 신촌직영점
오늘통닭은 6개월 인턴쉽을 통해서 이 같은 사실을 밝혔다. 인턴쉽 참여자는 창업주 및 가맹본부 임원진 면접 후 선발한다. 만 45세 이하의 창업자를 대상으로, 인턴쉽 과정 수료 후 가맹점을 오픈하면 인테리어 원가 시공 및 가맹비, 교육비 면제를 통해 2000 만원 상당의 특전을 제공한다.

실제 매장에서 조리 방법과 매장 운영 노하우를 완전히 익히게 한다는 전략이다. 오늘통닭이 대표 메뉴로 내세우는 ‘통닭’이 기존 치킨과 달리 토막내지 않은 닭 한 마리를 통째로 튀겨내는 음식이기 때문에 조리 교육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사실도 반영됐다. 이 과정을 통과한 창업자는 막연한 기대치를 버리고 실제적인 노하우를 쌓아 자기 매장을 열게 될 것이다.

업계 관계자들은 “교육 기간이 길수록 물류수익과 가맹비 등 본사로 돌아오는 수익성이 큰 폭으로 감소하기 때문에 이 같은 결정은 매우 파격적인 것”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

현재 프랜차이즈 브랜드의 가맹점주 교육 기간은 대개 1주일을 넘기지 않는 편이다. 짧게는 2일만에 끝내는 곳도 있다. 음식을 만들고 이를 손님에게 내가기까지의 과정을 몸으로 익히기는커녕 머리로 기억하기도 바쁜 시간이다. 왜 이렇게 짧냐고 물어본다면 대답은 간단하다. 돈 때문이다. 본사는 빨리 매장을 내야 돈을 벌 수 있고, 점주는 매장을 빨리 내야 더 많은 돈을 벌 수 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교육 기간이 짧을수록 실제 운영에 나선 후 어려움을 겪을 수 밖에 없다. 매장이 자리잡기까지 발생하는 수익은 대부분 창업희망자들이 예상하는 것보다 적고, 조리와 손님응대는 예상보다 더 어렵다. 수익이 보장되는 장밋빛 미래만 꿈꾸던 이들은 이 과정에서 쉽게 매장을 포기해버린다. 외식업 폐업률이 오픈 1~ 3년 사이 기간에 가장 많이 발생하는 이유기도 하다.

외식 매장은 맛, 서비스, 물량 관리라는 거대한 톱니바퀴로 이루어져 돌아간다. 특히 재고관리 미숙, 서비스 부족 등 운영 상태에서도 큰 영향을 받지만 무엇보다도 일정 수준 이상의 맛을 꾸준히 내기 어려운 경우 매출 적자로 문을 닫는 것은 시간문제다. 최근 몇 년 동안 외식업이 자영업 중 폐업률 1위를 기록하고 있는 것은 이러한 사실을 반영한 결과다.

프랜차이즈 매장은 매뉴얼이 갖춰져 있기 때문에 이런 위험이 없다고 생각하는 경우도 많다. 실제로는 그렇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 프랜차이즈 매장을 방문하는 고객들은 그 매장이 새로 오픈한 곳이라 해도, 이미 해당 브랜드에 대한 기대치가 형성되어 있기 때문에 불만 사항을 더욱 크게 느낄 수 밖에 없다. 이 과정이 반복되면 해당 브랜드까지도 타격을 입게 된다.

최근 들어서야 이와 같은 손실을 막기 위해 오늘통닭을 비롯한 일부 프랜차이즈 브랜드들이 점주 교육을 강화하고 있다. 돈까스•우동•초밥 전문점 코바코는 인큐베이팅 시스템을 통해 조리 이론 및 실습교육, 점포 경영관리, 홍보와 마케팅, 서비스 교육을 진행한다. 이후 현장 교육까지 받아야 정식으로 운영을 할 수 있도록 시스템을 만들었다.

꼬치구이 전문 이자카야 모로미쿠시는 가맹점주 교육 기간을 5주 이상으로 잡는다. 이 기간 동안 체계적인 교육 시스템을 통해 매장 운영 노하우를 전수한다. 1대 1 전문 슈퍼바이저 제도를 통해 가맹점을 전담마크 하도록 한다.

해산물 포차인 버들골 이야기도 기본 조리교육을 마치고 기존 영업 매장에서 한 달 이상 현장 교육을 거치도록 하고 있다.

교육, 프랜차이즈 업계에서 교육은 가장 중요한 덕목이다. 이를 실천하지 않는 것은 암덩어리를 알고도 치료하지 않는 것과 같다. 수익성 때문에 교육을 애써 외면하다가는 언제가 암이 이리저리 전이, 치명적인 파멸로 이끌 것은 분명한 일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6개월의 충분한 교육을 실천하는 브랜드가 등장했다는 것은 매우 반가운 일이다. 다소 늦었지만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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